불완전→완전

이찬민展 / LEECHANMIN / 李燦旻 / ceramic   2015_0701 ▶ 2015_0719 / 월요일 휴관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도자기_30×50×4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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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이천세계도자센터_이천 세라피아 ICHEON CERAPIA 경기도 이천시 경충대로2697번길 167-29 제4전시실 Tel. +82.31.645.0693 www.kocef.org

"나에게 예술은 아름다움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일상의 과정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고백의 기록들이다." ● 도자예술에 몸을 담은지가 어언 15여년이 흘렀다. 첫 번째로 개최되는 개인전, 비교적 늦은 감도 있지만,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흐르는 과정을 개인전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흙이라는 매체에 매료되어 작업을 하면서도 변화하는 현상, 사회적이든 개인적이든, 변화하는 현상이 도자작품으로 제작된 이후에는 과거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이는 나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도예를 전공하는 모든 작가들이 겪는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그러한 한계를 벗어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하였고, 아직도 문제의식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창작에 몰두하게 되는 원인이자 작업이라는 프로세스가 주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작업에 몰두한 순간만큼은 자아의식이 흙과 혼연일체가 되어 짧지 않은 세월과 많은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내게 되는데, 작가로서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찬민_道快碑-번뇌_도자기, 1200℃ 산화소성_85×40×40cm_2014
이찬민_애환_종이에 드로잉_29.7×21cm_2013

본인은 형태를 정하질 않는 습관이 몸에 배였다. 오랜 기간 터득한 작업의 논리이겠지만, 게다가 흙이 다양한 표현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지만, 그 근원에는 자아를 찾아가는 정체성이 미술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믿음에 있다. 미술은 적어도 나에게는 사회적인 억압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표현의 자율성에 목마른 나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본인의 작품은 그렇기 때문에 형태가 아름답거나 하는 전형적인 도자기의 형식에 이탈한 것들이다. 이면지에 드로잉, 먹을 담은 휴지, 영상, 깨진 작업, 표면이 거친 도자작품들, 일그러진 인간의 형상·자화상들, 작업실의 소품들 등등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작품이 된다. 자본주의의 논리가 일을 지배하는 현실에서 표현의 정당성을, 아름다움을 거부하고 미술시장의 주류에 흐름에 반(反)한 작품들이 첫 번째 개인전에 소개된다. 그리고 작품들은 이러한 것에 어렵게 방어해야 하는 과제와 마주치기도 한다.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도자기_35×25×5cm_2015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디지털 프린트_가변설치_2015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도자기_60×45×45cm_2015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도자기_가변설치_2015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혼합재료_00:05:16_2015
이찬민_예술은 과정이다_사고난 자동차부품_가변설치_2015

이번 첫 개인전『주제: 불완전→완전』은 나의 고백이자 고백의 기록이다. 21세기 작가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강령, 현실도피가 아니라 현실과 소통하는 방법이자 신명나는 창작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시란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고, 작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반성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의 전형적인 기능에서 이탈하여 전시 자체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가볍지만 재미있는 상상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이는 마치 흙이 작품을 제작하는 프로세스에서 느끼듯이, 흙은 나에게 격양되어 있거나, 스트레스에 찌들어 있거나, 미해결된 문제로 고민에 빠져들었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지쳐있거나, 갑질놀이와 정파놀이로 불안한 피로사회에서 조차도 수양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 미술의 완성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수양을 통해 완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표현의 정당성이 자본주의사회가 요구하는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것에서 찾아진다는 상상, 그리고 불완전이 작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전시가 작업의 컨셉이 된다는 가능성, 이러한 즐거운 상상과 가능성은 현대미술을 정의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찬민_절망_도자기, 1250℃ 산화소성_100×55×60cm_2013

전시를 이틀 앞둔 2015년 6월27일 토요일 오후 2시. 전시를 위해 작품을 운송하던 중 운송차가 사고가 났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몇 년간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었던 작품의 절반 이상이 손상되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 또한 전시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다. 순탄하지 않고, 시련과 역경이 가득한 인간의 삶을 그대로, 더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일그러지고, 변형되고, 파괴되고 미생적인,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나의 존재가 하나씩 하나씩 다듬어져 가는 과정 그 자체를 전시장으로 옮겨온 셈이다. 이러한 불완전에서 완전으로 향하는 즐거움, 표현의 자율성이 이미지와 형태로 읽혀지길 기대해 본다. ● "우리의 삶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종종 발생하는 불완전함의 과정 그 자체이다. 하지만 이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극복할 때 서서히 완전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찬민

Vol.20150705a | 이찬민展 / LEECHANMIN / 李燦旻 / cera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