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전도_江山無盡

문봉선 수묵화展   1999_1201 ▶︎ 1999_1224

문봉선_흐르는 강물_화선지에 수묵_136×170cm_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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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서울 서울 종로구 소격동 70번지 Tel. 02.737.8305

학고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0-5번지 Tel. 02.739.4937 www.hakgojae.co.kr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릴 때면 나는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듯이 전라선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동이 틀무렵 차창 밖으로 어슴프레 보이는 나즈막한 야산과 논과 밭 우두커니 서있는 느티나무와 빈 정자, 새벽 강변의 물안개 등을 쳐다보며 사색의 시간 속을 달렸다. 이러한 여행이 몇해 거듭되면서 강(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전 계획은 섬진강(蟾津江)을 발원지에서 시작하여 관촌, 임실, 남원, 순창, 압록, 구례, 하동을 거쳐 광양만 배알도까지 섬진강 전체를 그릴 생각이었다. 짧게는 3박 4일 길게는 7박 8일씩 강행군을 했다. 압록에서 하동까지 하루 꼬박 걸어서 가본적도 있다. 강을 따라 한 마을씩 그려가는데만 2년, 작품준비 2년, 4년간을 준비한 셈이다. ● 섬진강전도는 화법을 토대로 특정지역(진암, 운암, 압록, 구례)을 중심으로 한폭 한폭 연결하면서 그려갔다. 화면 왼쪽이 진안 팔공산이고 중앙으로 운암저수지 압록이고 강폭이 넓어진 오른쪽이 하동 광양만이다. 종이를 말아 가면서 밑그림을 그렸는데 포치(布置)가 사실 가장 어려웠다. 그려야 할 곳은 많고 긴 강을 어떻게 하면 지루한 평원산수화가 되지 않게 할 것인가? 또 시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 강물이 이어지고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게 할 것인가? 반복되는 야산은 또 어떻게 포치하면 변화가 있을까? 등을 놓고 많은 시간을 보냈다. 마무리는 학교 긴 복도를 이용해서 작업을 마쳤다. 사실 내 자신도 이렇게 긴 그림이 될 줄 몰랐다. 완성된 작품을 바라보면 문득 흐르는 강물처럼 잠시 떠있는 구름처럼 흐르고 변해 가는 평범한 진리 앞에 내가 늘 서있고 명승지나 명산보다 평범한 것과 "물"을 그린다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작업을 마치면서 느낀 솔직한 심정이다. ■ 문봉선

Vol.19991202a | 문봉선 수묵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