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복제를 이야기하다

황규태_고명근_주상연展   2000_0419 ▶ 2000_0502

황규태_사진합성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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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0_0419_수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성곡미술관 별관 3층_세미나실 2000_0422_토요일_02:00pm_고명근 2000_0429_토요일_02:00pm_주상연 2000_0506_토요일_02:00pm_황규태

성곡미술관 본관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02_737_7650

황규태-흔적 ● 이중노출, 몽타쥬, 필름태우기 등 한국 사진계에서는 이제 까지 생각도 못했던 다양하고 독창적인 기법들을 사용하여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을 담은 사진작업을 선보여 왔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컴퓨터 합성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고 있다. ● 과학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작가는 오래 전부터 구독해온 과학 잡지에 실린 지구 형상, 원형질 세포, DNA인자 등의 이미지들을 차용하여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21세기의 화두로 떠오른 생명복제의 문제와 지구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야기될 인류문명의 종말을 예고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 자신이 붙인 전시 제목 "흔적"은 미래의 우주속에 서있는 작가 자신이 과학문명의 폐단으로 위기를 맞은 지구를 바라보며 과거를 회상하듯 전시를 꾸민데서 착안한 것이다. ● 전시장 천정에 매달린 100여개의 라이트 박스는 마치 하나 하나가 우주행성처럼 빛을 발하고 있는데 각각의 이미지들은 문명의 위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들이다 : 최초로 생물 복제의 가능성을 알린 복제양 돌리를 의인화한 것에서부터, 한 개인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유전자의 기본 문자인 A.G.C.T, 생산품이 되어버린 인간의 신체가 부품화 되어 자신이 원하는 부위를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게된 가상의 모습들, 인조인간의 부품들이 폐품화 되어 대기권을 오염시키고 있는 이미지, 인간들과 친구가 된 우주인, 머리에 박힌 컴퓨터 칩에 의해 자살을 명령 받고있는 미래 인간의 이미지, 그리고 르네 마그리트, 데미안 허스트, 바네사 비크로프트, 바바라 크루거 등의 작품을 이용하여 인간복제를 페러디 한 것에 이르기까지 DNA복제술로 야기될 수 있는 인류의 위협을 다양한 이미지로 담아내고 있다. ● 또 전시장 내부의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의 작품은 원형질 세포 사진을 컴퓨터로 확대시킨 것인데, 이는 마치 금방이라도 미지의 새로운 생명체가 알을 깨고 태어날 듯한 긴장된 광경을 자아내고 있다. 그리고 음악광 이기도 한 작가가 직접 엄선한 현대 음악을 가미하여 음산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는데 이는 인간 복제논의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인류의 두려운 감정을 청각적으로 잘 들려 주고있는 듯 하다.

고명근-복제의 파라다이스 ● 사진을 조형의 수단으로 이용하여 조각과 사진의 경계를 허문 작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고명근은 이번 전시에서 "복제의 파라다이스"라는 제목의 최신작들을 선보인다. ●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작업해오고 있는 대칭과 반복의 사진 합성기법을 이용하여 복제담론을 발전시켜 나아간 것들이다. 그러나 고명근은 황규태의 문명 비판적인 시각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 복제술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면을 논하고 있다 : 그는 창조, 학습, 생산 등의 인류덕목들이 모두 복제에 근간을 두고 이루어진 것들이며, 복제의 속성을 통해 인류가 성장해 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21세기는 제2의 창세기로 새로운 생명체의 개발과 질병예방으로 인류는 삶을 더욱 즐겁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다. ● 사진작업은 아니지만 작가의 이와 같은 복제에 대한 견해를 지지해 주는 조각작품도 이번에 함께 선보이고 있다. " 타락한 인류를 구원해 낼 수 있는 구세주 예수와 정신적 평정을 찾아다 줄 부처를 지금 세기에 복제해 내어 유토피아의 세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작가는 얘기한다.

주상연-흙, 물, 하늘, 날개 ● 순수한 자연물의 이미지를 흑백사진으로 합성한 이번 작품들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정신적인 그녀의 작업내용과 시각적 조화를 잘 이루어 내고 있다. ● 이 작품들은 위의 두 선배 작가들이 논하고 있는 복제에 대한 찬.반론에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 모든 만물의 규율이며 변화의 법칙인 자연의 근본 원리를 이야기하면서 자연에 반하여 발전해온 과학문명을 조용히 타이르고 있는 것 같다. ● 즉, 그녀의 작품에 등장하는 흙, 물, 하늘, 날개등의 다양한 자연의 이미지들은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문명이 이제까지 자연의 순환원리 속에서 이루어져 왔듯이 앞으로도 인류의 역사는 이 원칙의 태두리 안에서 발전을 이루어 갈 것이라고 예기하고 있다. ■ 공근혜

Vol.20000411a | 사진, 복제를 이야기하다展

Art Peac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