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위한 결투

이은정展   2000_0419 ▶︎ 2000_0425

이은정_간판을 위한 결투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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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무생각도 안나고 머리만 아프다. 졸리운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라 아침이기 때문에 일어나야 한단다. ● 아침 먹으라는 아버지의 목소리 난 아침밥 먹기 정말 싫은데... 조금만 더 잘래요... 밥먹기 싫어. ● 아빠... 나 아침밥 먹기 정말 싫어... 아침밥은 정말 먹기 싫단말이야... 엄마 조금만 더 자면 안되? 잘게요... 네? ●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있으려니 마음이 지옥이다. 아... 언제나 독릭할 수 있으려나... 독립만 해 봐라. 그러면 아침밥 먹기 싫으면 안먹어두 되구 내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도 되구 , 내 맘대루 할 수 있겠지? ● 막상 혼자서 살아봤더니 그게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을 땐 혼자인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엄마의 따뜻한 밥과 엄마가 꺠끗하게 빨아주신 옷을 입고 엄마가 청소해주신 깨끗한 방을 그리워 하지만... 혼자인 게 편한걸... ● 좀 지저분해 지긴했어도 조금... 게을러 지긴 했어도... 이런 생각이 날 때마다 가끔 내방 구석에 있던 다락방 천장을 떠올린다. 다락방 천장은 나의 세계였다. 나의 비밀스런 공간 천장... ● 큰 사람이 누울 정도로 낮은 공간이었지만 자그마한 체구의 나에겐 편안한 곳이었거든... 후후후 정말 비밀스런 곳이었어. ● 나에겐 거기서 천장에다 누군가의 얼굴을 그렸던 걸로 기억나는데 아마도 그건 나의 첫 벽화였을 것이다. 이사하던 날 엄마는 그 벽을 떼와야 한다고 하셨었는데... 진심일까? 울엄마나 나나 좀... 재미난 사람이라 정말 떼라면 떼었을 지도 몰라. ● 나의 첫 벽화, 천장은 이제 없지만 여기 이곳 새로운 천장에서 나의 그림들을 펼쳐 보려고 한다. 은정이의 천장을 구경하세요. ● 누구에게나 어린시절 비밀스런 장소가 하나, 둘씩은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저의 비밀스런 장소 천장을 오픈해 드립니다. ■ 이은정

Vol.20000419a | 이은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