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words_시늉말, 그럴싸함과 우스깽이

유승호展 / YOOSEUNGHO / 劉承鎬 / painting   2000_0701 ▶ 2000_0712

유승호_우수수수_chinese ink on paper mulbery_80.3×98.5×7cm_2000_부분

초대일시_2000_0701_토요일_03:00pm

전시기간에 디자이너 고강철이 제작한 '우수수수' 아트포스터가 판매됩니다.

서남미술전시관(폐관) Tel. +82.(0)2.3770.3870

한지 위에 펜으로 글씨를 쓴다. 작은 글씨를 수없이 반복하여 화폭을 뒤덮으면 멋있는 한폭의 수묵화가 된다. ● 캔버스에 붓으로 점을 찍는다. 점과 점이 일정 간격으로 이어져 스케치처럼 보이기도하고 점이 빽빽하게 채워져 먹의 번진 자태姿態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점들의 놀아남, 문자들의 놀아남은 무거운 의미들을 가볍게 흘려 보내고 화면의 공간 속에서 부유하고 있는 것이다.

유승호_암산-暗山? 暗算?_종이에 펜_1×51cm_1999_부분

"슈-" 하면서 로케트가 발사되듯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산봉우리들, ●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먹물의 모양새, ● 볼일 없이 여기저기 "발발"거리며 돌아다니는 발바리, ● 버드나무의 잎파리가 "우수수수" 떨어지는 소리, ● "1+1=? 2+4=? 5+9=?…" 하면서 화폭을 시커먼 산으로 뒤덮은 암산, ● "대자로 쭉쭉" 뻗어 버려 바람결에 "휘-" 사라지는 불쌍한 이, ● 뒷산에서 "야" 하면 앞산에서 "호" 하며 울리는 메아리, ● "뭉실뭉실" 안개 끼고 "원, 투, 쓰리" 순으로 산봉우리가 보이는 스트레이트 산, ● 앞산은 "힘줘"하면서 진하게 칠하고 뒷산은 "여기는 힘빼고" 하면서 흐드러리게 먹칠하자. ● 이러한 '슈슈슈슈…', '주루루루…룩', '발발발…', '우수수수…', '1+1=? 2+4=?…', '대자로 쭉쭉쭈우우우…욱, 휘휘휘…', '야야…호호호…', '뭉실뭉실…원투쓰리원투쓰리…', '힘줘힘줘힘줘… 여기는 힘빼고 여기는 힘빼고…' 등의 글쓰기 작업들은 수없이 반복되는 짧은 의성어, 의태어로 화폭의 수묵화 이미지를 중얼중얼 시늉한다. 하지만 만화적인 우스개 글쓰기로 이루어진 수묵화가 그럴싸한 이미지로 보여지기 이전에 또 다른 아우라가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 유승호

Vol.20000629a | 유승호展 / YOOSEUNGHO / 劉承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