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서사

계간 사진비평 기획展   2000_0726 ▶ 2000_0801

김민혁_정은희-설거지_컬러인화_1998

초대일시_2000_0726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상길_오형근_김진형_조용준_김민혁

갤러리보다(폐관) Tel. 02_725_6751

● 이번 전시는『사진비평』여름호(8호)의 '특집1. 지상전시-일상과 서사'와 관련하여 진행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호(5호)에서 시도된 바 있는 지상전시는 지면과 갤러리 공간을 통해 사진과 기타 여러 학문간의 학제적인 교류를 시도하고, 그럼으로써 좀더 넓은 사진 담론을 생산하기 위해『사진비평』지가 중심적으로 꾸미려 하는 사업이다. 그래서, 이전에도 지면을 통해 밝혔듯이, 사진비평 자체적인 전시기획 뿐만 아니라 능력 있는 외부 기획에까지 지상전시란을 개방해 놓았다. 하지만 지금껏 단 하나의 기획도 접수된 적이 없어 지상전시란은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해야만 했다. 이에 지상전시란을 활성화 하고 좀더 많은 기획을 기대하기 위해 『사진비평』 여름호(8호)에는 자체의 지상전시로 기획했다. ● 이미『사진비평』5호에서 '뒷모습'전을 통해 소개한 바 있는 지상전시는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먼저 지면을 통해 특집으로 꾸며지게 되는데, 지상전시 제목/주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담론을 각 분야 전문가의 깊이 있는 글을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서는 지상전시의 주제가 사진 비평/이론뿐만 아니라 문화비평, 미술비평, 사회학, 철학 등 다채로운 분야의 관점에서 논의 될 것이다. 이는 사진계 내부의 고립적인 논의가 가져온 자기 폐쇄적인 고립성을 지양하고 좀더 넓게 확장된 담론의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서, 더불어 타 학문과의 학문적 교류를 위해서이다. 이미 젊은 사진가들에 의해 생산되고 있는 사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최근 많은 사진가들이 관심을 갖고 작업하는 주제/대상은 사진적인 것(매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문화, 철학, 사회학 등 좀더 광범위한 부분에서 인식/사고할 수 있는 영역에 놓여있다. 이러한 경향은 적절한 이론적 결과물들과 함께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을 것이며 균형 있는 사진의 발전 또한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면과 함께 지상전시는 갤러리 공간에서도 선보인다. 하나의 주제로 엮어진 사진들을 실제의 공간을 통해 보여 줌으로써 지면과 전시를 잇는 실질적인 지상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지면에서만 전시가 끝났을 때 상실될 수 있는 효과를 전시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진 작품이 전시장이라는 공간을 통해 선보이기 위해 제작되고 있는 현실에서 지면을 통한 인쇄 사진이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좀더 폭 넓게 관람객/독자를 만나는 공간으로서 전시장이 상정된 것이다. 또한 텍스트(특집 글) 중심적으로 논의가 진행 됐을 때 파생될 수 있는 추상적 관념은 전시장에 걸려있는 실제 사진전을 통해 일정 부분 극복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작업과 이론/담론 사이의 간극을 좁혀주고 균형 있는 인식/사고의 장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계간 『사진비평』여름호(8호) 참고)

조용준_신광철_컬러인화_1999

기획의도 ● 서구 중심의 근대 사유체계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 계기 속에서 그 동안 무시되거나 간과되어온 영역에 대한 복원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체/중심/선택/가시화의 영역 맞은편에 있던 타자/주변/배제/비가시적 영역이 이분법적 울타리를 넘어 인식의 대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상이라는 주제는 사회학과 철학의 영역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고 실천되고 있는데, 이 전시는 일상 또는 일상이라고 표상된 이미지를 사진의 대상으로 삼는 최근의 사진작업들을 통해, 일상의 동시대적인 의미와 그것을 꾸미는 다양한 서사들을 살피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또한 이 전시에서는 사진에서 보여지는 일상의 모습들을 통해 지식의 전문화와 분업화라는 과정을 통해 달성된 근대적 학문체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최근의 학제간 연구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일상에 대한 우리의 관념/상투성에 대한 메타비평 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 이번 전시는 일상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업들을 통해 다양한 의미의 맥락을 검토하고자 한다. 먼저 1. 일상이라는 주제를 어떤 서사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사진가의 세계인식을 살펴보고, 2. 그들이 일상 그 자체가 아니라 표상된 일상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매체환경에 의해 조성된 시뮬라크르 시대의 사진의 존재론적 의미를 묻고 3. 그럼으로써 재인식되고 있는 현실/리얼리티에 대해 다큐멘타리 사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메타 비평 차원의 논의를 이끌고자 한다. ● 5명의 사진가로 구성된 이 전시는 모두 일상의 모습들을 연출의 상황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작가들이 지향하는 이야기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양한 서사를 구성하고 있다. 개별적인 작업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양상들은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 김민혁·사진의 강력한 재현력(4×5inch 카메라로 촬영)을 통해 현실감과 가상성 사이의 모호한 지점을 건드리고 있다. ● 김진형·어떤 특정한 순간의 사건성이 드러나도록 연출함으로써 알 수 없는 일의 전조를 보여준다. ● 김상길·텍스트를 통해 우연성과 아이러니를 강조하며, 그것을 통해 일상의 구조를 반추하게 한다. ● 오형근·흑백의 이미지가 주는 사실성과 광주라는 역사성을 결합하여, 다큐멘타리 사진의 규범인 진실성과 객관성에 대한 질문하고 있다. ● 조용준·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부딪히는 상황 속에 인물을 연출시켜, 일상성의 구조에 대해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 이경민

Vol.20000724a | 일상과 서사-계간 사진비평 기획展

Art Peac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