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AZE

권순관 사진展   2000_0822 ▶︎ 2000_0918

권순관_The Gaze_흑백인화_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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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미술관 포토갤러리 Tel. 02_2121_0912

권태는 바라봄의 식상의 순간에 다가온다. // 바라봄의 급격한 혼돈 속에서 보여짐을 깨닫는 순간 권태로워 진다. // 권태는 세계 안의 미약한 자신을 바라보게 하며 // 타자로부터 이탈을 맛보게 한다. // 권태는 나약한 개체로써 순응을 거부하게 한다. // 반항은 곧 자유로의 길일 지언정 죽음으로의 길이다. // 그러하기에 권태는 순간이요 편향과 도취는 계속되어 진다.

나의 시선은 나에게로 향해있다. ● 내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진실한 것인가 하는 대상의 실체(substance)에 대한 인식론적인 바탕에서의 회의는 주체로써 가지는 대상의 실체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비롯된다. ● 나는 내가 속해 있는 사회와의 경계선에 나를 위치시키고 있다. 내가 바라보는 세계는 결국 주체로써의 나의 내부로 향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나의 시선은 나에게로 향하고 있으나 결국 나를 둘러싼, 나의 정체를 탄로시킬 외부를 향한 되돌림이다. ● 나의 대상들은 결코 나에게 있어서 외형적 표본으로써 보여지는 대상은 아니다. 이는 나로 하여 파악되어진 도시 안에서 치밀하게 구조되어진 개체에 대한 깊은 심리적 관찰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사진기를 통하여 면밀하게 대상을 관찰하는 맞은편의 나는 대상을 통하여 마주선 나의 신경증적 강박관념과 불안한 우울을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 인간은 태어나면서 부터 금기에 대한 훈련과 사회의 유용한 일원으로 쓸모 있을 거대한 공동체의 도구로 활용되어질 수 있도록 교육되어진다. 사회화라는 미명하에 각각의 개체는 우위적 공동체의 권력 아래 스스로 함몰되게 함에 따라 스스로 사유 할 수 있는 영역을 제한적으로 구축하고 그러한 만큼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하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적응되기 위하여 학습된 양분은 내가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은 나의 자유의지라는 포장을 쓰고 나의 뇌 속 세포 하나 하나에 스며든다. 결국 내가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은 주체로써의 나의 의지가 아닌 전체라는 공동체의 의지인 것이다. 따라서 도시의 복잡한 다양성과 다분화는 직조된 격자처럼 구조화되어 전체로써의 도시 아래 개인은 부분적인 편향과 편재로써 보여지고 있다. ● 세계를 바라봄에 있어 각각의 개체는 주체로써 대상의 실체에 대하여 보다 명확하고 확실함이라는 환영을 사회로부터 담보 받아 진실의 그림자에 가려진 사회의 암묵적인 권력과 억압에 은연중에 종속되어진다. 그러하기에 사회 안에서의 개인은 우위적 메카니즘(mechanism)의 마력처럼 피여 오르는 나른하고 환각적인 냄새에 도취되어 확고하게 독립된 개체로 자신을 오인한다.

권순관_The Gaze_흑백인화_1999

라캉은 인간의 주체는 오인의 구조로부터 비롯됨으로 해서 불완전한 주체라고 말한다. 불완전한 주체라 함은 여전히 스스로의 오인과 오인의 지속적 연결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그러한 오인의 구조는 '상상계' 적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반대로 '상징계'는 결국 스스로 오인의 구조로부터 자신과 세계와의 관계에 대한 냉철한 자각으로부터 비롯할 것이다. 그러나 어찌 오인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인가. 오인의 구조를 파악하고 벗어난다는 것은 세계를 깨닫는 것이며 세계 속에서의 자신을 절대적으로 깨달을 때만이 가능 한 것이다. 그러나 내 당장 지금 죽음의 공포를 깨닫지 못하듯 그렇게 그 무엇도 알 수가 없다. ● 나는 타자 의식의 응시 개념을 상징적으로 차용하여 주체의 인식에 있어서 대상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를 개인으로써 전체를 바라봄과 전체 아래에서 개인의 냉정한 보여짐이라는 관계로 치환시켜 놓고 있다. 즉 내가 말하는「바라봄」은 전체 아래에서의 독립된 작은 우주를 가진 완전한 개체로써 자신을 파악하는 것이며「보여짐」은 우위적인 사회의 권력과 억압 아래에서의 인식의 나약함과 불안함 그리고 각각의 개체로써 주체의 공동체 속으로의 함몰과 구조화되어짐에 대한 자각을 통해 전체 아래에서의 미약한 개인에 대하여 바로 봄을 이르는 말이다. ● 나의 대상들은 복잡하게 구조된 공동체의 메카니즘의 원리에 의해 작용하는 생명력 없는 객체이다. 우위적 공동체의 권력 아래 보여짐을 모르고 바라보기만 하는 줄 맞추어 선 도취된 인형들이다. ● 나는 나의 대상들을 통하여 개인의 의지로는 제도 할 수 없는, 철저하게 구조된 세계의 진화를 위한 미약한 노력의 희생자로써 공동체 아래에서의 개인의 함몰과 도구화 그리고 종속됨을 일깨우고 싶었다. 그것은 절망에 대한 자각일 것이다. 내가 악몽 속에서 절망을 자각했을 때 이미 그것은 절망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듯이 스스로 절망을 깨달음으로 해서 절망에서 구원되어 질 것이다. 나는 처절하게 내가 위치한 이 자리가 무척이나 아슬아슬하게 위태했음을 알게 할 것이다. 그러한 되돌림은 곧 절망에 대한 자각일 것이다. 그러나 전체 아래 미약한 개체로써 그것에 함몰되어지고 종속되어짐은 사회적 영역을 구축하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으로써 거역할 수 없는 숙명일 것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줄맞추어 서야 하는 도취된 인형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도화된 사회 안에서 스스로 자신이 줄맞추어 서 있던 인형이었음을, 집단의 광분과 도취에 빠져있던 쥐 때였음을 깨닫는 순간 권태가 덮쳐 올 것이다. ■ 권순관

Vol.20000903a | 권순관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