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 프로젝트

책임기획_김기용   2000_0920 ▶︎ 2000_0926

김재희_ALEX_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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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변갑수_이학준_프로젝트 숨_윤소영_서범강_이진경 이명호_김수현_백재중_김재희_강우선

나무화랑 Tel. 02_723_3864

내 기억에(물론 지금도 가끔 가보지만) 만화방은 마치 거세 물살과 파도에 포위된 고도처럼 생활의 한 점이었다. 퀘퀘한 공기와 종이냄새, 한겨울 지글지글 굽는 노가리 내, 헛기침과 숨죽인 웃음과 민첩한 손놀림 등. 만화방에서 나는 습관과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비현실적 상상의 공간을 마음껏 배회하는 방랑객, 모험가, 부랑자였다.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세계명화선집과 함께 만화방은 내 상상과 의식의 큰 대륙이었고 아마도 많은 미술가들의 어린 시절을 매료시켰을 것이다. 중. 한국의 시각문화의 변화상을 볼 때, 만화는 각종 시각이미지를 생산하는 장르의 파괴와 융합 현상과 함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1980년대를 지나며 순수미술과 실용미술, 순수미술과 공공미술, 주류 미술과 비주류미술의 경계의 붕괴와 각종 장르의 연합과 융합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고, 정치적 아방가르드, 형식적 아방가르드 등 각종 전위그룹활동, 88 올림픽 이후 대중문화의 양적 팽창과 발전에 따른 각종 이미지의 폭발적 수요에 따른 이미지 생산의 전방위적 생산과 다각화가 일어났다. ● 이런 문화지형의 가시적 변화는 한국시각문화의 최전선이랄 수 있는 일상과 공공미술, 민속미술의 한 장르였던 만화를 현대시각문화의 총아로 부상시켰다. 물론 자본주의화의 가속도가 붙으면서 영상·게임산업과 함께 미래산업으로서 만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그 중요한 추진력을 제공하지만. 여하간 아주 오랜 시간 주류 미술계의 무관심과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온 교육부와 언론의 구박과 멸시는 조금씩(!)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만화의 가치와 위상은 한국시각이미지문화의 의식적 차원까지 이르지는 못한 소수의 문화로 보인다. 시각문화에서 만화가 주류적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십대·이십대 만화세대의 성장을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하. 작년 1999년 세기말. 2회 독립예술제에 이어 2000년 3회 독립예술제에도 기획되었던 만화방프로젝트는 이런 삼사십대의 노스텔지어와 감회를 위한 전시는 아니었다. 흑백의 기억 속에 자리한 만화방를 연상할 만한 그런 회고적이거나 고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이번 전시는 소위 인구에 회자되는 인디·언더 문화의 중요한 형식으로 떠오른 만화이미지를 주목한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의 비상업적, 그러니까 대량생산 소비를 위한 인프라에 참여하지 않은 소수 젊은 만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들이 제공하는 이미지는 전통적인 만화(漫畵)적 이미지와 함께 순수회화, 산업·광고디자인, 영화이미지를 마음대로 차용하고 혼합하고 연합시킨 것들이다. 따라서 만화방 프로젝트 제목 그대로 전시장을 만화이미지로 풀어놓고 어지럽히고 그 공간은 만화라는 툭 던져진 이미지들의 만화경을 이룰 것이다. ■ 김기용

Vol.20000923a | 만화방 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