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과 작은 것을 잴 수 있을까!   김종구展   2000_1103 ▶︎ 2000_1220

김종구_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과 작은 것을 잴 수 있을까!_2000

초대일시_2000_1103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_2000_1122_수요일_04:00pm

쌈지스페이스 갤러리 301, 201, 101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3

수직과 수평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 ● 작가 김종구의 이번 전시는 쇠를 갈아 수직형의 오브제를 세우던 이전 작업에서 한 단계 변화된, 즉 쇳가루 자체를 조형화하는 최근작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쇠를 가는 작업은 조각에서 물질을 깎아내는 전통적인 기법의 하나이다. 그러나 김종구에게 쇠를 가는 작업은 "물질과 나 자신과의 충돌을 유발함으로써 생겨난 상황"으로 해석된다. 이는 완성된 형태보다 깎는 행위에 의미를 둔다는 것인데, 이것이 초기부터 현재까지 그의 전 작업을 관통하는 미학적 개념이다. 철의 재료적 특성으로 인해 그가 투여한 시간만큼만 생겨난 쇳가루는 그의 말대로 순수한 노동의 결과이자 솔직한 작업과정의 산물이기도 하다.● 쇳가루에 대한 애정은 그에게 수직의 세계를 벗어나 수평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과거의 쇠작업이 수직으로 세우는 오브제의 세계였다면, 현재의 쇳가루작업은 수평적으로 펼쳐지는 탈오브제의 세계이다. 쇳가루 작업은 그의 영국유학생활의 산물이다. 그곳 작업실에서 그는 먼지들과 엉켜있는 쇳가루를 분리하여 수평의 시각으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일에 집중하였다. 카메라에 비친 수평의 세계는 마치 달표면의 신비하면서도 고요한 세계와도 같다. 수직의 세상이 그가 몸담은 현실을 보여준다면 수평은 이상의 세계이자 작가가 만들어낸 새로운 창조물이다. ● 1층 Garage Gallery 101 에서 작가는 진공실을 설치하고 그 속에서 쇠를 깎는다. 진공관은 작가의 고단했던 유학시절 작업실을 연상시킨다. 그는 20일 동안 산소호흡기를 매고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 매일 3시간씩 쇠를 깎는다. 수직으로 세워진 조각물에서 떨어져 나온 쇳가루를 수평의 눈으로 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와 함께 그가 만드는 수평의 세계가 모니터를 통해 외부의 관람객에게 전달된다. ● 2층 Project Gallery 201에 서로 마주보고 설치된 두 개의 영상물은 멀리보기 방식으로 작가가 만들어낸 수평의 세계를 보여준다. 하나는 그가 지난 여름 미국 오마이(OMI)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당시 시작해서 아직 진행중인 작업을 비디오에 담은 것이다. 그것은 석고판에 쇳가루로 그린 후 오마이 자연 풍광에 설치한 'Outdoor Painting' 인데, 비가 오고 바람이 불 때마다 형상이 변해가는 석고판은 작가의 손을 떠나면서 자연에 의해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다른 하나는 언덕 위의 양을 촬영한 비디오 영상으로 지루할 만큼 정지된 화면이 그와 마주 대하고 있는 변화무쌍한 Outdoor Painting 화면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 두 영상작품 모두 멀리보기 방식에 의한 작가의 수평세계를 잘 나타내고 있다. ● 3층 Main Gallery 301에서는 1층과 2층에서 보여준 작업과정의 결정체가 전시된다. 대상을 수평의 눈으로 멀리 바라보면서 만들어낸 이미지는 작가가 고향인 예당평야에서 경험했던 산너머로 굽이굽이 펼쳐진 세상이자 멀리보기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상의 세계이다. 쇳가루로 만들어진 그 세계는 수평적 회화의 세계인 까닭에 작가는 그것을 아이리쉬 프린트로 제작하였다. 한편 작가가 정교하게 제작한 '산나무'는 수직과 수평에 대한 그의 관심을 상징하는 하나의 조형물로서 기념식수를 대신할 것이다. ● 3층 메인갤러리 한벽을 장식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것과 작은 것을 잴 수 있을까' 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관객에게 화두를 던지는 이 작품은 병풍형의 설치물로서 작가가 눈을 감고 쇳가루를 먹물 삼아 쓴 일종의 쇳가루 서예이다. ■ 쌈지스페이스

Vol.20001102a | 김종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