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로 걷는 물고기

김보영_김주영_원정숙_최라윤展   2000_1104 ▶︎ 2000_1109

김주영_빅블루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1×131cm_2000

초대일시_2000_1104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 김보영_김주영_원정숙_최라윤

서울역 문화관 1층 제5전시실 Tel. 02_3141_3086

김보연 (Tel. 011_325_3035) ● 책방을 지나며 여느 때처럼 쉽게 뒤적여보는 잡지책에서 난 변해가는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예전엔 서양의 모방으로 급급했던 건축물과 인테리어 양식도 이젠 우리의 것으로 차츰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러운 갈색, 고동색, 낮은 장식장, 소박하고도 간결하며 멋스러운 소품들, 나의 이런 작은 관심은 내 작업 속으로 은근히 스며들어 온다. 어디선가 본 듯한 건물 한켠의 풍경. 세월의 흔적으로 퇴색된 자연스러운 색감, 한번 스쳐간 듯한 길, 언젠가 지나쳤던 나무의 영상들…

김보연_나무1_나무에 음각, 아크릴채색_40×28.5cm_2000

결코 약하지 않고 온유하면서도 강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조각도를 이용한 음각의 선에서 나타내려 했다. 과거 어느날 판화를 여러 장 찍고 남겨진 목판 원판을 보고, 난 새로운 감정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느낌 그대로를 작품으로 옮기고 싶어졌다. 결국 그때의 느낌들이 이어져 오늘의 작업구상의 계기가 되었다. ● 난 오래도록 그 무언가를 찾고 헤메이었다. 순간 그 무엇의 의미를 강하게 느낄 때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한순간 내 머리를 스쳐가는 이 한마디가 생각난다. "너무 오래 헤매이었지, 그래서 더 오래도록 포기할 수 없는 것인지…" ■

김주영_즐거운 태양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5×250.5cm_2000

김주영 (Tel. 019_318_0307) ● 「즐거운 태양」은 딸과 같이 낙서하듯 에스키스 하다 얻은 이미지다. 아이들의 그림은 즐겁고 따뜻하다. 진정 즐길 줄 아는 그림인 것이다. 이미지를 얻으면 단숨에 그려나간다. 많이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하기보다는 끝없이 떠오르는 영상의 정곡을 찌르듯 그려나가는 것... ● 즐거운 작업이다. 놓치기 싫어 부여잡고, 놓치기 전에 다 담으려고 쉬지도 못하고 몰아 붙이는 작업 (사실 중간중간 넋 잃고 있다가 떠오르는 이미지를 애써 기억 해 내기도 했다...) 그런 작업의 뒷끝은 참 달콤하다. 물론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긴 한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 모두가 행복하길..... ● '빅블루'는 바다. 깊은 바다다. 깊고 깊은 저끝에 유유히 흐르는, 흘러가듯, 숨쉬듯 말듯 흐르는 바다에 몸을 맡기며 유영해나가는 고래와 그의 아기고래. 그저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 한 꼬마가 "너무 깊어요" 했을 때 그걸로 족했다.... 그래 깊단다.... ■

원정숙_나는 집을 갖고 싶다_캔버스에 혼합재료_73×91cm_2000

원정숙 (Tel. 016_450_4541) ● 그동안 그렸던 수많은 집, 동네, 길. 사람들은 집을 왜 소유하려 하는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낡은 집들. 사람의 땀냄새가 배어있는 정겨운 풍경. 힘들지만 편안한 골목길 풍경 속에서 인정을 느끼고 싶음을 알 수 있다. 밥 냄새가 나는 남의 집 부엌 창문이 부러운 그러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가. 나는 집이 있고 사람이 있어 행복한 사람들 속에 끼고 싶다. ■

최라윤_풍경1_종이에 연필, 콘테, 오일파스텔_38×53cm_2000

최라윤 (Tel. 016_249_5901) ● 이것은 현재 우리들의 풍경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추억으로의 여행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바로 오늘 아침 스치고 지나간 평이한 풍경일 수 있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 기록하고 사용하는 눈은 그외 어떤 존재일까? 살아가면서 점점 보고자 하는 것만 보게 되는, 그래서 결국 망막에 풍경이 도달했음에도, 이를 느낄 수 없는 사람들의 인생이 시작된다. 이제, 들풀을 느낄 수 있음만으로도 나의 생이 의미있는 것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느낌을 나 아닌 다른이들과 공유하고 싶다. ● 작업은 연필 드로잉을 통해 구체적인 형태를 표현하며, 여러가지 사물이 나열되고 조합하여 구체적 이야기를 만든다. 굳이 왜 연필이냐고 묻는다면, 많은 그림이 어떤 장면을 포착하지만 나의 눈에 잡힌 풍경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느낌으로 표현하는 데 연필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할까. ■

Vol.20001103a | 다리로 걷는 물고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