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인의 배심원과 14인의 아첨꾼

난지도 삼동소년촌展   2000_1104 ▶︎ 2000_1112

초대일시_2000_1104_토요일_04:00pm

참여작가 김승범_김재환_박정림_박주영_박창은_변수영_엄세영_이승민 이유주혜_이창숙_이해직_이휘영_전병삼_전인숙

난지도 삼동소년촌 Tel. 019_397_3098

예술에 관한 매체와 소프트웨어의 범람으로 현대사회는 가히 문화의 왕국이라 일컬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일상과 예술간의 간극으로 인해, 우리는 그다지 아름답거나 윤택한 삶을 사는 것 같지는 않다. 태생적으로 둘 사이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면, 간극을 좁혀 내는 일은 예술 생산자로서의 숙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예술공간으로서의 난지도 삼동소년촌전을 제기하는 이유이다. 전시장을 벗어나 공공의 장소에 예술 행위 혹은 작업을 펼쳐내는 시도가 무수히 있어 왔었던 것을 볼 때는 별로 새로운 시도가 아닐 수 있지만, 근대 이후 '공공의 이익'이라는 가치와 작가주의적 '개인'은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 같은 사이였던 것을 기억해 낸다면 여전히 그 시도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 난지도 삼동소년촌전은 일방적으로 보여지는 기존의 전시 형태를 넘어서, 적극적인 다가섬으로 관객들과 만나려고 한다. 작가주의에 기초한 사적 예술품을 일상공간 혹은 미술의 일상공간 위에 놓여지는 행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공간의 구조적 맥락 위에서 내용지어지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시도는 의미 있을 것이다. ● 여유 있는 계층에서 누려지는 미술품의 소비와 향유만으로 한정되었던 현실을 벗어나 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삼동소년촌 아이들까지도 모두 문화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다. 진실된 마음으로 그들의 삶 속에 투입되어 보다 가까이 미술을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이들, 작가 그리고 관객에게 더 큰 행복으로 다가설 수 있다면 (3년간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참여작가 한 명은 이를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만남이 굳이 사회 복지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분명 가치 있는 일이라 믿는다. ● 삼동소년촌은 55명의 아이들에게는 먹고 자는 일상적인 생활공간인 '집'이다. 그들의 '집'에서 전시한다는 의미는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선택과 취향에 관계없이 수동적으로 보여지는 것이므로 작가들은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일상적인 관람객이 될 아이들에게 자신의 작가주의적 입장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나 관람객에게 고아원이라는 공간은 매우 낯선 공간이므로 사회적 편견과 선입견이 무심결에 베어 있을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주의해야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러한 사회적, 문화적 인식이 작가는 물론이고 관람자에게도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는 이번 전시의 성과로서 얻을 수 있는 작지만 즐거운 변화중의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난지도 삼동소년촌전 작가모임

Vol.20001107a | 난지도 삼동소년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