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그리고 달 : 비디오그라피2001 ①

the sun and the moon: Videography2001   2001_0309 ▶︎ 2001_0410

이강우_'롯드 바일러'_비디오 작업을 위한 컬러사진_2000

책임기획_박삼철

참여작가 김세진_양성윤+박정훈_김지현_이강우_이중재 안상준_이형주_김준_배영환_전성호

일주아트하우스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226번지 흥국생명빌딩 Tel. 02_2002_7777

미디어아트 전용공간인 일주아트하우스는 올해 첫 기획전으로 비디오아트 전시인 "해, 그리고 달: 비디오그라피2001"을 3월9일부터 4월10일까지 미디어갤러리, 소극장 아트큐브 등에서 개최합니다. 백남준 이후 우리 나라의 비디오아트는 비디오-조각, 비디오-설치 등 형태적 관심에 치우쳐, 공간에 구속되지 않고 일상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동영상" 자체의 표현과 사회적, 비평적 기능에 대한 관심과 이해은 상대적으로 미약했습니다. ● 비디오그라피 자체만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1999년 'the Cross'란 이름으로 단 한차례만 열였다는 점이 이런 편향을 말해줍니다. 이번 행사는 "공간과 일상 속"을 어느 예술매체보다 자유롭게 "옮겨다니며 개입"할 수 있는 "비디오의 특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전시회의 내용과 형식을 설정했습니다. ● 형식면에서는 11명의 작가가 갤러리 전시회뿐만 아니라 극장 상연(총 6회)과 엘리베이터(15대) 모니터 방송 등을 실험합니다. 내용에서도 홈쇼핑, 개, 화장실, 지하도, 물 등 지극히 일상적인 시간과 공간 속의 사람, 사물, 관계 등 일상의 밝고 어두움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 빛과 어두움의 생성매체인 비디오를 경유해 새롭게 구성된 일상과 싱글채널비디오의 힘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 출품작가 스스로 "흑백 TV박스의 미닫이문을 열면서 하루를 시작했던 TV세대"(김세진), "백남준이 일찍이 예술과 소통의 공약수가 '비디오아트'라 정의내리고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제 작업은 차라리 '동영상'이었으면 한다"(이중재)는 등 기존 비디오아트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두고 있는 출품작들은 비디오 매체의 표현성과 더불어 인문적, 비평적 기능을 중시하는 다양한 표현들을 선보입니다. ● 출품작가는 일상을 구성하는 4단위의 설정에 따라 김세진, 양성윤+박정훈(이상 '시간과 공간' 파트), 김지현, 이강우, 이중재('일상' ), 안상준, 이형주('물성'), 김준, 배영환, 전성호('관계') 등 싱글채널비디오에서 활약해온 20~40대 대표작가 11명이 선정되어 각각 2편 모두 20편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 시공(時空) 파트의 김세진과 양성윤은 물리적 개념의 시간과 공간을 심리적, 정치적 단위로 재설정합니다. ● 김세진의 '되돌려진 시간'은 나날이 반복되는 일상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림으로써 비평과 재인식의 매개체로 일상을 대하게 합니다. 양성윤+박정훈의 '하루'는 지하도의 어둡고 혼란스런 삶을 촛불을 들고 지하실을 탐험하는 것처럼 불안하고도 경건하게 조명, 새로운 공간의 의미를 만듭니다. ● 김지현, 이강우, 이중재는 일상(日常)을 비평적 매체로 설정해 일상의 위상회복을 시도합니다. 특히 김지현은 홈쇼핑의 포맷 그대로 미술가의 인력(人力)을 실제로 판매하는 실험을 역설적으로 진행하거나, 성적인 이미지의 신체를 집중적으로 클로즈업한 영상작업을 통해 자본적으로, 집단적으로 생성되는 이미지의 독주에 의문부호를 답니다. ● 이강우는 이발소 풍경과 옆 집 개의 생태를 서사적으로 재구성한 일상풍경을 통해 가상과 실제, 이미지와 실재의 관계를 탐구하며, 이중재는 힘, 권력 등 헤게모니의 속성을 뒤집은 헤게모니 게임을 통해 일상을 지배하는 힘에다 과녁을 맞춥니다. ● 물성(物性) 파트의 안상준이형주는 각각 물, 물과 잉크를 소재로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의 주인공이 물에 대한 완상을 통해 인생을 음미하는 것처럼 사물의 물성과 인식을 상호 교차시키는 영상기법으로 사람과 사물, 현상의 관계를 새롭게 보여줍니다. ● 관계(關係) 파트에서 김준 배영환 전성호는 관계가 만드는 파편들을 치유하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김준은 물감을 묻힌 낙지가 흐느적거리는 음악에 맞춰 그림 그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통해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재설정합니다. 전성호는 여자화장실 출입문 밑 틈새로 드러난 발의 풍경을 몰래카메라처럼 집중 스케치해 분절, 파편화된 관계의 문제를 드러냅니다. ● 배영환은 바람에 출렁허리는 잡초들의 색과 선의 움직임, 바다에서 노는 청소년 등 지극히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을 서사적 구조로 표현함으로써 명상적이고 성스러운 일상의 관계를 만듭니다. ● 출품작들은 지배적인(습관), 그리고 주류의(계층) 획일화된 시각을 해체하고 일상을 보는 또다른 시각들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해, 그리고 달'이라는 개념을 설정한 것도 빛과 어두움이 구동시키는 비디오란 매체를 통해, 일상을 구성하는 요소이면서도 양적(陽的, the Strong, the Sun) 가치에 짓눌려 상처받고 버려진 음적(陰的, the Week, the Moon) 단위들을 살피고 치유하는, 삶과 세상을 향한 또 다른 시각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 일주아트하우스

Vol.20010301a | 해,그리고 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