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예감'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최지안 온라인 회화展   2001_0314 ▶ ON_LINE

최지안_캔버스의 아크릴, 에어브러쉬_130×162cm_19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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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지던 공간 속의 주인공들은 이제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문을 발견한 듯하다. 한 손에 붓을 든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름을 알 수 없던 이왕의 풍경으로부터 속악한 현실의 이면 裏面으로 옮아와 있다. 조화 造花와 초콜릿의 악취가 진동하는 곳에서 비틀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는 건백일몽이 아니기에 씁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언제나 '이상한 나라'로 우리를 초대하던 그의 기도 企圖가 이번엔 더욱 선명하다. ■ 김승현

지안이는 에어브러시 Airbrush 작가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매우 두려운가 보다. ■ 김준

장르의 해체와 표현수단의 확장이라는 현재의 미술양태 속에서 에어브러시를 이용하여, 변형된 디지털 영상이미지를 극사실적으로 재현한 최지안의 회화는 확장되어 가는 인간지각과 함께 표현방식에서의 진지한 실험의식을 보여준다. 또한 작품이 하나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을 거부하고 '현대인의 갈등과 소외의식, 그들의 심리 상황'이라는 일관되고 구체적인 그의 주제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이 관객과 교감하고 보이는 대로 읽혀지기 바라는 개방적인 관계항을 설정하고 있다. ■ 박미란

최지안이 해석하는 앨리스와 이상한 나라는 나를 긴장하게 한다. 섬뜩한 광선, 감정을 빼앗긴 표정들, 일그러진 얼굴, 멍한 시선, 불길한 사건을 예견케 하는 구름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 음울한 도시의 배경들. 꿈이 아닌 이 현실에서 벗어나서, 오후의 나무 밑으로 돌아가고 싶다. ■ 박민정

'몸'을 통한 사유와 몽상의 흔적이 최지안의 그림이었다고 기억된다. 나른하고 무중력의, 가상의 육체체험, 환각과 액정 속에서 퍼지고 스며드는 그런 몸의 이동과 분산이란, 영상매체와 멀티미디어시대의 시선과 이미지의 '변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동시에 변형, 성형, 기계적으로 연결, 확장된 신체체험 및 탈주체 의식의 반영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녀의 작품에서 뛰어난 점은 -역설적이게도- 수공의 화상 畵像 능력에 있어 보인다. ■ 박영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동화작가, 수학자, 논리학자, 시인, 사진작가이자 발명가였던 루이스 캐롤 Lewis Carrol의 작품이다. 원래 이 책의 삽화는 데니엘이라는 사람이 그렸는데, 그의 삽화가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사기 위해 나는 세군 데의 서점에 들렸다. (어릴 적 나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인상을 심어준 것은 글이 아니라 삽화였기 때문이다.) 이 전시 덕분에 고맙게도 나는 이 이야기를 다시 읽을 수 있었고, 그리고 생각했다. 도착했을 때 보다 갈 때가 즐겁다. 만날 때 보다 기다릴 때가 즐겁다. 그리고 볼 때 보다 상상할 때가 즐겁다. ■ 이승환

에어브러시의 현란한 기법으로 디지털 영상 이미지로 대변되는 감각적 화면을 만들어 온 최지안이 붓을 이용한 선명한 색감을 함께 보여준다. 내용과 형식의 팽팽한 저울질 속에 예리한 테크닉에 시선을 빼앗겨 온 관객 觀客들은 이제 한발 뒤로 물러서서 긴장을 풀고 진지하게 그녀의 화면속 세계로 몰입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앞으로의 저울의 바늘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또다시 긴장된다. ■ 이준희

우리는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우리 문화의 분열증상은 개인을 타자화시키고, 그 삶을 억압하고 강요한다. 이미 타자의 존재인 앨리스는 이중의 소외를 겪는 또다른 모습으로 화면에서 대면하게 된다. ■ 송차영

작가 최지안은 인간의 내적 고뇌와 갈등을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환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마치 초현실 세계와 같은 상황을 표출해 내는데, 그 점은 특히 인간적인 느낌과 상징적 특성이 함께 내재하는 최근의 화면에서 더욱 설득력 있게 제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장영준

최지안의 최근 그림들은 기호들로 무장되어 있던 과거의 작업들에 비해 자기 고백적 제스처가 전면화된 양상을 보인다. 그녀는 오늘날 '풍선 같은 의미'가 만연한 상황을 괴로워 하는 듯하다. 서로에게 통렬한 타자가 되지도 주체들 간의 거리를 과감하게 걷어내지도 못하고 야릇한 기호로 서로를 간지럽히기만 하는 의미 없는 의미들의 자기증식 말이다. 그녀의 초상은 이런 상황에서 자아라는 관념을 의심하고 지향 없음을 슬퍼하며, 기능적 균형 외에는 어떤 균형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시대의 풍경의 황폐함에 상처받은 영혼이다. 예술로 그 현실에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 소모적인 일인가를 절감하고 있는 우리에게 최지안의 안개와 같은 평면은 그 사실 자체를 환기시키고 있다. ■ 전용석

무언가 수상하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역겹다. '그들만의 예감'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시퍼런 도시의 젊음과 슬픔이 슬며시 겹쳐진다. 벗어날 수 없는 막막하고 지루한 시간들이 캔버스 천 위에 뿌려졌다. 왜 저걸 손으로 그리려고 했을까? 그려진 것보다 그리는 과정이 더 섬짓하게 느껴진다. ■ 최금수

최지안의 이전 작업과 비교해 볼 때, 이번 담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이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작가의 의식과 시각이 이제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에서 벗어나, 외부(타자 또는 사회)를 향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작가가 보는 세계는 세기말적 위기의 상황인 동시에 모든 것이 디지탈화 되어 버린 비인간적 문명 이미지이다. 그것은 에어브러시를 이용한 극사실적 기법과 손으로 직접 그린 페인팅 기법의 병치, 이미지의 해체, 컴퓨터 그래픽적 색채의 사용들을 통해 더욱 극대화되고 있다. ■ 최은주

Vol.20010314a | 최지안 온라인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