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Book Project·Cyber Book City

강애란展   2001_0323 ▶︎ 2001_0403

초대일시_2001_0323_금요일_05:00pm

금산갤러리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02_735_6317

강애란은 책들이 가득 꽂힌 서가 이미지를 만들고, 몰드 작업을 통해 실제 책 사이즈의 투명한 오브제 책을 만든 후 내부에 라이트를 장착하여 '빛을 발하는 책'을 만든다. 이 같은 그녀의 작업은 이번 프로젝트를 기회로 훨씬 공간적이고 현장적인 작업으로 확장되고 구체화되어 보여진다. 그녀는 책을 단순히 오브제로서의 물질적인 개념만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비물질의 공간으로 설정한 것이다. 그 빗물질의 공간에서 전통적 개념의 책은 뤼 코르뷔지에의 자동차와 같이 질주하는 지식의 통신체가 되며, 아날로그적 개념과 버추얼한 개념의 책의 의미가 한 곳에서 돌고 도는 '연합주택'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그 안에서 모든 지식의 스펙트럼을 체험하고 나무며, 또 새롭게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다. ● 이번 전시의 구성은 바로 책의 리얼한 면과 버추얼한 면을 통합한 협주곡이라 할 만하다. 우선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지와 함께 아무 쓸모 없이 마치 무덤처럼 쌓여진 책 무더기를 만난다. 상자들 속에 버려진 책들과 삭아버린 책장 위에 얹혀진 그 수명을 다한 책들은 시체들처럼 널브러져 있다. 이제 책은 엄청난 공간을 차지하던 물리적 부피로서가 아니라 컴퓨터에 입력되어 정보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되는 현실이다. 기억의 무궁무진한 용량으로 압축되어 책이라는 육체를 '이탈'하여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식의 '탈육화'과정이 지식과 정보를 가상의 바다로 만들고, 그곳을 탐색하는 자는 항해자가 되며, 따라서 책의 의미는 리얼과 버추얼의 경계를 넘나드는 비물질의 운동체로 변하게 된다. ● 화랑 입구로부터 2층에 이르는 벽면에는 책방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뉴욕의 번즈 엔 노블 책방과 시립도서관, 일본의 나디프 소재 책방과 교보문고 등 세계 유명 서점의 현장을 찍은 이미지를 디지털 프린트로 출력하여 전체 벽면을 덮어버렸다. 책방 이미지는 거울과 같은 반영효과를 주는 실버 페이퍼에 프린트된 것으로, 가상의 저편이라는 버추얼 공간을 전제하도록 계산된 것이다. 여기에 진열대나 책상 등 실재 구조물들을 연결하여 설치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소중한 지식의 바탕이 된 철학책과 아트북 등을 빛을 발하는 '오브제 책'으로 만들거나, 책 속에 LCD 모니터를 장착하여 만든 '비디오 책'등이 놓여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여러 서점들의 이미지를 혼합시키고 변형시킨 동영상을 투사한다. 여기에 우리는 선사시대의 유물처럼 방기되어 있던 책이 그 운명을 다한 것이 아니라, 책에 담긴 지식과 기억, 온갖 역사의 흔적을 새로운 방식으로 순환시켜간다는 논리를 읽게 된다. ● 강애란의 책을 보면 금방 도시를 연상케 된다. 2층에서 만나는 세계 유명 서점의 이미지는, 일차적인 도상학적 유사성에서 보자면 현대성이 구현된 격자형 도시와 일치된다. 다시 말하지만 책은 그저 물건이 아니고 하나의 공간이다. 책은 시간과 그것의 깊이, 넓이와 부피를 담고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책 속에는 많은 사람들과 삶과 그 이야기가 매우 강력하여 전시장 전체를 마치 무대세팅처럼, 혹은 사이버스페이스의 감각처럼 와 닿게 될 것이다. 그 곳에서 우리는 지식의 유목민적인 방랑을 담아내는 책 본래의 사이버적 정체성을 발견하고,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언어와 지식, 소통의 차원들을 떠올려 보게 될 것이다. ■ 박신의

Vol.20010321a | 강애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