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명의 새벽

책임기획_진동선   2001_0328 ▶︎ 2001_0410

홍순태_서울 청계천_흑백인화_14×11inch_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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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1_0328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운구_김기찬_육명심_주명덕_한정식_황규태_홍순태

하우아트갤러리(폐관)

7인의 사진대가들의 첫사랑 같은 초기사진 ● 『미명의 새벽』전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니 여전히 풍미하고 있는 강운구, 김기찬, 육명심, 주명덕, 한정식, 황규태, 홍순태 이상 일곱 명의 사진대가들의 초기사진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한국 현대사진의 주춧돌이 되었던 일곱 명의 첫 사랑 같은 6-70년대 그 열정과 푸르름의 이미지를 보려는 것이다. 이들의 사진은 그 시대 영화가 보여준 '순정(純情)'과는 다르게, 전쟁의 상흔 그 파괴적 충격을 채 떨쳐버리지 못한 불안한 사회적 모습과 그로 인해 발버둥쳤던 개발시대 그 한국적 민주주의의 어두운 이면을 형상화하고 있다. ●강운구(1941- )의 사진은 우울하다. 시대의 암담함과 현실의 아득함이 절망으로 내려앉는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해가고, 그 속도만큼이나 우리를 한쪽으로 내몰았던 시대의 초상이 휴머니즘의 진한 향기를 전면에 뿌린다. ● 김기찬(1938- )의 사진은 아름답다. 사진의 아름다움보다는 사진이 머금고 있는 그 삶이 아름답다. 삶의 전면(前面)은 힘들고 고달파도 그 이면은 따뜻한 인정으로 충만한 달동네의 삶의 자취가 투영되어 있다. ● 육명심(1933- )의 사진은 엄숙하다. 경직되고 획일적이었던 사회, 한국적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 잠복했던 시대의 모습이다. 그의 초기사진은 시대의 아이러니를 은유와 상징으로 타고 넘는다. ● 주명덕(1940- )의 사진은 고요하다. 아니 침묵한다. 보는 것 이상을 말하지 않으려는 한 걸음 물러섬이 의지적으로 다가온다. 전후의 궁핍함이 개발지상주의로 연결되었던 그 시대, 그의 초기사진은 궁핍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아니 희망을 가지려는 소시민들의 삶의 단면을 골고루 비춘다. ● 한정식(1937- )의 사진은 뜨겁다.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숨쉬는 뜨거운 민족정신에 배어난다. 정치와 경제논리가 정신을 무력화시켰던 시절, 일제에 대한 치욕의 미열이 아직 남아있는 당시, 지식인으로서 시각이 사진 곳곳에 나타난다. ● 황규태(1938- )의 사진은 애처롭다. 삶의 모든 것이 힘들고 불안했던 시절, 끼니를 이어간다는 것이 삼백육십오일 근심으로 자리했던 그때를 투영한다. 그의 초기사진은 오로지 먹고사는 것이 전부였던 가슴아픈 시대적 정황과 혹독했던 가난의 그림자를 비친다. ● 홍순태(1934- )의 사진은 서늘하다. 화려함만큼 건조했던 시대, 경제개발이 최고의 선이었던 그 시절 사회적 풍경을 보여준다. 그의 초기사진은 시대의 이중성, 삶의 양면성을 헤집으면서 그로 인해 고통받았던 인간군상들의 사회적 아노미, 실존적 부조리를 이야기한다. ● 『미명의 새벽』전은 어떤 사람의 말처럼 "일곱 분을 한 자리에 모신 것만으로 뉴스가 되고 사건이 되는" 전시일지 모른다. 참여한 일곱 명은 한국 현대사진의 주춧돌이었지만 이들이 함께 참여한 전시가 그 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대사진이 80년대에 성숙하고, 90년대에 만개했던 것도 사진의 형식과 내용, 이론에 해박했고, 또한 확실한 자기세계를 구축했던 이들 일곱 명의 사진과 이론적 영향력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번 전시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사진계의 첫 지식인들이었던 이들의 초기사진을 통해서 암울했던 6-70년대 시대적 초상을 보는데 있다. ■ 진동선

Vol.20010326a | 미명의 새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