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인

이영조展   2001_0402 ▶︎ 2001_0414

이영조_익명인_2001

갤러리인데코 서울 강남구 신사동 615-4번지 Tel. 02_511_0032

대중 속의 개개인들은 한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다. 각기 그 나름대로는 삶의 주인공이고,때로는 보잘 것 없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자학의 생각도 할 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을 모두 알지는 못한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자.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의 뒷모습에서 이방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때로는 낯선이의 뒷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 나는 이미 그를 알고 있는 것이다. 뒷모습에서는 그 사람이 누구냐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거기에는 또다른 표정이 있다. 사람의 뒷모습에는 많은 감정들을 함축하고 있다. 보여지지 않는 삶의 이야기, 소외감, 위기의식, 상실감과 환희가 전해온다. 나는 이들의 평범한 뒷모습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개관적 시각으로 익명인이 되어 그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이들을 통해 자아를 발견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지도' 위에 익명인의 뒷모습을 표현한 것은 나의 객관적 감정으로 그들에게 접근하기 위함이며,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솔직함에서 나의 모습을 찾고자 함이다. ● 땅을 이해하는 방식이 옛날과 지금은 판이하다. 지금은 땅에 어떤 이치가 있다든가,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시각으로 당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옛 사람들은 땅에 음양과 오행의 이치가 있고, 그 이치에 따라 땅이 살아 있다고 보아, 그 생명체적 요소를 강조해서 그렸다. 그래서 방위에 따라 오행의 색깔을 다르게 칠하고, 산과 강은 뼈와 혈관으로 이해하여 그 맥을 강조하여 그렸다. 우리가 옛지도를 볼 때 당에 대한 애정이 솟구치는 것은, 땅이 생명체로써 살아서 약동하여 그 기운이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_『우리 옛지도 와 그 아름다움』 중에서 ● 그리고 '우리 땅의 지도'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한 환경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익명인과 지도의 만남은 우리의 아픈 과거사를 한번쯤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며, 현실과 미래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 이영조

Vol.20010331a | 이영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