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진 한 장

전민조 사진展   2001_0502 ▶︎ 2001_0508

전민조_감금해제 1987.6.25_흑백인화_1987

정치인 김대중 씨가 자택에 연금된지 78일만에 감금해제 되었다. 동교동 집 거실 한쪽 벽에 감금 날짜를 지워나간 '불법 감금'이라고 씌어 있는 현황판 옆에서 김대중 씨가 전화를 받고 있다. 그는 1985년 2월에 미국에서 귀국한 후 54차례에 걸쳐 186일 동안 연금을 당해왔는데, 한번에 78일의 연금이 가장 길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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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아트 갤러리(폐관)

보도사진은 그 한 장으로서 역사의 교과서가 된다. 수만 단어의 말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왜곡되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진만은 단 한 장만으로서 왜곡없이 있는 그대로를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만국공통어라는 사진, 그 한 장의 사진속에 담을 수 있는 세상의 이야기는 너무도 깊고 무한하다. 그 중에서도 한 장의 보도사진에 담긴 세상의 이야기는 가장 넓고 가장 깊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보도사진가 전민조의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우리가 살아왔던 역사의 단면, 그 강렬했던 삶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박정희 정권에서 노태우 정권까지의 정치적 난맥상, 무엇이든 이룰 수 있었던 ''無錢有罪, 有錢無罪''의 권력과 금력의 사회상, 그리고 경제개발 최우선 정책에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윤리와 도덕과 관습의 헐벗음 등 전민조의 『그때 그 사진 한 장(사진기자수첩 1968-1991)』에는 그때의 세상의 이야기가 스펙트럼처럼, 삶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유장하게 펼쳐져 있다. ● 하우아트 갤러리에서 선보여질 사진들은 그것들 중에서 예술성이 뛰어나거나, 시대에 대한 회고적 정서를 유발시키는 사진을 모은 것이다. 역사의 현장에 섰던 보도사진가의 차가운 관찰의 눈보다는 보편적 인간으로서 따뜻한 시선의 사진을, 뉴스가치가 큰 충격적인 사건중심, 현장중심의 사진보다는 그 너머의 감춰진 진실의 문에 살포시 여는 요란하지 않은 사진을, 그리고 사진 한 장에 모든 것을 말하고 싶어하는 뉴스사진보다는 보면 볼수록,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깊은 의미가 배어 나오는 예술로서의 사진만을 모았다. ● 전시장에 걸릴 사진들은 그때의 사진이다. 전시를 위해서 최근 제작한 사진이 아니라 그 시절 다급한 숨결이 들리는 뜨거운 사진들이다. 마치 오래된 16mm 흑백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전시장에 걸릴 사진들은 거칠고 생채기가 있지만 그러나 가식 없는 날 것이어서 오히려 긴 호흡을 할 수 있다.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보도사진가가 진실 앞에서 얼마나 많이 노심초사하고, 예측할 수 없는 위험 앞에서 얼마나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또 그 긴 시간과의 싸움 앞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을 내맡기는지 사진을 통해 알 수가 있다. ● 사진이 자체로서 삶의 역사라고 할 때 보도사진은 역사로서 역사이다. 이에 대한 증거를 우리는 전민조 사진에서 볼 수 있다. ■ 진동선

Vol.20010512a | 전민조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