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다

천성명 조각展   2001_0601 ▶︎ 2001_0609

천성명_잠들다_혼합매체 설치작품 중 부분_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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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창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Tel. 02_736_2500

가끔은 매일 지나는 거리에서 또는 항상 생활하는 공간 속에서 문득 그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것은 그만큼 그것들에 익숙해져 있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그러한 익숙함은 무감각해짐을 유발한다. ● 몇 년 전 형이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꿈속에서 형은 방에서 잠이든 상태였다. 잠시 후 어떤 여인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잠든 형을 들여다보고 "어, 아직도 자네"라고 말하며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 이 이야기를 들은 후 몇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나는 가끔 이유도 없이 그 꿈 이야기가 생각나곤 했다. 우리는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과 함께 말이다. ● 나는 이런 잠자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번 전시에서 들려주고 싶다. 꿈 이야기를 형상화함으로써 너무도 익숙함에 의해 무감각해짐을 '잠들다'라는 행위를 통해 표현하려 한다. ■ 천성명

천성명_잠들다_혼합매체 설치작품 중 부분_2001

천성명은 '눈물을 흘린다', '잠이 든다' 등과 같은 삶의 한순간을 포착하여 그 찰나의 행위를 반복시키고 지속시킴으로써 '익숙해져 있는 행위를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다. ● 재미있고 독특한 형태의 조각들과 설치작품들을 공간에서 재해석하여 보여주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설정하고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극적이면서도 시를 읽는 듯한 문학적인 상징성과 은유를 내포하여 우리의 흥미를 유발한다. 매우 사실적이지만, 꿈속에서 혹은 동화 속에서나 봄직한 인물들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묘하게 변형된 모습을 하고 서 있다. ● 작가는 '잠들다'라는 행위를 통하여 우리의 일상과 삶의 모습을 제시하면서 반어적으로 '잠에서 깨어나는 상황이 우리의 의식이 스스로를 인식하는, 즉 스스로를 살아있음으로 깨닫는 것이 아닐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 ● 이번 전시를 통하여 한편으로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몽환적인 천성명의 등장인물들을 만나봄으로써 우리의 실체라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말이다. ■ 최수란

Vol.20010605a | 천성명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