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_풍선

이승진 컴퓨터 그래픽展   2001_0613 ▶︎ 2001_0619

이승진_medicine-Ⅱ_컴퓨터 그래픽_2001

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반복과 차이; 기호화된 "말 풍선"의 이미지 ● 말Logos은 소통(communication)을 위해 사용하는 감성적인 질료(mati re)같은 특별한 기호(signe)와 음절의 체계이다. 말의 보편적인 기능 또한 언어의 차이점들을 중심으로 그것의 행위 안 에서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 더군다나, 文學的 예술에 있어서는 언어와 각기 갖고 있는 특수성으로 그들의 작품들을 실현한다; 단어의 한계에 따라서 사용된 음, 사고와 경험을 재단하는 태도, 문법에 의한 담화의 태도... 각각의 언어는 환원 될 수 없는 가능성의 예술과 또 다른 언어의 예술로써 제공되고, 文學的 작품의 미학적 가치들은 구성된 언어 속에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것은 해석의 美學的 행동을 위한 문제를 제시하도록 하며, 특히 詩에 대한 해석, 담화의 형식과 感性의 질료는 문학적 미학의 중요한 한 부분을 이루도록 한다. ● 이승진의 예술적 공간 속에 등장하는 話頭는 "말"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말"의 시작은 예술가와 예술작품, 관객 사이의 소통을 위한 매체로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이다. 원래 말은 논리적 특성을 드러내지만, 그녀의 작업 속에서 "말"은 논리적 특성이 아닌 "기호화된 말 풍선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녀의 작업 가운데 중심을 이루는 말 풍선은 그 스스로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 같으나 그 안에 내재하는 의미는 내용 없는 텍스트 대신에 작가와 관객 사이를 이어주는 연결통로를 발견한다. ● 작가와 관객 그리고 사물과 예술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교감(correspondence)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벤야민(W.Benjamin)的 사고에 의한 보들레르(C.Baudelaire)의 「교감」이라는 詩는 다음과 같이 해석된다. 꿈에서 어떤 동일성이 존재하는데 내용인 즉 "내가 보고 있는 사물들은 내가 그 사물을 바라보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라고 꿈속에서의 지각과정과 같은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보들레르가 「교감」이란 시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승진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말 풍선의 메타포(m taphore)는 작가가 관객에게 원하는 그 무엇은 예술적 상상력의 교감(correspondence)을 나타낸다. ● 이전에 이승진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말 풍선"의 이미지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사실적인 형상을 유지하고 있고,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과는 많은 조형적 표현방식의 "차이(diff rence)"를 가져온다. ● 먼저, 리히텐슈타인(Roy Lcihtenstein)의 작품은 인쇄된 만화적 이미지를 캔버스 위에 회화로 복제하고 옮기는 과정으로 행해지며, 이승진의 작품은 만화적 이미지의 한 부분인 말 풍선의 기호를 다시 컴퓨터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회화적 이미지로 승화시키는 작업과정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리히텐슈타인과 이승진의 작업은 일종의 끝임 없는 팝 아트의 원형을 패러디(parody)하고 "반복(r p tition)"을 통하여 패러디(parody)된 작품을 연속해서 재 패러디한 것일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계속되어지는 차용과 수용의 문제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현상들은 현재적 입장에서 바라본 현대미술의 단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리라. 다시 말하자면 가까운 전통에 대한 긍정적 회귀이며 또한 포스트모던 이후의 예술적 경향을 예감하는 것이다. ● 최근의 그녀의 작업 안에서 말 풍선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과 모더니즘 회화의 이중적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 그녀의 작품에서 가장 중심 축이 되는 말 풍선의 이미지는 마치 패턴처럼 "반복"된 형태의 군집 상태를 이루고, 그것은 부분적으로 씨실과 날실로 잘 짜여진 직조의 형식을 연상케 하며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세포조직과도 같다. 화면에 연출되는 색은 적색과 청색, 검정 색이 주조를 이루는데 흰 테두리 안에 프린트된 색들은 몬드리안(P.Mondrian)의 컴퍼지션을 연상케 하며 와홀(Andy Warhol)의 실크스크린 작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반복된 형상 속에 녹아버린 검정 색과 적색, 청색의 겹침의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말 풍선"의 이미지로 드러내기 위해 본질을 소멸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형상의 "기호(signe)"를 생성시킨다. 반복되는 "말 풍선"의 이미지들과 색 면으로 처리된 기하학적 추상은 모던이즘과 포스트모더니즘적 경향에서 교배된 제3의 예술의 교차로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은가?

이승진_ture & false_컴퓨터 그래픽_2001

작가 이승진 그녀는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형식과 매체를 통하여 "말"의 내용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 이번 전시를 통해 그녀 의 작품의 중요한 소재들은 상당히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파라독스(Paradox)를 선택한다. ● 첫째, 작품제목에서 보여주는 「쌌다, 뭉갰다, 칠했다」의 의미파악은 "말"의 원래적 기능에서 벗어나는데, 말은 입으로 토해내기도 하지만 배설물처럼 싸고, 뭉개며, 칠하기도 하는 역설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말의 실수로 인해 벌어지는 결과를 행위의 표현방식을 취함으로 말의 논리적 기능이 상실될 경우 말은 남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타자에게 아무런 의미 없이 내뱉은 말 때문에 절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 둘째, 「눈, 귀, 입」란 작품은 눈으로 말하고 귀로 들으며 입으로 토해낸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눈, 귀, 입의 역할과 기능은 '말'이 가지는 에너지의 유사함을 포함시킨다. ● 셋째, 작품 「메디신 medicine」은 말 풍선의 형상을 약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여러 개의 캡슐모양이 즐비하게 배치된다. 반복된 캡슐의 형상들은 표면에 깔리고 그 위에 커다란 말 풍선의 이미지가 그 형태들을 덮어 버린다. 여기서 말 풍선과 캡슐의 기호화된 이미지는 하나의 예술적 표현행위가 병든 자를 위해 치료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미로 파악해도 될 것이다. ● 끝으로, 작가 이승진의 작품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우선 디지털(digital)시대의 미술이 갖는 특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호 작용성, 완전 복제성, 복잡성의 특징과 함께 "반복과 차이"의 예술적 혹은 조형적 구조 형식을 빌어 포스트모더니즘 的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상징적 "기호로서의 말 풍선의 이미지"들은 반복된 형태를 취함으로 와홀的인 이슈를 우리에게 제공하는데, 사소한 것들과 일상적인 것들의 소중함과 우리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꿈의 허상을 깨우는 것처럼, 작가 이승진은 예술가의 오만한 위상을 내 세우기 보다는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공유하는 진정한 삶의 장소가 곧 그녀의 작품 속에서 공존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 한광숙

Vol.20010613a | 이승진 컴퓨터 그래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