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랄라 대행진

나는야 행복한 아저씨   글, 그림_현태준

저자_현태준∥쪽수_280쪽∥전면컬러∥가격_9,500원∥판형_신국판∥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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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라픽스 www.ag.co.kr

동전을 넣으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저금통이나 초록색 이태리 타올로 만든 핸드백을 본 적이 있는가? 신식공작실이라는 브랜드를 걸고 이런 엉뚱한 물건들을 기획하고 만들어낸 사람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로 활동중인 현태준(36)이다. 자신을 '장난감연구가'라고 소개하며 날마다 재미있는 일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는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글과 그림을 모아 별난 책을 한 권 출간했다. ● '작품과 인생에 대한 그의 유쾌한 생각들'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는 이 책을 진지하다 못해 엄숙한 느낌마저 주는 다른 디자이너나 작가들의 책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현 씨의 경우는 두 가지 모두 가볍고 경쾌하다 못해 엽기적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알록달록한 키치적인 색채에 본인을 모델로 한 배불뚝이 아저씨가 등장하며 글과 그림, 사진이 어우러져 전개된다. 주요 내용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1. 일러스트 작업 ● 그래픽디자이너들의 모임 '진달래' 회원으로 활동하며 전시했던 포스터와 작품들을 선보인다. '매월 18일은 바람피는 날', '눈치 보지 않는 사회 우리나라 좋은 나라' 등의 표어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과 삶에 대한 작가의 솔직함이 잘 드러나있다.

2. 즐거운 생활 ● 그의 인생철학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취미생활에 대한 이야기. 그동안 수집해온 장난감들과, 하루 여행 경험을 소개한다. 전국의 문방구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장난감들을 소개하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취미에 대한 처방을 들려준다. 1970,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자신의 추억을 상기시켜볼 수 있을 것이다.

3. 아저씨 이야기 ● 황당하고 익살스러운 콩트식 스토리들. 치사빤스 아저씨의 고백수기, 외로운 영희, 불쌍한 철수 등등으로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욕구와 생활을 희화화하였다.

4. 어린 시절의 추억 ● 옛날 일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현재 시점에서 엉뚱하고 기발한 자신만의 해석을 내리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모아온 7,80년대 책에 대한 이야기들은 앞에 나오는 장난감들과 함께 독자들을 추억 속으로 초대한다.

1. 항상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2. 절대로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3. 급해도 절대로 뛰지 않는다는 인생철학을 가진 주인공 뚱땡이 아저씨는 음식과 놀이, 여자에 집착한다. 이 주인공은 저자 자신과 오버랩되면서 독자를 웃기다가 어느새 낯선 동네의 간판이나 학교 운동장의 놀이기구, 동심을 되살리는 장난감들처럼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에서 뜻밖의 즐거움과 미학을 발견하게 이끌고 있다. ● 비평가인 김민수 전 서울대 교수는 현태준의 작업에 대해 "알몸 그대로의 솔직함으로 개개인의 삶이 지닌 사회적인 가치와 의미를 복원시킨다...삶의 욕망과 일상을 건강하게 드러내고 평범한 삶을 감싸안는다"고 평했다. 일견 지극히 개인적이고 엉뚱하게 보이는 그의 작업은 모든 사람들 속에 숨어 있는 가장 솔직한 모습들을 그대로 드러내고, "남들이 기대하는 대로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서 즐겁게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천진한 유희정신으로 엮어놓은 것이다. ● 저자는 이 책을 심심풀이 땅콩처럼 읽고 보아달라고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보면서 잠시라도 골치아픈 일상을 벗어나 땅콩처럼 고소한 삶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안그라픽스

뽈랄라 대행진에서 '뽈랄라'의 뜻은? ● '솔직하게 휘파람을 불자'라는 뜻으로 내가 제멋대로 해석한 것이다.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포르노(외설 문학, 호색[에로] 문학; 춘화; 에로 사진이란 뜻)가 우리나라에서 촌스럽게 뽀르노로 불리면서, 뽀르노+랄랄라의 합성어가 된 것인데, 직접적으로 해석하면 뽀르노는 즐거워! 가 되지만 나는 이것을 비유적으로 생각하여, 뽀르노는 비단 에로물이라기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 체면 차리기. 모범적인 척하기, 좋아하지만 숨겨야 하는 것들의 모든 총칭으로 생각하여 눈치보지 말고 각자 좋아하는 것을 솔직하게 즐기자란 다소 폭넓은 뜻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쉽게 말하자면 남이 뭐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자! 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회식하는 날 중국집에서 사장님이, 여러분 아프리카에선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을 생각하는 뜻에서 제일 싼 짜장면으로 통일합시다! 하자 주변의 사람들이 찔끔 찔끔 눈치만 보며 뭐...그러지요....조,좋은 생각입니다...(속으론 비싼 요리를 먹고 싶지만)할 때 '그래도 저는 탕수육이 먹고 싶은데요!' 한다거나, 지하철 안에서 만화책을 보면서 회사 가고 싶지만 왠지 어머머 다 큰 어른이 애들 보는 만화책이나 본데~얼레리꼴레리~~할까봐 멀뚱멀뚱 심심하게 지루한 지하철 생활을 하는 것 등이다. 이리하여 뽈랄라 대행진의 참뜻은 우리 모두 모여 솔직한 마음과 자세로 휘파람을 불면서 즐겁게 희망찬 앞날을 향해 힘차게 걸어나가자!! 란 아주 긍정적인 뜻이랍니다 (~o~) ■ 현태준

현태준의 알몸 그대로의 솔직함을 보면 "뭐 이런 생쑈를 공개적으로 하나?" 하면서 헛기침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사람을 편안하게 끌어당기면서 환하게 웃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왜냐하면 그의 작업은 개개인의 삶이 지닌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복원시키기 때문이다. 그의 왕성한 도착증(?)은 우리의 음식, 포르노물, 장난감, 만화, 누추한 골목 문화로 끝없이 펼쳐진다. 36살의 젊은 오빠가 대놓고 즐기기에는 남세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그의 걸쭉한 이야기는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와 같은 그의 생김새처럼 느끼하지 않고 시원한 맛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는 동심을 유지한 탓이리라. 어쩜 그의 철수와 영희로 대변되는 교과서 이미지가 전근대적 강압식 훈육에 길들여지고 상처받은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상처는 감춰졌을 때가 아니라 환히 드러났을 때 치료되는 법이다. 그의 명랑 글그림은 근대성과 효율성의 잣대에서 밀려나 주변으로 소외된 우리네 욕망과 일상을 건강하게 드러내고, 예술의 전당이 허접하게 취급하는 평범한 삶을 감싸안는다. 그는 우리 곁에 "이봐! 내숭떨지 말고 스스로 당당하게 즐겨봐!"하며 실실 쪼개고 있다. ■ 김민수

현태준은 남근주의적인 위계질서, 제도적 틀거리, 도시 여피들의 역사적 이미지와 감수성에 대해 전복적인 시비를 건다. 현태준의 역사에 대한 시비는 치기, 유치함, 엉뚱함 등 발칙한 미학적 상상력을 그 근거로 가지고 있는데 이 상상력은 상당한 쾌감을 준다. 현태준은 넓은 의미의 페미니즘, 철없는 어린아이, 비사회적인 광인 등을 지지하며 옹호한다. 특히 몽상가 현태준은 비사회적인 광인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를 보이는데 구조의 거대한 기회에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인간의 전형으로 그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태준의 진실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 엄혁

Vol.20010820a | 뽈랄라 대행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