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근대미술 복원과 통합을 향한 첫걸음

배운성展 / painting   2001_0907 ▶ 2001_1021

배운성_자화상_캔버스에 유채_60.5×51cm_1930년대

덕수궁미술관 제2전시실 서울 중구 정동 5-1번지 Tel. 02_779_5310

1998년 개관이래 덕수궁미술관은 『다시 찾은 근대미술』전, 『근대를 보는 눈』전, 『선과 여백-작고작가 드로잉』전, 『손의 유희-원로작가 드로잉』전, 『한국근대미술의 한 단면- 한국은행 소장품을 중심으로』전, 『심산 노수현 탄생 100주년 기념』전, 『서거 60주년 기념 석지 채용신』 전 등 한국근대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를 중점적으로 개최하여 왔다. 이 전시의 가장 큰 성과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근대미술작품의 발굴과 공개가 이루어졌고 그에 근거하여 작가들의 활동을 재조명하고 근대미술에 대한 연구에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는 점이다. 다시 공개된 작품중 상당수는 작가, 유족 혹은 개인 소장가에게 보관되었던 것들로서 하지만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하여 그동안 방치되어 있거나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이었다. 이런 작품들이 전시를 통하여 하나, 둘씩 발굴됨으로써 한국근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평가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하여 그동안 잊혀져 가던 우리의 과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현재 한국미술의 뿌리가 어디에서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 『배운성』전은 역시 한국근대미술의 역사를 복원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된 전시이다. 더욱이 이 전시는 배운성이라는 작가의 재조명을 통해 우리 근대미술의 분절된 단면을 이어보려는 노력을 보여주고자 한다.

미쯔이 남작과 그의 작품_종이에 잉크_52×40cm_1935

배운성은 1900년 서울에서 태어나 1920년부터 1922년까지 와세다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1922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 국립미술종합대학교(1925년 - 1930년)에서 공부하였다. 그는 1940년 귀국하기 전까지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 수차례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살롱 도똔느(1927년)를 비롯한 여러 공모전에 유화, 판화를 출품하여 입상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1940년 9월 귀국한 뒤 활발하게 활동하였는데 1947년 송정훈 등과 함께 제1회 앙데팡당 전을 조직하였고 1948년 뒤늦게 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작품활동 이외 1949년 제1회 국전 서양화부에 추천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였고 홍익대학교 미술과 초대학장, 경주예술학교 명예학장으로 추대되는 등 미술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 하지만 6.25 전쟁 당시 9.28 수복을 전후로 월북하여 조선 미술가동맹, 평양미술대학, 미술출판사 등을 중심으로 북한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종전후 그의 작품을 공개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또한 그의 작품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게다가 배운성이 192, 30년대 제작한 대다수 작품들이 유럽에 남아있어 배운성의 작품에 대한 연구는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월북작가의 대표적 인물이었던 배운성의 작품이 알려진 것은 1988년 납북, 월북작가 해금조치 이후이다. 소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유럽에서의 활동상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부터였으나 그의 작품은 실제작품이 아닌 그저 사진으로만 국내에 알려져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작품은 배운성이 1940년 귀국할 당시 유럽에 남겨두고 온 작품 중 일부이다. 몇 년전 우연한 기회에 파리에서 어느 한국인수집가가 구입하게 되면서 작품의 존재가 드러나게 되었다. ● 출품작품은 모두 48점으로 배운성의 주특기인 판화 1점, 드로잉 1점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유화로 그린 작품들로서 사실주의적인 경향의 인물초상과 전통민속을 다룬 그림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는 배운성의 진작을 공개함으로써 통하여 그의 작품세계를 널리 알리고 향후 연구자들에게 연구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배운성의 월북이전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남북한 미술계 모두에게 문제시되었던 자료의 부족과 접근의 제한성을 해소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이는 나아가 남북한 근대미술의 복원과 완전한 통합을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양 미술계의 이러한 시도가 거듭될 때 진정한 미술발전의 기초를 확립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호이해를 구축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류지연

Vol.20010922a | 배운성展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