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찾는 자유로운 유영

올해의 작가 2001 : 권옥연展   2001_1107 ▶︎ 2002_0120

권옥연_부채를 든 女人_116×72cm_1954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 제1, 2전시실 서울 중구 정동 5-1번지 Tel. 02_779_5310

이 전시를 통해 우리는 권옥연의 구작과 신작을 전체적으로 조망하여 권옥연의 작품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어 어떠한 변화과정을 거쳤으며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조형의식의 핵심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평생을 회화의 영역 안에서 끊임없는 자기갱신을 실천한 한 화가의 의지와 노력을 되새겨 보고자 하는 것이다. ● 권옥연의 작업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초기에는 구상적 화풍을 띠다가 50년대 후반이후 70년대 초반까지는 추상적 경향과 초현실주의적 경향을 결합한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양식의 화풍으로, 이후에는 인물, 정물, 풍경 등의 구상적 화풍으로 회귀하는 변화의 과정을 거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 때문에 권옥연은 어느 경우에는 구상작가로서, 또 다른 경우에는 추상작가로서 여겨지고 각각의 잣대에서 각기 다른 평가를 받아 왔다.

권옥연_자화상_캔버스에 유채_53×40cm_1970

권옥연의 작품들은 그것이 구상적이든, 추상적이든 간에 독특하면서도 일관된 특징을 드러낸다. 권옥연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그의 감수성에 바탕을 두고 그만의 시각과 기법을 통해 창출된 둔 회화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 권옥연은 그의 마음속에 잠재하는 형상이나 환상을 그리기 위해 여러 가지 사물을 변형시키고 조립함으로써 독특한 이미지를 표현해 왔다. 즉 고대의 상형문자나 토기와 목기 같은 전통적 기물, 기묘한 풍경 또는 여인을 모티브로 삼고, 채택된 소재들을 과감히 변형하거나 해체함으로써 강한 상징성을 지닌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 그가 창출해 낸 이미지들은 작가가 부여한 독특한 상징적 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보면 볼수록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권옥연에 대한 화단의 분류와 평가가 분분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권옥연 자신이 세속적인 잣대에 무심하다는 사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넘어서서 화가의 본분을 다해 자신만이 그려낼 수 있는 이미지를 찾아 자유롭게 유영(遊泳)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개성적 화풍이 완성한 개인양식은 '이미지'와 '상징성'으로 압축되어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 권옥연이라는 한 사람의 작가가 이룩한 이 예술세계는 고독하지만 어떤 다른 이와도 비견될 수 없는 고고한 독자적 경지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들은 권옥연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우리 마음속에 각인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국립현대미술관

Vol.20011104a | 권옥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