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와 로봇이 만났다

주동진_이기일 조각展   2001_1226 ▶ 2002_0115

이기일_Landscape_담배케이스, 투명실_6.5×9.5×9cm_2001

갤러리다임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1번지 관훈클럽빌딩 B1 제2전시장 Tel. 02_739_1425

각각 다른 소재와 주제로 작업하며 다른 색깔로 발전해온 주동진, 이기일 두 조각가의 작품을 선보인 「거북이와 로봇이 만났다」展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실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담배케이스와 알루미늄으로 재현된 거북이와 로봇이 그들의 새로운 실험에 초대된 손님들이다. 이기일의 로봇은 어릴적 기억속에 한번쯤은 있을법한 극히 평범해 보이는 로봇이다. 각종 담배회사 로고가 찍힌 실제 담배케이스를 이용하여 재현한 로봇에는 요즘 그 흔한 기계적인 요소 한군데 찾아볼 수 없다. 정적인 듯 천장에 매달려 있지만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로봇이 정적인 체로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향해 날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각종 담배회사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은 로봇은 우리가 이제껏 보아왔던 정의를 위해 싸우는 만화 영화속의 로봇과는 사뭇 거리가 느껴진다. 아이들의 장난감과 어른의 담배가 한데 어울어진 로봇에게서 현대의 이중성과 양면성을 느낄 수 있다.

주동진_공생_알루미늄_각각 2.5×6×3cm_2001

주동진의 거북이는 껍질과 복제에 의한 재현이다. 복제되어 작품으로 제시된 거북의 껍질은 영겁의 세월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세월의 흔적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생태학적 재해의 상징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거북의 형상이나 그 껍질을 복제하여 만든 작품들, 알루미늄으로 재현된 거북이는 급변하는 현대에서 작은 여유를 느끼게 한다. 거북이와 로봇의 만남에서는 우리가 이미 익숙해져 있는 현란한 영상과 설치로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는다. 단지 자연스럽고 편안한 미술로 잠시 여유를 느끼게 해주며 장난감 가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로봇을, 어항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거북이를 즐겁게 만나게 해 줄 뿐이다. . 이렇듯 현대미술의 새로운 실험을 엿볼 수 있는 두 조각가의 작품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가는지 기대를 가져 보아도 좋을 것이다. ■ 이승영

Vol.20020104a | 주동진_이기일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