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의 향기, 수묵의 조형

韓·中·日 현대수묵화展   2001_1212 ▶︎ 2002_0208 / 월요일 휴관

서세옥_사람_종이에 수묵_173×138cm_1998_한국

초대일시_2001_1212_수요일_01:00pm

국립현대미술관 제1,2전시실 및 중앙홀 경기 과천시 막계동 산58-1번지 Tel. 02_2188_6000

원래 동양의 회화, 그 중에서도 특히 수묵화(水墨畵)는 담백하면서도 무궁무진한 표현양식과 신비스러우면서도 현학(玄學)적인 먹색의 조화 등 동양인의 정서와 체질에 알맞은 재질과의 일체감으로 인하여 그 정신적 깊이를 가늠하기 힘든 심오한 표현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 또한 수묵화는 상징성이 강한 장르로 직관(直觀)을 요지로 하는 까닭에 생략과 강조, 함축과 은유야말로 수묵화의 본질이라 할 수 있으며 대상의 불필요한 부분을 생략함으로써 화면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 흔히 서양회화를 대표하는 영역으로 유화(油畵)를 손꼽는다면 동양회화를 대변할 수 있는 것으로 수묵화(水墨 )를 들 수 있다. 그리하여 이 두 가지 표현장르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미술형태로서 오랜 세월동안 자리 매김 해 왔으며 각각의 고유한 미감과 조형적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근대이후 동양 미술문화의 상징적 존재였던 수묵화 분야는 서구 현대미술문화의 화려함과 다양성에 가려 그 존재가치가 제대로 이해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동양화의 기본적인 재료인 지(紙). 필(筆). 묵(墨)이 질료 일변도의 일방적 수용이나 해석에 따라 바탕에 담겨있는 정신적 특성이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양의 회화 매재가 물리적 성향과 정신적 영역의 이원적 구조에 의해 이해되어져야 될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따라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번에 동양의 정신문화와 고유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수묵화 분야를 한(韓)·중(中)·일(日) 3개국을 대표하는 현역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각 국의 독특한 수묵화의 특성과 발전양상을 비교 연구해 볼 수 있는 기획전을 마련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 먹의 고유한 특성인 직관과 함축미를 바탕으로 종이의 수용성과 붓의 활달한 운필의 기세를 현대화 된 조형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동양 회화의 다양한 모습과 재질적 특성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조명해 봄으로써 향후 현대미술사 속에서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이응로_구성_종이에 수묵담채_129×66cm_1964_한국

『수묵(水墨)의 향기(香氣). 수묵(水墨)의 조형(造形)』전은 동양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紙)·필(筆)·묵(墨)을 주제로 그 사의적(寫意的) 정신세계와 형식적(形式的) 특징을 규명하여 동양회화가 갖고 있는 보편성과 우수성을 오늘의 시점에서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 이번 전시는 한·중·일 수묵화의 조형적 특성을 서로 이해하고 발전시키는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출품작가 및 작품의 선정에 있어 3개국 전시추진위원들의 1차 추천 후 미술관 전시담당자들과 수 차례의 토의와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출품이 결정되었다. 출품작가의 구성을 살펴보면 각 나라를 대표할 만한 작고작가 1명을 포함해 그 동안 수묵을 위주로 작품활동을 전개하여 한·중·일 3개국의 현대 수묵화단의 정립에 지대한 역할을 한 작가들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중국측 작고작가로는 근백년이래 최고 화제를 지녔다고 평가받았던 여류화가 쩌우스총이 선정되었고 일본은 다마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하면서 자유분방한 기질과 수묵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일본 현대 수묵화가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요꼬야마 미사오 화백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한국은 서구 추상미술의 미학적 개념을 화면에 도입한 현대적 의미의 수묵화풍으로 6·70년대 한국 화단의 독보적 존재로 활동했던 이응로 화백을 선정하였다. 각 국가간에 내재되어 있는 고유한 조형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의 협의를 거쳐 마련된 공통의 작가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첫째, 수묵화 또는 수묵담채화 작업을 하는 작가 중 사의적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수묵화 본질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작가. 둘째, 묵필법에 능한 작가 중 서체적 운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가. 셋째, 형상과 공간의 적절한 조화 등 여백미와 동양화가 지닌 조형적 특질을 잘 보여주는 작가. 넷째, 종이·먹 등의 전통재료에 대한 실험 의식을 통하여 동양화 고유의 회화적 물성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가 등이다.

요코야마 미사오_코시지 풍경:비 온 뒤의 에치젠_종이에 수묵담채_72.9×115.8cm_1968_일본_부분

이상과 같은 선정 기준을 바탕으로 출품이 결정된 한국작가들은 한국 수묵화 분야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관심을 기울여 온 70대의 원로작가들부터 최근 활발한 작품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40대 초반의 청년 작가들에 이르기까지 역량 있는 작가들이 폭 넓게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들을 선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었던 점은 중국·일본의 수묵화풍과 구별되는 한국만의 고유한 표현경향과 정체성이었다. 중국의 출품작가들이 격이 높고 활달한 문인화풍의 작품들과 깊이 있는 실험 정신 위주의 다양한 형상성을 보여주고 있다면, 일본의 출품작가들은 금속이나 유화재료 등 재료사용에 구애받지 않는 융합적 현상과 전위 서예의 독특한 운필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국의 작가들은 심의와 정신성에 우위를 두고 이를 철학적으로 규명하려는 형이상학적 개념과 추상적 화면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점은 사의적이고 담백한 특유의 문인화적 성향과 자유분방한 조형서체의 미학을 한가지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출품작가들은 분명히 전통의 조형양식을 바탕으로 현대미술사조의 새로운 흐름에 공감하고 있는 그들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송수련, 이종목 등과 같이 주재료인 먹에 호분이나 다른 오브제를 작품 속에 도입하여 매재 자체의 실험성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들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비정형의 형태를 수묵과 담채 만을 사용하여 추상적 개념으로 표현하는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출품작가들을 경향별로 분류해보면, 사의적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수묵화 본질의 의미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로는 서세옥, 이종상, 정탁영, 송수남, 송영방, 이철량 등을 들 수 있고, 서체적 운필의 조형화와 필선의 감흥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로 신영상, 여태명, 신정주, 정종해, 신산옥 등이 있으며, 문인화 풍의 담백한 필법과 여백의 미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로 홍석창, 허달재, 서근섭, 문봉선 등이 있다. 또한 매재에 대한 실험성과 추상적 개념의 현대화풍에 주목하고 있는 작가로는 이규선, 장상의 , 류근택, 이윤호, 김희영, 오숙환, 송수련, 이종목, 정치환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데 있어 밝혀두고자 하는 것은 수묵이나 수묵 담채를 작품의 주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작가라도 인물이나 실경산수화풍의 구체적 형상성을 추구하는 작가들은 전시의 취지상 부득이 제외하여 다음 전시 기획 때 초대하기로 하였으며, 비정형의 추상수묵계열과 정신성을 강조한 문인화 풍의 작가들 중 그 동안 활발한 작품활동을 통해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작가들을 여러 차례의 심의 과정을 거쳐 선정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문인화풍의 작가들은 전통화풍을 고수한 작가들이 아닌 현대 수묵의 실험 기법과 감각으로 새로운 문인화풍의 창조에 주력해온 작가들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수묵을 기조로 작품을 하였던 작가라도 지속적인 작업활동을 전개하지 않았거나 수묵화의 근본 개념에서 벗어난 작가들은 제외하였다. ● 또한 '한국미술 2001년'전 등 최근 1년 사이 우리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대규모 기획전에 한차례 이상 초대된 작가들은 선정될만한 자격과 역량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제외하여 다른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확대하였다.

저우스충_연꽃_종이에 수묵담채_55×100cm_1990_중국_부분

이번 전시에 출품하는 각 국의 작가들은 한국·중국·일본의 3개국 총 73명으로 최종 확정되었는데 한국측 작가로는 작고 작가 이응로(李應魯)를 비롯하여 서세옥(徐世鈺) 등 25명이 출품하며, 중국측 작가로는 작고작가 저우스총(周思聰)을 비롯하여 우관쭝(吳冠中) 등 27명이다. 또한 일본은 작고작가 요코야마 미사오(橫山操)를 비롯하여 히라마츠 레이지(平松 二) 등 21명으로 한국·중국·일본을 대표하는 화단의 원로 중견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데 이번 전시의 의미가 더욱 깊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작가들은 자신의 기질에 따라 주변의 영향으로부터 차별화 된 독자적인 조형의식과 미감을 가꾸어 왔으며 더 나아가 자국의 자연환경이나 민족성에 바탕을 둔 특유의 수묵화풍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의 효과적인 진열을 위한 전시장 구성은 제1, 2 전시실에서 중국, 한국, 일본작가들 순서로 배치하기로 하였으며 작고작가 특별코너 외에 한국측에서는 문인화 분야를, 일본측에서는 전위 서예 분야를 특징적 표현 분야로 분류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 사이의 중앙홀에 넓은 연결통로를 두고 그 안에 출품작가의 병풍작품을 배치하여 관람객이 작품사이로 지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또한 전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전시 추진위원제도를 활용하기로 하였는데 한국 측에서는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외에 전시담당 학예직으로, 장영준 학예연구관, 박영란 학예연구사가 선정되었고, 중국 측 전시 추진 위원으로는 타이 지키 중국미술가 협회 부회장이 참여하였다. 그리고 일본측 전시추진위원으로는 도쿄 야마타네 미술관 관장인 야마자키 토미지, 요네쿠라 마모루 일본 다마미술대학 학부장 히라마츠 레이지, 다마미술대학 교수, 카지카와 요시토모 교또 카히추칸미술관 관장 등 4명이 선정되어 이번 전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진심 어린 협조를 해주셨다. 또한 한, 중, 일 3개국을 비롯한 동양 미술문화 속에서의 수묵화의 본질과 조형적 특성을 분석, 연구해보는 학술 세미나를 전시기간 중 개최 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한국측 발표자로 이종상 서울대 박물관장, 중국 측은 장리천 중앙미술학원 교수, 일본측은 요네쿠라 마모루 다마 미술대학 교수 등을 내정하였다. 진행 내용을 살펴보면 1부에서는 각 국가별 수묵화의 특성과 발전 현황에 관하여 각 국의 발표자가 일정 시간 동안 주제 발표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2부에서는 자유토론 및 질의 시간을 갖도록 함으로써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방향성 찾기에 노력하고 있는 한·중·일, 3개국의 수묵화의 전개상황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출품된 작가의 대표작가 작품들과 학술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향후 전개될 동양화단의 수묵화의 흐름을 개괄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같은 규모의 기획전시가 지금까지 국내외적으로 한번도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 장영준·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학술행사_한·중·일 현대수묵화의 이해 2001_1212_수요일_01:00~05:00pm_국립현대미술관 소강당 01:00~01:50pm_한·중·일의 한자문화와 수묵_요네쿠라교수_일본 다마미술대학 교수 01:50~02:00pm_휴식 02:00~02:50pm_세계 회화사 속의 중국화_장리천화백_중국 중앙미술학원 교수 02:50~04:00pm_휴식 03:00~04:50pm_한국 현대수묵화 전망_이종상_서울대학교 박물관장 03:50~04:00pm_휴식 04:00~05:00pm_자유토론_발표자 및 장영준 학예연구관

■ 작가와의 만남 일정_국립현대미술관 제1전시실 2001_1215_토요일_02:00pm_허달재 2001_1222_토요일_02:00pm_유근택 2001_1229_토요일_02:00pm_문봉선 2002_0105_토요일_02:00pm_이종목 2002_0112_토요일_02:00pm_여태명 2002_0119_토요일_02:00pm_김희영 2001_0126_토요일_02:00pm_정종해 2001_0202_토요일_02:00pm_송수련

■ 작품설명회_ 전시기간 중 매일 03:00pm

Vol.20020106a | 수묵의 향기, 수묵의 조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