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APPING…

이상용展   2002_0130 ▶︎ 2002_0205

이상용_WRAPPING-0212_실물에 수성 접착제_가변크기_2002

갤러리 다임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11번지 관훈클럽빌딩 B1 Tel. 02_739_1425

왜곡된 기억의 재현 ● 익숙함... ● 첫 번째 개인전을 가지는 이상용에게서는 익숙함이 느껴진다. 그의 둥근 얼굴에서 느껴지는 푸근함이 그러하고 그의 작품에 쓰여진 오브제들이 그러하다. ● 그가 작품에 사용한 오브제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아주 사소한 것이기도 하고 익숙한 것이기도 한 그래서 무심코 지나쳐 버린 또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시각적으로 가볍고 작은 소재들(커피믹스 포장지, 안경, 일회용 면도기, 나뭇가지, 종이상자 등) 위에서 이상용의 'WRAPPING'은 시작된다.

이상용_WRAPPING-0207_실물에 수성 접착제_가변크기_2002

그가 이 'WRAPPING'을 시작하게 된 것 역시 작은 일상에서였다. 작품을 구상하느라 손을 이리저리 놀리던 그는 우연히 종이 붙이는 '풀(수성접착제)'을 보았고 무심결에 그 풀을 양손에 묻혀 떼었다 붙이기를 여러 차례 하였는데, 그러는 동안 풀은 가는 실타래가 되어 그의 얼굴과 옷 그리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사물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마치 거미줄에 갇혀있는 듯한 풍경이 재현되었는데, 그 풍경에서 그의 잃어버렸던 혹은 지워져버렸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되돌릴 수 없는 기억을 재현하였다고나 할까. ●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것들은 인위적으로 가공되었고 그로 인해 기억들은 가려지고, 가려진 기억은 점차 잊혀져 갔는데, 잊혀진 기억을 이상용은 어린 시절 놀이의 도구였던 '풀'이라는 재료로 다시 가공하여 재현한 셈이다. 그는 그 행위를 왜곡된 기억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상용_WRAPPING-0206_실물에 수성 접착제_가변크기_2002

작업하는 행위에는 여러 가지 방법적인 접근이 있지만 이상용의 작업에는 칠하고 깎고 붙이는 방법적 행위는 더 이상 없다. 단지 일상적이고 일반적인 것에 대한 'WRAPPING'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인위적으로 가공된 오브제에 'WRAPPING'을 지속하여 왜곡된 기억을 재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그의 작업에 중요한 화두이기도 하다. ● 이상용의 새로운 방법적 접근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 관심을 가져 보아도 좋을 것이다. ■ 이승영

Vol.20020202a | 이상용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