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Block Omnibus ProjectⅠ   2002_0209 ▶︎ 2002_0219 / 11,12,13 휴관

장연_Smile_석판화_70×100cm_2002_부분

참여작가 김문식_김미로_신경회_이계희_임필효_장연_차민영

관훈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 Tel. 02_733_6469

"어떠한 사물도 서로 얽히고 짜여진 텍스트 밖에서 홀로 고립적으로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없다" ● 고대인들에게 영혼은 동ㆍ식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땅 속에 묻힌 광물에도 있는 것으로 여겨져 영혼이 담긴 쇳덩이를 찾아내어 날카로운 칼을 만들면 그 칼에 여전히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 이렇듯 존재의 의미가 풍부하게 열려진 세계 속에서 자연적 세계와 인공적 세계는 서로 어우러져 관계의 그물망을 이루고 있었다. ● 그러나, 사회의 문명화가 가속되어 현대에 이르면서 그 관계의 그물망은 점차 절단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된 풍부한 의미를 상실해 버렸다. ● 특정공간을 탈피한 순(純) 시간 관념도, 특정시간에서 벗어난 순(純) 공간 관념도 없던, 시ㆍ공간이 서로 얽혀있던 유기적 그물망에 우리는 문명이란 칼을 대어 시간만을 잘라내었다. 그리고는 편의성을 앞세워 이를 시각적이고 획일화된 개념으로 수량화하여 '시계'라는 사물을 탄생시켰다. ● 그러나 '시계'라는 사물에 오히려 근본적 의미로서의 시간이 예속되어, 현대의 인간은 시간에 대한 경험이 갖는 리듬에서 분리되어, 기계화된 시계에 의해 삶을 진행하게 되었다.

임필효_3분 30초짜리 삶의 일대기_단채널 영상_00:03:30_2002
차민영_문턱-넘기_나무, 가죽, 혼합재료_180×134cm_2002_부분
김문식_No! recircle_판매용 손목시계_2002
김미로_Boring Image and Sound, Bored Eyes and Ears_디지털 영상_2002
신경회_Tel. pattern_석판화_70×100cm_2002_부분
이계희_The energy_알루미늄 판에 스팡클_190×180cm_2002_부분

시계와 이에 따른 스케줄에 맞추어 생활하는 모노크로닉(monochronic)한 시간인 M-time, 에드워드 홀은 현대사회에서 M-time의 철통같은 손아귀에서 해방된 삶을 영위하는 자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 이러한 시간관념은 인간 고유의 리듬이나 창조적 충동에 내재하는 것이 아닐 뿐더러 자연에 실재하지도 않는 것으로 '시계'는 인간을 자아로부터 소외시키고 시야를 편협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우리는 이 '시계'라는 사물을 없애거나 존재의미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 앞서 말했던 변질된 시간 개념인 '시계'는 이미 인간의 문명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 존재를 부정함은 무의미한 것이다. 오히려 우리의 작업은 시계에 풍부한 의미를 부여시킴으로서, 다시 복잡한 유기적 관계의 그물망 속으로 짜 넣으려는 노력이라 볼 수 있다. 일곱명의 작가는 이 '시계'를 각자의 창조적인 그물망 안에 넣어서 재해석하였다. 그리고 이 일곱 개의 그물망은 다시 포괄적인 그물망으로 이어져 '시계'의 의미는 무한하게 파생되어질 것이다. ■ 차민영

Vol.20020206a | 시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