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gative of Narrative

김월식 회화展   2002_0220 ▶︎ 2002_0226

김월식_Melo-dram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3cm×2_2001

초대일시_2002_0220_수요일_05:00pm

갤러리 라메르 2층 전시관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Tel. 02_730_5454

서사의 이면 ● Negative of Narrative는 작가의 시선에 머무는 그리 넓지 않은 반경에서 일어나는 작고 사소한, 지극히 개인사적인 이야기이다. 때문에 이 이야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작가가 일상에서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작업실과 그 내부의 사물들, 또 작가가 걸어서 산책할 수 있을 정도의 동네에 편안한 풍경들이다. ● 작업실과 사물, 동네와 풍경, 이 모든 것들은 작가에게 매우 익숙한 것들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것들이 작가를 편안하고 익숙하게 하지는 않았다. 불편함과 부담감을 가지고 사물과 풍경에 익숙하게 될때까지 작가는 교감을 위한 흥정를 하고 통정을 위한 거래를 감수한다. 비로소 익숙하다는 것은 이렇듯 적지 않은 흥정과 거래 속에서 교감과 통정을 인정하는 것이다. 대체로 이러한 거래는 사물과 풍경에 대한 기록과 관찰에 의해 이루어진다. 작가는 사물을 기록하고 풍경은 작가를 관찰하는 행위에서 작가와 사물은 모종의 동질감을 이루어내는데 이는 부부가 서로 닮아가는 과정에서 부부싸움을 하듯이 오해와 의심을 낳기도 하고 사랑과 연민을 만들어내는 행위와 닮았다. 또는 활극도 농담도 긴장도 없는 드라마처럼 서로의 처지를 방관 혹은 묵인하는 제스츄어를 취하기도 한다.

김월식_Negative of Narrative_패널에 아크릴채색_240×700cm_2000_부분

Negative of Narrative는 이러한 일상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불편하고 불안한 일상에 대한 시선, 즉 자신이 지배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인지할 때에 가지게 되는 원초적인 두려움의 이야기이며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내던지면서 비로소 접근하게 되는 사물의 깊이와 이면에 대한 발견의 이야기이다. 또 하이데거식의 표현을 빌려 사물과의 교감을 위해 자신을 부단히 비우는 일종의 방념(放念)과 같은 태도이기도하다. '모든 사물이 만나는 자유공간의 개방성에 자신을 열어놓고 맡기는 것', 이는 자신의 언어로 사물을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스스로 말을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동성을 의미하기도하며 생태적인 소재나 주제를 다루지 않더라도 사물에 대한 이러한 태도로써 작가의 시선이 생태학적 상상력에 의존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월식_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1487-19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700cm_2002

그렇다면 Negative of Narrative는 작가의 일상에 머무는 사물과 풍경에 대한 작가의 사적인 시선과 상상력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지극히 탐미적인 시선과 사적인 통찰력으로 사물에 접근하고 사물의 속도에 상상의 시간을 맞춤으로써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일상적 대상에 작가식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일상적 대상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예술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한사회의 중심과 질서에서 멀어져 개인의 삶과 닿아있다는 소신이며 일상에 대한 존중인 것이다. ■ 김월식

Vol.20020215a | 김월식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