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를 걷다

방병상 사진展   2002_0403 ▶︎ 2002_0417

방병상_소공동, 사랑에 관한 광고_컬러인화_2002

초대일시_2002_0403_수요일_05:00pm

대안공간 풀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21번지 Tel. 02_735_4805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상대방에 기대하는 것을 배워 소화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곧 사회라는 테두리가 가지는 의미이며 삶의 세계가 요구하는 기대에 충족을 만족시켜주는 법이나 규칙을 학습하며 자신도 모르게 반응하는 것이다. 도시라는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간에 각양각색의 행동들이 알게 모르게 보여지고 있다. 극장이나 벤치, 버스정류장, 지하철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은 각각의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상응하는 제스처를 보여준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지하철을 기다리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 인도에서 한쪽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 그 속의 인간들은 개인적 공간에서와는 달리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냄이 아닌 자신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이것은 자아의 이미지를 사회적 위치에 맞게 만들려는 인간의 외향적 표출과도 같다.

방병상_태평로2가, 프로스펙스_컬러인화_2002

이처럼 도시공간에서는 사람들에 의한 수많은 일들과 사건들이 계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들 중에서 사람들의 스타일, 표정, 행동에는 무한한 관심 꺼리가 제공되어 진다. 이것은 배우가 각본이 짜여진 연극무대에 서서 마치 연기를 하는 것과 같은 연출된 이미지로 다가온다. 이러한 것들에서 나의 작품은 시작되고 있다. 도시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스타일, 옷의 텍스츄어, 연극적 행동 등에서 보여지는 관심을 여러 시리즈로 드러내고 있다.

방병상_삼성역, 고개숙인 여자_컬러인화_2002

2000년 SK갤러리에서 전시되었던 'Red Road'시리즈는 도시일상에서 스쳐 지나는 익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신체에서 드러나는 성적인 요소와 옷의 텍스츄어를 이미지로 만들었다. 그리고 2001년 갤러리O2에서 전시했던 'Flowers'시리즈는 'Red Road'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업으로 '꽃'이라고 하는 텍스츄어를 이미지화시켰고 이것을 통해 복제된 물질들이 실제보다도 더욱 정교하게 묘사되어 대처되고 있는 현실을 얘기하고자 했다. 두 작업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얘기이며 도시에서 떠다니고 있는 많은 이미지들 중 여성의 신체와 옷의 텍스츄어를 가지고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도시의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을 가지고 작업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일상의 이미지들을 비일상적으로 대상의 분위기를 환기시켜 낯설게 하는 것이다.

방병상_신도림역, 여행용 가방_컬러인화_2002

이번 작업에서는 성적인 요소와 텍스츄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도시 공간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행동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낯설게 표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도시 공간에는 다양한 휴식 공간과 공공시설들이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공간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하고 있지만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나 습관이 구조화된 규율과 통제에 의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생각들을 기반으로 도시의 공간에서 드러나는 군중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장면을 이미지로 만들고 객관적 텍스트로 덧붙였다. 각 이미지의 텍스트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중심 이미지와는 다르게 설정되고 있는데 텍스트를 본 후 이미지를 본다면 작품에 대해 혼란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사진 이미지를 살펴보면 텍스트의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텍스트를 통해서 중심에서 주변부 방향으로 이미지를 읽는 방식을 탈피해 관객들에게 역으로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보게 하여 작가가 정해놓은 이미지의 텍스트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이렇게 시도된 하나의 작품들은 이미지와 텍스트간에 불일치되어 보는 이들에게 시지각적 충동으로 낯설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 방병상

Vol.20020404a | 방병상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