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異邦_仁川 차이나타운

주명덕 사진展   2002_0615 ▶︎ 2002_0727

주명덕_인천 차이나타운_흑백인화_1968

초대일시_2002_0615_토요일_05:00pm

한미문화예술재단 한미갤러리 서울 송파구 방이동 45번지 한미타워 20층 Tel. 02_418_1315

仁川의 西쪽 끝, 부두를 굽어보는 언덕의 「차이나 타운」은 異國的인 페이소스가 감돈다. 開港 이래로 華僑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1차대전이 끝날 무렵에는 지금 보는 中國人村으로 완성되었다. 6. 25가 터지고 홍콩과의 交易 중심이 釜山으로 옮겨가면서 쇠퇴 일로. 이제는 거의 「고스트 타운」이 돼버렸다. 타일로 새로 단장한 집도 있으나 異國에서 榮枯를 겪는 少數民族의 無常한 운명이 돌뿌리 하나에까지 스며있다._주명덕 1968 ● 이 글은 주명덕이 1968년 『월간 중앙』이란 시사 잡지에 「한국의 異邦」 시리즈를 매달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그 첫 회로 인천의 중국인 촌 즉 차이나타운에 관한 르포르타주 사진을 게재할 때 썼던 서문의 전부이다. ● 전 세계 곳곳에 스며들어 집단을 이루어 살면서 차이나타운을 형성시키는 중국인들이니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고, 실제 서울의 명동, 회현동 일대와 인천의 청관 지역은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엄연히 한국 내의 이방이라고 불릴만한 차이나타운들이 존재했었고 활성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우리의 사회적 변화 과정 속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 퇴락하고 말았으며, 오늘날에는 옛 추억을 가진 어른들의 회고와 넋두리가 그리고 아직도 남아있는 몇 개의 오래된 중국 음식점들 정도가 과거에 그 곳이 과거에 차이나타운이었음을 알게 해 줄 뿐이다.

주명덕_인천 차이나타운_흑백인화_1968

주명덕이 사진을 찍었고 잡지에 포토에세이 형식으로 발표한 1968년은 이곳 인천의 차이나타운이 분명 중국인들이 집단으로 살고 있던 삶의 현장이었으나 과거의 영화는 사라지고 쇠퇴하는 과정에 있었던 때이다. 이런 차이나타운에서 작가는 이국적 페이소스를 느꼈고 사진에 그런 감정을 담아내어 발표했던 것이다. 페이소스(Pathos)란 사전적으로 풀이하면 연민의 정을 자아내는 힘 또는 예술 작품 따위의 비애감 등을 표현하는 단어인데, 작가는 쇠락해가는 이곳에서 이국적이지만 연민의 정을 자아내는 어떤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30여년 이상이 경과한 이 시점에서 작가의 사진을 통해 텅 빈 스산함과 퇴락하는 것의 비애를 보고 공감하며 그것의 미학적 가치와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 주명덕이 전문적인 사진가로 이력을 시작하고 한국 문화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66년에 있었던 그의 첫 번째 개인전인 『홀트씨 고아원』을 통해서였지만, 그가 한국 사회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어 사진적으로 승화시키고 사진가로서 일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갖기 시작한 것은 바로 「한국의 이방」시리즈를 발표하면서부터였다. 「한국의 이방」 시리즈는 우리나라의 시사 월간지에 처음 실린 본격적인 포토에세이였고, 하나의 주제로 일정 기간동안 매월 연재되는 최초의 사진 작업이기도 했다. 이 시리즈는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비롯하여 미군 기지촌, 무당촌, 고아들의 집단 수용시설 등 당시 우리 사회의 소외되고 천대받는 인간 집단과 그들의 거주 지역을 주명덕의 감성과 눈으로 기록해 놓은 작업이었다.

주명덕_인천 차이나타운_흑백인화_1968

현재 주명덕의 사진 작업이 다분히 자연을 대상으로 한국의 미적 가치를 탐구하는 경향을 띠고 있고 또 그런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초기 사진은 한국의 사진 역사에서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르포르타주 혹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시작이었고 표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진을 지금에 와서 다시 보고 생각하는 일은 우리 사진의 역사를 재평가하는 중요한 사건일 것이다. ● 오늘날 세계적으로 사진은 문화와 예술의 중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고, 현대의 미적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때에 한국 사진의 제도적 기반 구축과 발전 그리고 이를 통한 한국 문화예술의 확장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한미문화예술재단』의 첫 공식행사에 주명덕의 『한국의 異邦_仁川 차이나타운』이 전시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한국 사진의 뿌리와 전통을 우선 점검해보는 일은 그것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더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현재와의 대화이고 미래의 거울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사족이다. ■ 박주석

Vol.20020621b | 주명덕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