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rainbow

황연주 sentimental project 1展   2002_1011 ▶︎ 2002_1022

황연주_sentimental imagination 1_디지털 출력, 라이트 박스_29.7×42cm, 가변설치_2002

초대일시_2002_1011_금요일_05:00pm

갤러리 아티누스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4-26번지 Tel. 02_326_2326

sentimentality ● 현실을 바라보고 싶어하는 방식 혹은 현실을 바라보는 선택적 시선 ● 나는 TV드라마나 순정만화를 즐겨보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나의 취미 생활을 자랑스럽게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문득 겨울 연가를 보다가, 통속적인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좀더 솔직해져야겠다는 용기가 솟아났다. 물론 나의 생활이 본의 건 본의 아니 건간에 온통 센치함과 통속성으로 가득찬 걸 생각하면 참을 수 없는 건 사실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가 가진 일정 분량의 센치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내 생각엔, 희망이나 삶의 기쁨과 같은 주제를 노래하는 모든 영화와, 소설과, 작업(?)에는 웬만큼의 감상주의적 잔재가 묻어나는 것 같다.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보고 있는 사람들은 우울증 초기 환자라고, 난 그런 우울증에 걸리지 않으려고 이렇게 센티멘탈한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 것일까? ● 센치함은 확실히 자기 기만과 현실도피적 성격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암묵적으로 센치한 시선을 유지하게 되는 까닭은, 스스로가 그것이 진실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센치함은 말그대로 센치하게 슬프게 표현되기도 하는데, 그건 아마도 현실에서 불가능한 어떤 것에 대한 체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황연주

황연주_over the rainbow_디지털 출력, 라이트 박스_80×120cm, 가변설치_2002
황연주_sentimental imagination 1_디지털 출력, 라이트 박스_19×19cm, 가변설치_2002
황연주_속도 2_디지털 출력, 가변설치_2002

오버 더 레인보우 ● 포스터가 참 예뻐서 영화를 보러 갔다. / 난 참으로 단순하여 포스터가 에쁘다는 작은 사실에 움직이고 또 바보같이 꿈을 꾼다. / 그런데 그 꿈너머엔 아무것도 없다. / 마치 무지개 너머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 그날이 오지 않았던 것처럼. / 하늘에 둥그렇게 뜬 건강한 무지개가 보고 싶다. ● 삼십세_ 사람들을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절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꽤 권위 있는 철학자가 한 말이라 그런지 우린 그걸 별 의심 없이 정설로 받아들이곤 한다. / 질풍노도의 시절- 그리고 주변인, 방황기라는 말들도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런 말들이 스스로를 규정짓는다고 배워왔다. / 어느새 서른이 되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20년 동안 계속해서 주변인이었고 질풍노도의 시절을 정신 없이 달리고 있다. 난 아직도 내가 커서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 /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 언제부터인가 나를 괴롭히고 있던 강박관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는 거다. / 나는 이제 갓 서른을 넘기고 있다. ● 속도_ 난 빠른 것과 높은 곳을 무서워한다. / 특히 빠른 것은 잘 견디질 못한다. / 운전을 처음 시작할 때, 남들만큼 빠르게 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무지한 스트레스였다. / 대화를 하다가도 상대방이 목소리가 커지고 눈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면 난 점점 느려지다 못해 급기야는 말 을 더듬고 할 말을 잊어버린다. / 난 빠르게 사는 것이 싫다. / 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 싫다.

일부 작품에서 박희정「호텔 아프리카」의 만화 이미지가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

Vol.20021010a | 황연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