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소리

김현경 수묵채색展   2002_1023 ▶︎ 2002_1029

김현경_자연의 소리_한지에 수묵채색_76.5×80.5cm_2002

초대일시_2002_1023_수요일_06:00pm

관훈갤러리 신관 1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Tel. 02_733_6469

한국화를 전통적인 기법에서 보면 먹을 위주로 표현하는 수묵화와 색을 위주로 하는 채색화로 나누어진다. 전통회화의 흐름에서 볼 때 과거엔 수묵화가 동양적 예술정신을 표현하는데 있어 채색화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아 왔었다. 이와는 반대로 요즘의 한국화의 경향은 수묵화보다 채색화의 비중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수묵화의 위기론 까지 등장하는 시점에서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자연'은 예로부터 한국화의 주요 소재로 등장했는데, 이는 자연에서 진의(眞意)를 찾고 그 속에서 동양적 자연주의 세계관을 형성하기가 적절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예술정신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김현경_자연의 소리_한지에 수묵채색_122×159cm_2002
김현경_자연의 소리_한지에 수묵채색_53×130cm_2002

김현경의 작업은 이러한 동양적 예술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의 끊임없는 소통 속에서 찾은 이미지들을 작가의 조형적 언어로 재해석하여 화면에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화선지 위에 나타나는 점·선·면의 형태들은 어떠한 이데올로기를 내포하지도 않으며, 잡다한 동양화론 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 스스로 느끼는 자연에 따르는 무위(無爲)에서 오는 순수한 작가의 행위로써 기본적인 조형요소를 통해 작가의 예술정신을 표출하고자 한다. 간결하고 단조로운 점·선·면들을 가지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므로, 화면 위의 표현들은 절제되어 있다. 그 화면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자.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자연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현경_자연의 소리_한지에 수묵채색_40×80.5cm_2002
김현경_자연의 소리_한지에 수묵채색_162×160.5cm_2002

지금 김현경은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아니 작가들은 항상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창작의욕은 계속 샘솟는 옹달샘과 같이 메마르지 않고 솟아야 한다. 창작의 고뇌가 이러한 점에서 어려움이 뒤따르는 이유겠다. 첫걸음은 신선함과 새로움에 대한 도전정신이 가미된다. 작가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아니 된다. 철저하게 망가지고 다시금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투지와 인내를 가지고 헤쳐나가야 한다. 작업은 힘든 인내와 고뇌를 화면에 응축시킨 작가의 모든 결정체인 것이다. 끝으로 작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개인전을 준비하면서의 느꼈던 감정과 마치고 나서의 여운(餘韻)을 오랫동안 간직하기를 바라며, 한국화 작가로서 새로운 모색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로 인해 작가로서의 생명력은 오랜 기간 호흡할 수 있으리라 본다. ■ 최재승

Vol.20021018a | 김현경 수묵채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