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속에 멈춰 선 자아를 찾아서

한호중 회화展   2002_1112 ▶︎ 2002_1125

한호중_flowing of self_나무에 혼합재료_162×130cm_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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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2_1112_화요일_06:00pm

진흥아트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104-8번지 Tel. 02_2230_5170

가끔씩 옛날로 돌아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어릴 때의 기억 속으로, 혹은 이전의 시간으로... '내가 만약 100년전에 태어났더라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멍하니 먼길에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 '그때의 시점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고, 그때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세상이 존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작가의 말에 난 깊이 공감한다. 역사는 한 순간도 빈 공간을 만들어 놓지 않기에. 매 순간 순간은 역사이다. ● 작가 한호중은 그러한 시간, 특히 과거의 사실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다. 역상의 소용돌이와 일상을 담담하게 하나의 평면 안에 담아가고 있다. 아직은 그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단계에서 정립된 형태를 제시함에 미숙하지만, 작업과정들을 보면 아카데믹한 순서를 밟아가고 있는 듯하다. '질풍노도'하는 배경과 1910년대의 사진의 어울림은 마치 TV에서 방영하는 역사 스페셜의 한 장면처럼 극적인 인상을 준다.

한호중_the past-now coexistence_나무에 혼합재료_162×300cm_2002
한호중_the past-now coexistence_종이에 혼합재료_130×400cm_2002

그러한 설명적인 분위기의 작업에서 다음 단계의 업은 화면을 좀더 상징화하는 작업으로의 변환을 갖는다. 다시 말해서 내용을 압축하고 화면을 정리함으로써 시각의 분산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정형화된 화면과 틀을 과감하게 박차고 나가는 붉고 날카로운 선은 강력한 에너지를 느끼게 하면서 동양화의 정신을 적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 즉, 확장의 개념과 무한공간을 암시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근작들에서 보이는 선과 면, 그리고 점과 색의 조화는 '칸딘스키 미학'과는 또 다른 동양적 미학을 추구함이 분명하다. 이런 양식이 어떻게, 얼마만큼 보완돼서 발전하게 될는지는 계속 지켜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동양화/한국화라는 장르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현대의 동양회화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그의 작업량과 열정을 보면 그만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한호중_flowing of self_종이에 혼합재료_72×90cm_2002
한호중_flowing of self_종이에 혼합재료_50×100cm_2002
한호중_Korea_나무에 혼합재료_162×300cm_2002

그의 작품에서 프롤레타리아적 사상과 저항의 의지들을 느끼게 하는 사진 속의 역사적 배경들은 며칠마다 서는 시골장에서 피어나는 순대 연기와 엿장수의 엿가위소리, 짚신 삼는 할아버지의 모습과 알사탕을 머금은 행복한 표정의 코흘리개 아이의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허락했다. 예나 지금이나 작가나 필자나 항상 그리움과 외로움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늘은 집 근처 넉넉한 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집에 가는 길에 붕어빵 장수나 군고구마 장사가 없는지 잘 살펴봐야겠다. 100년전에 맛보았음직한 그 맛을 느끼고 싶다. ■ 이홍원

Vol.20021112b | 한호중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