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VS 이윰: 바람풍, 바람끼

쌈지스페이스 연례기획 제1회 '타이틀 매치'展   2002_1126 ▶︎ 2002_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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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_2002_1205_목요일_05:00pm

쌈지스페이스 갤러리 서울 마포구 창전동 5-129번지 Tel. 02_3142_1693

쌈지스페이스 연례기획 '타이틀 매치' 전은 20세기의 아방가드르 원로와 21세기 차세대를 대결시킴으로써 대화를 도출하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매년 열리게 될 동 기획전은 노대가의 미술사적, 창조적 업적에 대한 경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현재 진행형의 작업을 화단의 미래를 걸머질 신진 청년작가와 한 선상에 놓음으로써 세대간의 인터액션을 조장하고 그로 인한 창조의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취지를 갖습니다. ● 세대별 주자들의 즐거운 한판 승부가 될 타이틀 매치전의 첫번째 초대작가는 한국현대미술 특히 실험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이승택과 90년대의 신세대 작가로 급부상한 이윰입니다. 두 작가는 바람을 공통된 모티브로 하여 이승택은 물리적 바람의 끼로 이윰의 영적 바람 기(氣)로 일궈진 독창적이면서도 공감적인 작품의 세계를 선보일 것입니다. ● 이승택의 바람은 그가 1950년대부터 해온 연기, 불, 대지 등의 무형의 소재를 이용한 탈 물질적 조각의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입니다. 바람이라는 무형의 원소를 시각화 한 그의 작품은 예술의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작가의 저항 정신과 비판의식의 산물입니다. ● 이윰의 작품, Ruach(루아흐)는 히브리어로 바람, 호흡, 영, 생명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신과 인간의 접점에서 부는, 문명사회에서 잊혀져 버린 인간 내면의 영적 영역에서 불고있는 바람입니다. 그녀는 이 Ruach라는 인간의 내면에서 불고있는 바람을 통해 관객과 대화하고자 합니다. ■ 쌈지스페이스

이승택_Untitled_오브제_1985
이승택_바람_헝겊_1970 / Untitled_오브제_1985
이승택_바람_생목에 헝겊_가변크기 현장설치_1970

바람 ● 늘 기존의 것들을 뒤엎어야 새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반 개념적 사고(思考)가 재학시절 나의 의식을 억눌려 왔다. ● 기실 어림도 없는 망상에 헤매다가 영화관 홍보뉴스에서 공장(工場)의 굴뚝 연기(煙氣)와 중동의 유전(油田)에서 뿜어대는 불기둥을 보고 작품화(作品化)한 것이 불, 물, 연기, 안개, 구름, 바람, 화산(火山), 개스 등의 존재에 대한 인식으로 「형체 없는 작품」이라는 새로운 미술(美術)을 얻게 되면서 비물질(非物質)인 바람을 내 손으로 직접 잡아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바람은 단순한 바람이라는 요소의 원용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통한 상황의 연출이라는데 매료를 느끼며 회화도 조각도 아닌 공간(空間)을 통해서 보이지 않은 바람을 보게 했다. ● 더욱이 조각적 양감(量感)에서 물적(物的)인 표현으로 다시 물질에서 비물질의 원소적(元素的)인 소재로 한정 공간에서 무한공간으로 無形(무형)의 원소를 시각화하는 물리적 수단을 통해 펄럭이는 소리(音)와 시간과 공간 속에 전개되는 움직임(動)으로 조각의 개념을 형태에서 상태(狀態)에로 바꾸어 놓을 수 있었다. ● 그리고 우리의 전통을 현대화하는데 가장 성공한 최초의 바람 작품이라고 자부해 보지만, 시기심으로 꽉찬 얼간이 기성(旣成) 세대들은 오히려 코웃음만 치고 있다. ■ 이승택

이윰_루아흐 ruach op.5 Shine_음향 설치_2002
이윰_루아흐 ruach op.5 Shine_음향 설치_2002
이윰_루아흐 ruach op.1 Moment of Breath_음향 설치_2002

ruach ● 히브리어로서 ruach는 바람 호흡 영 생명을 의미한다. 미세한 호흡에서부터 폭풍과도 같은 엑스터시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현실의 삶으로 초월해 들어오는 신의 영역속에서 불고 있는 바람이다. 메마른 황무지같은 그곳에서 불고 있는 이 신비로운 바람.. ruach(wind, breath, life, spirit)은 이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 '사랑'과도 같은 것이었으며 stream of Life로서 흘러나가고 있었다. 현대의 고도화된 기술과 물질 문명사회에서 단절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닌 것을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알게 되었다. ● 인간 내면속 스스로 단절되어지고 있는 것들, 언어를 잃어버린채 막혀진 것들.. 상처 가운데 갇혀져서 웅크려지고 있는 것들.. ● 나는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볼때 그의 외면을 보지 않게 되었다. 나의 눈의 촛점은 그 사람 눈안에 있는 혼의 눈.. 또 그 혼의 눈안에 있는 영의 눈에 시선을 맞춘다. Spiritual communicator와도 같이 감추어진 가운데 정말로 웃고 있고 정말로 울고 있는 그 사람의 발가벗은 표정을 바라보게 된다. ● 현실의 보이는 것들은 오히려 피상적이다.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사실이 될 수 있어도 진실은 아닌 것이다. 그 현상세계의 단면이 날카롭게 베어져 나가는 순간 나는 스스로의 근본적인 에너지를 전환하는 새로운 궤도로 옮겨지게 되었다. 지난 3년간의 시간은 나에게 너무 특별했다. ● 나는 지나가는 바람이 어떻게 나뭇잎을 흔들고 온 대기에 꽉 차게 순환하고 있는지, 또.. 한 사람의 치유를 위해 마음을 열때까지 완전히 자유로와질때까지 오래오래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숨가쁘게 달려가는 스피드와 소멸의 궤도에서는 결코 알아질 수 없는 느림과 생성의 차원을 만나게 되었다. ● 그 ruach의 영역 속에서 보고 들었던 모든 이야기들을 opus 넘버가 붙은 나의 보이스 퍼포먼스 작업으로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인데 이번 전시에서는 Ruach op.1-op7번까지의 작업을 발표한다. ● 어느날 내게 불어온 낯선 바람이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눈물을 닦아주는 위로자의 목소리, 묶여져 있는 올무에 set free!를 외치는 전쟁을 선포하는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spiritual dimension에서 흐르고 있는 수많은 채널의 이야기들을 영적인 방언으로서 노래한 8채널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시와 노래를 악보로 만든 설치작업, 그리고 Sign act(상징 행위) 비디오 등으로 구성될 것이다. ● 이러한 나의 'spiritualism'의 작업들은 그동안의 사회적 문화적, 혹은 예술적 개념으로 사실 이해되거나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작업일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아주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문화와 함께해 온 '언어'적 사고방식을 파괴한 비밀스런 소통방식-spiritual communication이기 때문이다. ● 영의 울림을 이성적 언어로서 바꾸기보다 그저 울림 그대로 전하는 표현을 선택한 이유는 인간의 이성이나 감성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내면의 영역을 스트레이트 하게 건드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 나의 이러한 작업들이 물질주의, 육체주의의 가치관을 가진 모든 개념 속에 어떠한 충격과 정화로서 다가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작업을 통해 더욱 심도 있게 전개해 나아가고자 한다. ■ 이윰

Vol.20021127a | 제1회 타이틀 매치_이승택 VS 이윰: 바람풍, 바람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