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견고한 시간의 꽃

김선득 금속공예 설치展   2002_1204 ▶︎ 2002_1210

김선득_빛. 견고한 시간의 꽃_스테인리스 스틸과 조명_가변설치_2002_부분

초대일_2002_1204_수요일_05:00pm

인사아트센터 5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el. 02_736_1020

김선득의 제6회 개인전은 금속공예전이 장식적 소품의 전시라는 고정관념을 갖고있는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시장 공간 전체를 프레임으로 삼고 인공 조명과 커다란 금속판들 그리고 그 판들을 공중에 떠있도록 지탱해 주는 줄들을 가지고 작품을 구성했다. "우리의 지적 경험은 눈으로 지각된 광학적 현상을 공간적 혹은 형식적으로 보완하여 파악할 수 있는 전체로 전환시킨다" -라즐로 모홀리-나기가 말했듯이, 인간은 자신의 지적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절충하여 이해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의 빛에 대한 경험은 어떠한가. 낮의 빛(햇빛)과 밤의 빛(달빛)이 있는데 전자는 광원이어서 육안으로 보면 시신경에 손상을 주지만, 후자는 반사체이므로 희미하고 은빛을 띠며 매일매일 형태를 달리하며 시간의 추이를 보여주며 동양에서는 그 아름다움을 예찬한 시인들이 많았지만 서양에서는 달(Luna)을 미치광이(Lunatic)에 결부시키거나 비이성과 같은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다양한 견해가 가능했던 것은 아마도 달은 반사체(reflector)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관찰이 가능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선득_빛. 견고한 시간의 꽃_스테인리스 스틸과 조명_가변설치_2002_부분

광원으로부터 빛을 직접 받는 낮의 경우 우리는 보여지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반사체의 경우는 정반대여서 반사체, 즉 밤의 빛은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이 된다. 그러한 관찰 혹은 응시의 대상으로서의 반사체는 광원의 빛을 관람자에게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의 시선을 자기에게로 고정시킨다. 관람자들은 보여지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나는 자유와 함께 관찰자로서 작품에 다가간다. 그러나 곧 반사체들이 빛과 관찰자들의 개입을 동시에 나타내고있기 때문에 관찰자 역시 다른 응시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김선득_빛. 견고한 시간의 꽃_스테인리스 스틸과 조명_가변설치_2002_부분

김선득의 『빛. 견고한 시간의 꽃』전에서 인공조명(광원)들을 반사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공간에 떠있는 커다란 금속판(반사체)들은 표면처리를 통해 빛의 반사와 집중 분산의 정도가 통제되어있다.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인간의 통제 밖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빛을 통제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다. 반사체를 공중에 지탱해 주는 줄들을 따라 시선의 이동이 시작된다. 다양한 각도로 광원을 반사하고 있는 반사체들은 마치 여러 날 동안의 달의 모습을 한 공간에 모아놓은 듯 하다. 하지만 그 반사체들이 빛과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인간이 배제된 작품이 아니라 작품을 관람하면서 피사체가 되어야하는 관객들에게 자신의 시간들이 정해진 공간 안에 가두어지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그 개인적인 시간의 오버랩이 빛의 집중과 흐름을 유도하는 반사체들에 의해 상징적으로 재구성되어있다. ■ 조소영

Vol.20021205a | 김선득 금속공예 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