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임영주 회화展   2002_1204 ▶︎ 2002_1210

임영주_생각하는 그_캔버스에 유채_117×92cm_2002

초대일시_2002_1204_수요일_05:00pm

갤러리 창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Tel. 02_736_2500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즐겁다. 아니, 신이 난다. 머리 없고 뚱뚱한 그들이, 나를 신나게 한다. 그들에게는 우리의 미(美)의 기준이 통하질 않는다. 얼굴이 없으니 비교할 대상이 없고, 모두다 뚱뚱하니 날씬한 것이 아름답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은 통하지도 않는다. 물론, 너무나 낯설다.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나는 그 곳이 좋다. ● 두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며 우리는 너무 많은 죄를 저질러 버렸다. 이제는 돌이킬 수가 없다. 자르는 수밖에.... 머리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온 몸으로 이야기한다. 머리가 없지만 그들의 몸짓은 뇌가 지시할 때보다도 더 활기차고 적극적이다. 우리는 그들의 표정에 주목해야한다. 표정은 곧 신체요, 색채요, 동작이다. 그곳에서는 온 몸이 표정을 대신한다. 그러므로 몸이 풍만할수록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방법이 많아진다.

임영주_두근두근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02
임영주_나른한 오후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02

우리는 겉과 속이 다르다. 그것이 우리에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화가 나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참아야하는 게 미덕인 게다. 때때로 이것을 참지 못하고 표현하는 사람은 곧바로 손가락질을 받기 일수다. 사는 게 뭐가 그리 복잡한지.... 그러나 머리 없는 사람들은 그것을 속일 수가 없다. 느끼고 생각하는 그대로 색채가 바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 뚱뚱한 형태, 색채와 더불어 그들을 표현하는 방법이 한가지 더 있다. 그것은 온몸에 나있는 붓 자국이다. 그 터치는 곧 내면에서 분출하고자 하는 에너지이자 생명이기도 하다.

임영주_나를 놀리었다_캔버스에 유채_53×46cm_2002
임영주_임작가의 눈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02

머리 없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 한번 '나'를 바라본다. T·V나 신문에선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다. 대선, 핵문제, 미군, 성형, 연예…이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호기심거리이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간섭하고 아는 척이다. 그러나 가끔은 자유롭고싶다. 머리 없는 사람들처럼 살고싶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느끼는 대로 행동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더 이상 머리를 굴려가며 죄를 짓고싶지 않다.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 임영주

Vol.20021206a | 임영주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