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다

정영진 수묵展   2002_1211 ▶︎ 2002_1223

정영진_걸어가다-墨雨_한지에 먹_141×131cm_2001

덕원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2층 Tel. 02_723_7771

걸어가는 것은 생활이다. ● 걸음을 통해 나를 스치고 경험된 정황들을 모필毛筆의 흔적으로 담아낸다. 종이와 모필毛筆이 만나고 화면과 마주하는 동안, 걸음을 통해 얻어진 정황들과 재회한다. 나의 체험이 손에서 탈각되지 않고 붓의 흔적으로 지나가는 과정이다. 걸음의 호흡으로 일상과 마주할 때와 손의 움직임을 붓으로 담아내는 일은 서로 닮아있다. 서로의 관계를 경계짓지 않고, 혹은 그렇게 이뤄지도록 분투하고 환기하는 일이다.

정영진_걸어가다-공원_한지에 먹_136×138cm_2001
정영진_검은길 혹은 땅_한지에 먹_41×131cm×3_2002

Ⅰ걸어가다. 사람들 속에 내가 있다. 말을 걸고 싶을 때가 있다. '어디로 가는가'라는 물음이 목에 찬다. 마음의 구멍이 생긴다._ 걸음의 호흡으로 나를 스치고, 경험된 정황들을 그려 나간다. 그것은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광경이거나 이미 지나간 잔상이기도 하다. 검은 아스팔트, 공원, 빗길, 빛을 등진 군상, 지하철, 공연장. 생활의 관계들이다. 내가 보는 그것이 나를 보고 있다. 바로 저 안, 어디에 내가 있다.

정영진_마음의 구멍_한지에 먹_138×70cm×2_2001
정영진_걸어가다 (연작中)_한지에 먹_100×162cm_2002

Ⅱ 배수관이 터진 218번지가 사람을 밖으로 내몰았다. 경고가 있었다. 새벽 2시. 장판 밑 시멘트 금 사이로 물이 수묵처럼 번졌다. 그때 쌓아 논 짐을 풀지 말았어야했다._ 내가 살고, 거쳐간 '터'에 대한 작업이다. 그것은 평면화 된 약도형태로 조망되어진다. 건물의 옥상에서 혹은 길을 걸으며 스케치한다. 이어지는 집의 어깨들을 그려 나가며 맞이하는 길의 유동流動과 집의 부동不動. 내가 거기에 있고 그들이 나를 있게 한다. 따라서 화면에 상·하, 좌·우가 존재하지 않는다. 관자觀者의 시선이 시작하는 곳이 곧 그림의 시작이다. 걸어가다 _ 다섯 개의 연작 中 ■ 정영진

● 이 전시는 덕원갤러리 기획공모 [Zeit-2002] 작가지원 프로그램로 기획되었습니다.

Vol.20021218a | 정영진 수묵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