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lection

상명대 대학원 사진학과 순수사진전공 기획展   2002_1218 ▶︎ 2002_1224

이성희_유니폼시리즈_20×24inch_2002

기획_이동윤   참여작가 김관대_박희영_서지현_유석준_이수민_이종탁_장숙 정진희_조정화_Marvin_양정아_이기영 이민영_이성희_인효진_정현명

갤러리 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Tel. 02_725_6751

2002년 12월. 세상의 모든 관심은 대통령 선거이다. 사람들도 만나면 선거 이야기부터 꺼내고, 언론에서도 대선에 관한 기사가 대부분이다. 모 방송국의 선거방송 타이틀과 같이 대통령선거를 한마디로 말하면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누구를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러한 '선택'이라는 문제에 대해 대통령 선거의 시기에 갖게 되는 전시를 통해 사진과 연관을 지어 이야기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무수히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루려고 하는 것은 사진과 관련된 선택의 의미들이다. 특히 전시공간에서 적용되는 여러가지 선택적 요소들이다. ● 우리는 전시장에서 사진작품 자체만을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금 자세히 본다면 프린트 기법 정도이다. 하지만 전시공간에서 작가들이 실현하는 많은 선택적 요소들을 좀더 자세히 관찰한다면 더욱 의미있는 전시가 되지 않을까. 또한 작가들 역시 작품 자체도 중요하지만, 전시를 위해 선택해야 하는 다른 여러 사항에 대해서도 많은 비중을 두어야한다. 특히 최근 예술의 형태가 디스플레이 요소들이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그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양정아_인형들이 당신을 부른다_설치_2002
이수민_Live_66×70inch_2002

우선 전시에서 작품의 선택에 관해 생각해 보자. 다수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그룹전 형태의 사진 기획전은 주어진 공간의 한정으로 인해 작가마다 작품의 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작가의 의도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얼마나 적절히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이러한 문제는 전시뿐만 아니라 사진예술의 특징에서도 잘 나타난다. 회화, 조각을 비롯한 대부분의 예술분야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 반면, 사진은 좋은 선택을 위해 나머지를 얼마나 잘 버리는가가 중요한 문제이다. 사진을 뺄셈의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즉 작가는 자신이 요구하는 한 장의 사진을 선택하기 위해서 수많은 양의 사진을 촬영하고, 이후 나머지 사진을 배제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만족하는 사진을 얻는다. ● 이러한 사진의 선택과 관련한 특징은 촬영 및 프린트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사진에서는 좋은 화면을 얻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시키는 문제가 중요하다. 먼저 작가는 촬영과정에서 프레임 안에 담길 것과, 걸쳐 있을 것, 배제될 것을 고려한다. 또한 각각의 대상에 대해 렌즈의 화각, 촬영자의 위치, 앵글의 변화 등을 이용하여 작가가 원하는 화면을 선택한다. 또한 프린트 과정에서는 좋은 화면을 얻기 위해 이미지의 가장자리를 자르는 '트리밍trimming 또는 크로핑cropping'이라는 독특한 사진기법을 통해 이를 실현한다.

정진희_이곳에는 오아시스가 없다_20×24inch_2001
정현명_나도 비행기를 타고 싶다_설치_2002

이밖에 전시공간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선택적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작품의 제목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text를 기입할 것인가. 한다면 어디에 부착할 것인가. 작품은 어느 공간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작품의 크기와 높이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작품간의 간격은 얼마나 띄울 것인가. 액자와 판넬 중에서 무엇으로 하며, 액자로 한다면 어떤 액자, 어떤 색으로 할 것인가. 마트는 할 것인가. 한다면 마트의 넓이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액자에 유리는 끼울 것인가. 액자 두께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이외에 무수히 많다. 사소한 것들 같지만 전시에서 이러한 작은 부분의 선택들이 전시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 이번 전시에서는 16인의 작가들이 자유롭게 선택한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사진작품을 보여준다. 이들 작가들이 전시공간 속에서 앞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사진의 선택적 요소들을 각각의 작품을 통해서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가를 관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최근 젊은 작가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는 사진적 시각과 표현방식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유석준_사하린_48×40inch_2002
인효진_나는 새끼 고양이가 좋아_30×20inch_2001

전시형태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크게 2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1부는 다양한 사진의 재현방식을 이용한 미학적이고 심리적 요소를 중시하는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세상의 모든 대상들이 사진적 표현방식을 통해 예술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부는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 인물, 사회현상 등 자신의 현실과 관련된 것들을 작가마다의 고유한 시각으로 해석한다. 이들의 개념적 사진작업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단면들을 사진이미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 이동윤

Vol.20021221a | The Selec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