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혹은 아홉아닌

박소영 채색展   2003_0530 ▶ 2003_0607

박소영_넷, 혹은 넷아닌-금관_수제한지에 담채, 동판_69×60cm_2003

초대일시_2003_0530_금요일_05:00pm

작가와의 만남_2003_0531_토요일_02:00~03:00pm '통합적, 한국적 유아전인교육 프로젝트'에 대한 대화

가산화랑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가산빌딩 9-2번지 Tel. 02_516_8888

아홉, 혹은 아홉아닌(九不像) ● 「九不像」이란 제목은 2회 개인전 때부터 가져왔던 상서러운 상상의 동물 「四不像」의 정신세계에 인간을 복합시킨 진화된 의미로서 쓰고 있다. 말 그대로 "아홉이면서도 아홉이 아닌 그 어떤 모습"을 뜻한다. 이번에는 「아홉, 혹은 아홉아닌」으로 쉽게 풀어썼다. ● 고대로부터 면면이 예술가에 의해 창조되어 왔던 '그 어떤 모습'은 각 시대 정신의 부산물이며 전적으로 예술가의 상상력에 의해 생명을 얻는다. 그것은 궁극에는 늘 초인격으로 향하는 인간의 염원을 담고 있다고 본다. 지금도 수많은 한국의 화가들이 현실의 신랄한 비판이나 직기보다는 이쪽을 택하고 있다면 그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고 미감이다. 서구의 잣대로만 볼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 고대로부터 면면이 내려오는 신화나 꿈 같은 그 무엇, 집단 무의식에 의해 끝없이 갈구되는 그 어떤 염원 말이다. 돈오와 점수, 나날이 거듭남, 혹은 꿈을 향한 한 발자국...

박소영_아홉, 혹은 아홉아닌-보물단지_수제한지에 수묵담채, 지판, 색한지_165×130cm_2003

작년에 내 인생에 있어 한 전기를 맞았다. 맏딸을 시집보낸 것이다. 통과의례 치르듯 가족 셋이 「보물단지」란 전시를 열었고 딸의 결혼과 동시에 그 전시를 정신 없이 치름으로써 떠나보냄으로 인한 애석함과 기쁨이 뒤엉킨 묘한 기분이 해소되는 개운함을 맛볼 수 있었다. ● 「보물단지」가 딸을 뜻하느냐고 많은 사람들이 물었다. 실은 그 이상을 뜻한다. 우리 가족이 공유하고 있는 추억이나 기쁨을 뜻한다. 그 기쁨의 근원지로서 속초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생의 중요한 11년을 공유한 그 '속초'를 자기고 마음껏 유희하고 싶었다. 개운해지도록... 새로운 분기점을 위해서...

박소영_아홉, 혹은 아홉아닌-용암리 흙_수제한지에 감물, 목판_57×59cm_2003
박소영_아홉, 혹은 아홉아닌-脈_수제한지에 색한지, 먹_64×74cm_2003

지구의 저쪽에서 나는 피비린내에 이쪽에 있는 내 가슴이 아리다. 생각하기 싫은데 생각 안 할 수도 없다. 어쩔 힘이 내겐 없다. ●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 성공하는 이들의 법칙... 머피의 법칙... 틱낫한의 평화로움... 최고선... 아! 과연 진화란 무엇인가... 일순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 ● 드디어 전쟁이 끝났다. 20일이 마치 2년도 넘는 것 같이 길게 느껴졌다. 그동안도 나는 계속 '속초'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반어법처럼 계속 '아름다움'과 '생명'만을 생각하며 '속초'를 유희했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 해도 여전히 그러했을 것이다. 피비린내 나는 대포를 화폭에 그리지 않았더라도 난 분명 전쟁과 아픔을 같이 했노라고 우리의 무력감에 저항한다. 은유법이나 반어법이 문학에 존재하듯이 말이다. 그럴수록 '평화'와 '생명'을 그리고 싶다.

박소영_아홉, 혹은 아홉아닌-청간亭_수제한지에 감물, 목판, 색연필_52×82cm_2003
박소영_아홉, 혹은 아홉아닌-용암리 흙_수제한지에 감물, 지판_62×120cm_2003

봄꽃 화분을 잔뜩 사 가지고 와서 베란다에 이렇게 저렇게 비집고 놓으니 제자리에 다 들어갔다. 자스민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 꿈을 꾸었다. 눈을 뜨니 어느새 새벽의 햇살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너무 생생한 꿈이었다. "끌어내! 끌어내!... 희망! 기쁨!" ● 힙합차림의 건장한 청년이 힙합춤을 추며 끊어지는 음절의 단어들을 힙합스타일로 토해내고 있었다. 강렬한 눈빛과 미소, 목소리, 손짓, 몸짓이 봄볕보다 더 강하게 기운 생동하였다. 특히 두 손끝을 위로 행한 갈고리 모양으로, 힘있게 구부려, 앞으로 강하게 쭉 내밀었다 힘차게 당기며 춤을 추었다. "끌어내! 끌어내!... 희망! 기쁨!" ● 그는 누구일까? 군대간 내 아들인가? 아니면 전쟁터에서 죽어간 젊은 영혼들일까?... 붓다일까?... 예수일까?... 아니면 신선일까?... ■ 박소영

Vol.20030603a | 박소영 채색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