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정선희.김지혜展   2003_0611 ▶ 2003_0612 / 일,공휴일 휴관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조흥갤러리 홈페이지로 갑니다.

조흥갤러리 서울 중구 태평로1가 62-12번지 조흥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02_722_8493

정선희는 '나무틀'이라는 오브제를 사용하여 공간을 재구성하는 설치작업을, 김지혜는 전통회화인 '민화'를 재해석하는 평면작업을 해오고 있다. 공간과 평면, 설치와 회화라는 서로다른 선상에서 작업을 하던 두 사람은 서로의 개성에 이끌리듯이 함께 작업을 하기로 의기투합, 많은 의견과 대화를 통해 지난 수개월동안에 걸친 작업을 완성하게 되었다.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대체적으로 사람이 살고 있거나 사용하고 있는 공간 구조물들은 사람이 드나드는 문, 창문, 바닥과 천정이라는 사각형의 기본면으로 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정선희는 하나의 공간을 선택한후 그 공간만을 위한 틀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작용하도록 한다. 다른 매체보다는 온도나 습도에 따라서 숨을 쉬듯 민감한 변화를 하는 나무라는 제재에 매력을 느꼈다고 하는 그녀는 주로 닫혀져 있는 공간 안에 나무틀을 설치하여, 그 공간의 구조를 더욱더 드러나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튀어나오거나 들어가 있는 벽면, 뚫려있는 창문이나 문등에 마치 테두리를 두르듯이 설치된 나무들은 하나의 공간을 '특정한 장소'로써 인식시키도록 하듯이 내게는 보였다. 틀로써 공간을 채우고 나면 남아있는 공간은 자연스럽게 비워져 있는데 그것은 마치 의도된 여백인 듯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채우고 또 비워내는 그녀가 만들어낸 공간을 보았을 때, 그림을 그리는 내게는 마치 그림이 채워지지 않은 빈 액자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빈 공간이 주는 강한 인상과 함께 그 안에 무언가를 채워 넣는다면 어떨까 하는 충동이 일어났던 것이 어쩌면 우리가 함께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하게된 출발점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나(김지혜)는 민화가 주는 구도나 형태의 독특함이랄까 그 정리되지 않은 독특한 이미지가 주는 느낌을 바탕으로 형식적인 측면을 차용하여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구도를 그대로 사용하되 사물을 현대적으로 배치하거나 민화의 개념을 빌어 재구성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시대성을 반영하는 일상의 정물들과 원색이 주는 장식적인 느낌은 묘하게 pop적인데. 이것은 한국화를 전공하고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나'를 가장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적절한 주제가 된다. 도식적인, 습관과도 같은 구도를 그대로 사용하여 개인적이거나 은밀한 사물들을 늘어놓듯이 그리고 색칠하는 작업을 통해 일상의 소품이나 기억들을 끊임없이 정리하고 가꾸는 것이다.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이렇듯 민화가 갖는 장식적인 측면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무언가를 꾸미고 채우고 싶어하는 속성과, 공간을 비우고 남김으로써 자신을 드러내는 속성을 가진 두 사람이 자신들에게는 결여된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자 의견을 모으게 된것에는 마치 자석의 N과 S극이 서로 끌리는 듯한 볍칙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한다.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의 공간을 선택한 후에 아이디어를 얻고 시작하는 정선희의 작업은 공간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고, 이미 존재하는 원본의 회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하는 나의 작업 또한 의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실제공간과 평면의 2차원적인 공간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굳이 공통점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은 이러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공통점을 극대화하여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고 관계하며 작업을 함께 했다. ' 그림과 틀'라는 고전적인 테마를 우리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1+1이라는 전시의 타이틀은 '두 사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림+틀이 어느쪽에도 무게를 두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의존적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으로 새롭게 작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기도 하다.

정선희.김지혜_1+1+∞_나무틀과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정선희의 나무틀은 나의 그림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이고 나의 그림은 그녀의 틀을 바탕으로 해석한 것이다. 하나의 틀에 따라 그림이 변형되도록 의도되고 그림에 따라 틀이 변형되면서 '그림과 틀'이라는 고전적인 순서와 절차는 의도적으로 무시되고 서로가 교류하는 가운데 하나씩 작업은 완성되어갔다. 1+1이라는 타이틀처럼 하나와 또 다른 하나가 만나 새로운 것이 되고자 하는 데에는 그 균형의 문제가 매우 중요했다. 평면성과 공간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작용시키는가 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랐고 각자가 가진 성향에 의해 의견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그러한 긴장감이 있었기에 작업이 이루어 질수 있었다. 전시를 끝낸 후 또다시 각자의 작업으로 돌아갔을 때 남게 될 풍요로움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하면 이번 작업을 통해 얻은 것은 하나의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닌 무한한 가능성, 즉 ∞의 기대와 가능성이 아닐까 한다. ■ 김지혜

Vol.20030611c | 정선희.김지혜의 1+1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