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6 프로젝트

노승복展 / ROHSEUNGBOK / 盧承福 / photography   2003_0624 ▶ 2003_0706 / 월요일 휴관

노승복_1366 프로젝트_디지털 프린트_110×110cm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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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복 홈페이지_www.sbroh.org

초대일시_2003_0624_화요일_05:00pm

협찬_서울 여성의 전화_갤러리 디프

성곡미술관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02_737_7650

노승복의 『1366 프로젝트』사진작업은 핑크색에서 보라색까지의 아름다운 추상적 색면과 그 중 한 픽셀을 같은 크기로 확대한 사진으로 구성되었다. 정사각형 크기로 된 두 개의 사진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색면 추상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한참 들여다보면 처음 접한 순간보다는 차분하면서 차가운 느낌이 든다. ● 경쾌한 시적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추상회화적 사진이라는,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노승복의 『1366 프로젝트』 작업은 남편에게 매맞은 여성의 이미지의 부분으로 작업한 것이다. 1366이라는 숫자는 매맞는 여성을 위해 24시간 열려 있는 '여성폭력 긴급 전화번호'로서 위급한 상황을 신고하는 곳이다. 노승복은 매맞아 멍든 여성의 신체 이미지 자료를 받아, 포토샵에서 다시 확대작업 하였다. 여성 신체의 기호적 의미인 약하며 보호받아야 할 부분, 모성적 이미지, 사랑이라는 것과 폭력이 함께 존재한 핑크 톤의 색채작업은 현상학적으로 눈에 보이는 부분에서 가려진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핑크빛이라는 상징에서 아름답고,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청순하고, 열정적인, 달콤한 느낌들은 아이러니 하게 폭력, 상처, 다툼, 죽음이라는 실제적 위급한 상황에서 탄생된 것들이다.

노승복_1366 프로젝트_디지털 프린트_50×100cm_2003
노승복_1366 프로젝트_디지털 프린트_100×200cm_2003
노승복_1366 프로젝트_디지털 프린트_100×200cm_2003

그의 사진은 우리 눈에 보여지는 모든 사물이나 현상들 그 내면에 전혀 다른 상반된 것들이 숨어있는 복잡한 사회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가장 어둡고 상처가 되는 부분을 가장 시적이며 아름다운 화면으로 표현하는 예술의 근원적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과 예술의 신들을 보호하는 페가수스가 아테네의 질투에 의해 무서운 응징의 결과로 괴물이 되어 제우스 아들 페리세우스에게 죽임을 당한 메두사의 흘린 피에서 탄생된 것과도 같은 의미다.

노승복_1366 프로젝트_디지털 프린트_50×50cm_2003

노승복은 사회적 언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예술의 언어로 승화시켰다. 예술의 사회적 참여와 사실적 표현이라는 장르보다는 노승복은 가장 추상적이며 시적인 예술의 근원적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 동안의 미술사는 언어와 개념으로 무장된 이미지 안에 얼마나 더 자극적이며 설명적이고 파괴적인가에 더 치중해 왔다. 예술로서 사회를 치유하기보다는 사회고발, 금기에 대한 해체, 역사적 비판이라는 네거티브한 부분이 더욱 강조되었다. 그는 현실의 상처와 예술적 표현의 상처에서 더욱 만신창이가 된 우리들에게 성스러운 예술의 본질을 찾게 해 준다. 폭력과 희생, 사회 고발적 주제를 기존 사실적 기법의 사진 표현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은유적 방법으로 표현하여 사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한다. ● 핑크색에서 암시되는 생명력이 넘치는 의미 뒤에는 위험과 폭력 심지어 죽음의 수위가 내포되어 있다. 어두움과 파괴, 죽음 위에 생명이 있고 또 절망 가운데 희망이라는 은유 위에 또 은유가 쌓여 있다. 이것은 존재론과도 연결된다. 현실과 절망, 죽음 가운데 이상과 희망, 생명이 존재하는 커다란 원 안에 세상의 모든 것들이 존재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노승복_1366 프로젝트_디지털 프린트_50×50cm_2003

노승복은 순간의 증거라는 사진매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컴퓨터 작업을 통해 우리의 눈으로는 보여지지 않은 상처의 깊이라는 현상의 확대와 시간성을 회화적 화면 구성으로 표현한다. 이 보여지는 화면 안에는 마찬가지로 존재들의 관계가 대입되어 있다. 그것은 인간사회에서 생겨나는 인간관계의 현상을 물질화시킨 것이며 희생된 제물처럼 예술의 성스러움의 역할을 다시 부여한다. 노승복은 이 『1366 프로젝트』를 통해 폭력, 위험, 죽음의 곁에서 희망과 생명을 찾게되며, 아름다움과 성스러움 뒤에는 이런 것들의 희생이 존재하는 예술의 근원적 목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김미진

Vol.20030623b | 노승복展 / ROHSEUNGBOK / 盧承福 / photography

@ 60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