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면적 사유공간

노신경 회화展   2003_0827 ▶ 2003_0902

노신경_a piec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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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827_수요일_05:00pm

모로갤러리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16번지 남도빌딩 1층 Tel. 02_739_1666

노신경의 그림은 작은 공간에서부터 시작이다. 집안 한쪽에 있는 자신의 방안 가득히 수많은 천 조각들과 실타래를 가지고 자신과의 보이지 않는 실갱이를 벌인다. 작업은 자신의 생활공간에서부터 이루어지며 일상 속의 사고(私考)가 그림과 서로 영위해 간다. 그녀의 작업과정은 먼저 색감들을 천 조각들에 입히고 다시 입힌 색감들을 탈색시킨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오랜 시간에 걸려 빛 바랜 듯한 자연스러운 색감을 만들어간다. 그 다음 자신이 원하는 천 조각들을 조합하여 자연스러운 색과 면의 균형을 이루며 바느질 작업으로 마무리한다. 작가의 그림은 색·면·선을 이용하여 만들어진다. 각각의 조형요소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색·면 그림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 그녀의 그림은 일종의 색과 면으로 이루어진 추상적 그림이다. 추상그림이란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지 않고, 선·색·형 등의 순수한 조형 요소만으로 작가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한 그림이다. 작가의 그림에서는 색감과 면을 이용하여 색면적 추상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또한 작가는 전통적인 조각보에서 착안을 한 천 작업을 통해서 한국적 정서를 가미한 조형적인 작업을 추구하고자 한다. 여기서 색채는 그녀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전통 조각보는 원색적이고 강한 색상을 사용하지만 노신경의 작업에서는 강렬한 색채를 찾아볼 수가 없다. 서민적 정서를 통해 차분하면서 돌출 되지 않는 색상을 사용함으로 전체적인 조화로움과 균형을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신경_a piece_혼합재료_340×165cm_2003
노신경_a piece_혼합재료_340×165cm_2003

노신경의 그림에서 주안점은 작가가 사용하고 있는 재료적인 면을 살펴볼 수가 있다. 작업의 주재료는'소창'이라는 천을 사용한다. 새로운 소재의 재료는 아니지만 천이 가지고 있는 부드럽고 따뜻한 재질감과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적 특징을 인지하면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많은 작가들이 '천'을 재료로 그림을 그리지만 노신경이 사용하는 '천'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삶의 기억의 단편들을 한 조각 천으로 나타내어 보고자 '천'을 재료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천의 사용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적당하게 구겨짐과 늘어짐, 재질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적, 촉각적 변화는 종이재료와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천의 사용은 시각적 느낌만을 강조했던 근대 미술의 개념을 촉각적인 개념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특정 대상을 묘사하는 방법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표현 방법을 제시한다. ● 노신경의 천 조각 작업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옛 어머니들이 헌 옷가지를 누비던 모습, 자투리 작은 천 조각들을 모아서 조각보를 만드시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작가 스스로도 작업의 한 부분에는 옛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노신경_a piece_혼합재료_지름 100cm_2003
노신경_a piece_혼합재료_지름 100cm_2003

최근 한국화 분야는 전통적인 재료를 벗어나 새로운 매체에 대한 탐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탐구를 통해 재료의 고유한 표현적 특성을 찾고자 한다. 재료의 특성은 작가에게는 무한한 매력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작가들이 끊임없이 재료 연구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미술 장르의 구분은 재료적인 측면에서 나누어져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다양한 매체가 활용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장르의 구분이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재료적인 측면보다는 정신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 한편으로 현대 미술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론적 시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둔 것은 재료와 매체의 확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예전의 전통적인 표현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표현 기법을 창출하여 작가의 개성에 맞는 다양한 재료의 변화와 독자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국화에서도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게 되며 전통적 재료가 가지고 있지 못한 여러 가지 매력에 이끌려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게 된다. 한국화에 있어서의 다양한 재료의 사용은 현대 미술 속에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게 되며 스스로 독창적인 재료의 다양화를 가져오게 된다.

노신경_a piece_혼합재료_35×35cm×2_2003

노신경 작업의 또 하나의 주안점은 전시 공간을 들 수 있는데,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루어진 공간의 연출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고자한 작가의 노력을 볼 수 있다. 본인의 작은 작업 공간에서부터 시작된 공간에 대한 관심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데 작가가 가장 크게 역점을 두었기 때문이며, 작품과 전시공간의 상호 관계를 통해 더 나은 공간 표현을 연출하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업을 하기 이전에 전시 공간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근래의 전시 경향을 살펴보면 작품만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의 공간적 표현개념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이 노신경의 이번 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료적 측면과 공간적 개념의 이중적 구성을 유념해야 하겠다. ■ 최재승

Vol.20030830b | 노신경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