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영혼

강인구 조각展   2003_0909 ▶︎ 2003_0922

강인구_休-滿,Relax-Full_이쑤시개, 나무_60×290×60cm_2003_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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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909_화요일_06:00pm

마로니에 미술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30번지 Tel. 02_760_4500

"낮선 숲에서 수많은 나무들의 벌거벗은 영혼을 본다." 역설적으로 알맹이를 빼버린 상태를 벗어 버렸다고 보자. 껍데기를 말한다. 복잡, 심각한 덩어리(Mass)를 빼버리고 부담 없고 알기 쉬운 겉형태(Form)만을 말한다. 그 껍데기 밖을 공간(SPACE)이라고 보자. 눈에 보이는 겉형태는 내부와(Mass ) 외부(Space ) 의 두 개념을 이어주는 경계 상에 놓여 있고, 또한 양편을 투명하게 넘나들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이어주기도 하고, 차단하기도 한다.

강인구_休-我,Relax-me_설치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_부분
강인구_休-我,Relax-me_설치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껍데기라는 경계선 좌, 우에 내(內 )와 외(外 ), 덩어리(Mass) 와 공간 (Space), 실(實) 과 허(虛 ), 만(滿 )과 공(空 ), 물질(物質 )과 정신(精神), 육체(肉體)와 영혼(靈魂), 음(陰)과 양(陽) 등등의 대립개념을 놓고 그 중간 지점, 경계선상에 "휴(休)" 를 놓아 본다. ● "휴"를 포함해서 이러한 연결 관계를 "윤회적 사유"(輪廻的 思惟) 라고 합시다. 돌고 돌아 영원히 죽지 않은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서의 종교적 색채와 정토(淨土)의 장엄(莊嚴)을 관찰하는 의미에서의 "휴"(休,껍데기, 빨간 긴 의자) 생각해 본다. 벌거벗은 사유(思惟)의 숲속에 긴 의자, 휴(休)의 한 부분이 빨간 색이란 점이 이채롭다. 이 빨간색은 생명, 즉 살아 있음에 대한 표현인 것이다.

강인구_休-空,Relax-Empty_설치_이쑤시개, 오브제_가변크기_2003_부분
강인구_休-空,Relax-Empty_설치_이쑤시개, 오브제_가변크기_2003_부분

또한 빨간색 문(門)을 통하여 들어갔을 때 나타난 것이 하얀 의자 위에 놓여 있는 어머니와 나란히 있는 본인의 사진 모습이며 그 옆에 과거로부터, 현재도, 미래에도 흘러갈 시간들이 놓여 있다. 저 창문 너머로 날아간 숱한 날들의 사연(쪽지, 편지, 글들...)이 어머니와의 연결고리를 지울 수 없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강인구_休-我,Relax-me_설치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_부분

작가는 이러한 내용들을 서술적, 설치 작업으로 표현 하였지만, 보다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세계, 즉 시간, 공간, 물질, 정신, 본인의 역사 등등의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쑤시개, 아주 잘게 쓸어진 나무조각, 그리고 뾰족한 날카로운 형태, 나무의 부드러운 느낌과 이중성 속에서 수만 개의 조각을 일일이 접착제로 이어 부침이 작가의 장인적인 인내심과 도착정신이 돋보이게 한다. 이러한 동양적 사유와 장인정신이 잘 결합하여 이에 영광의 앞날을 기대한다. ■ 심정수

Vol.20030908a | 강인구 조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