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홍자선 설치展   2003_0917 ▶︎ 2003_0923

홍자선_일상다반사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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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917_수요일_06:00pm

갤러리 창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Tel. 02_736_2500

아파트 한 작은 단지 안에서의 일상을 바라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나라는 아파트 보다 교회, 상가들로 짜여진 나라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길에서 만들어 주는 작고 네모난 카드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집 베란다에서 계속 뛰어 내리고, 초롱한 눈망울의 자식들과 부모들은 하릴없이 함께 불 속으로, 물 속으로 뛰어 들어가 버린다. 카드가 많아 질 수록 죽음은 점점 그 무게는 그 카드만큼 가벼워져간다.

홍자선_일상다반사_혼합재료, 설치_가변크기_2003_부분

눈감아도 보이는 시뻘건 교회의 십자가 탑들은 밤 풍경의 또 하나의 매력을 더 해주고 커져가는 교회의 문은 늘 굳게 닫혀 있다. ● 할 일이 너무나 많아진 나와 사람들은 핸드폰이 없이는 단 몇 분도 있을 수 없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울려대는 핸드폰 벨 소리는 오히려 나를 편안하게 만든다. 늦은 아침을 먹은 할머니는 손자를 등에 업고 산책을 한다. 딸들은 혹은 며느리들은 직장에 나가야 하고 걸을 수 있을 만큼 커진 아이들은 노란 학원 버스를 기다릴 줄 알게 된다.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으며 늘 이야기한다. "누구나 다 그렇게 산다" 라고... ● 어렵게 장만한 집의 집값이 떨어질 것이 늘 불안하다. 아무거나 잘 통과시키는 법들에 대항해 주민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결사반대!" 누가 와서 들어주지 않아도 매일같이 이들은 모여 작은 농성을 한다. 이 동네가 이 아파트가, 내 집이 다른 곳에 깔끔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싫었다. 주민들은 단결이 대단히 잘 되었다.

홍자선_일상다반사_혼합재료, 설치_가변크기_2003_부분
홍자선_일상다반사_혼합재료,설치_가변크기_2003_부분

그때 자동차가 한 아이를 치고 뺑소니를 쳤고, 그 순간 옷을 잘 입은 아이는 유괴를 당했지만 단결이 잘 된 주민들에게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땅값 집값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아버지가 엄마를 때리는 모습을 지켜본 아이는 친구들을 아버지가 엄마를 때리듯 때렸다. 베란다에 보이는 국적 불명의 건축물인 화려한 모텔은 늘 아이에게 꿈의 대상이 된다. '어른이 되면 저길 꼭 들어가 봐야지...'

홍자선_일상다반사_혼합재료, 설치_가변크기_2003_부분

대단치 않은 일들은 나의 주변에 우리의 주변에 일어난다.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죽음과 폭행은 별것이 아니며 사소한 삶이라고만 말한다. 화가 나고 놀라는 일도 자주 일어나면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그저 예사로운 일이 되어버려 오히려 처음의 그 기분이 부끄럽기까지 한다. 내가 보여주는 것은 매우 예사로운 일들이다. 단지 그것이 정말 예사로운, 늘 있는 일일까? 하면서 말이다. ■ 홍자선

Vol.20030919a | 홍자선 설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