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

국립현대미술관 기획展   2003_0924 ▶︎ 2003_1214 / 월요일 휴관

홍순명_흙-바다_흙, 설탕물_가변설치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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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3_0923_화요일_04:00pm

작가와의 만남_2003_0923_화요일_05:00pm~07:00pm_미술관 휴게실 전시설명회_매주 토,일요일_02:00pm~03:00pm_미술관 중앙홀, 제1,2전시실

국립현대미술관 중앙홀, 제1,2전시실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산58-1번지 Tel. 02_2188_6000

"진경(眞景)"은 겸재 정선과 삼연 김창흡, 사천 이병연 등이 주도했던 17-18세기 조선후기의 독특한 예술양식을 설명하는 용어다. 숙종에서 영?정조에 이르기까지 약 125년간의 문화적 융성기를 거치면서 '조선중화주의(朝鮮中華主義)'를 주장할 정도로 문화적 자신감이 팽배하게 되었고 그 자신감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예술형식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들은 과거의 관념적인 중국식 자연관을 극복하고자 전국 곳곳을 직접 답사하면서 우리 강산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양식을 고안하였으니 그것이 곧 진경회화요 진경시였다.

강운_순수형태-여명_캔버스에 유채_333.3×218cm_2000
임택_옮겨진 산수_우드락에 화선지, 인형_가변설치_2003_부분

『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전은 바로 그 "진경(眞景)"을 화두(話頭)로 삼아 동시대 한국현대미술의 종단(縱斷)면을 조망해 보고자 한다. 즉, 이 백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뛰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진경'의 정신을 한국현대미술의 현장에서 찾아보자는 것이다. '진경'을 가능케 한 우리 자연에 대한 애정을 동시대의 작가들도 분명히 공유하고 있다면, 그들이 만들어내는 작품들에서도 '진경'과 연결되는 요소를 읽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전시의 중점은 역사 속의 겸재나 그의 예술보다는 오히려 동시대의 한국현대미술 속에 잠재된 "진경(眞景)"의 특성에 있다 하겠다.

김종억_일어서는 땅-운주사_목판화_179×90cm_2002
원인종_치악산_폴리에스터, 실_178×170×20cm_2003

이번 전시는 편의상 소재를 중심으로 "원형으로서의 자연", "대기로서의 풍경", "양식으로서의 산수", "환경으로서의 도시"의 네 가지 소주제로 구분하여 구성하였으며, 각각의 주제는 현대의 작가들이 처한 자연적, 인공적 환경에 대한 다양한 예술적 해석과 반응을 보여준다. ● "원형으로서의 자연"은 보다 클로즈업된 시각으로 자연의 원형적 현상이나 특성을 새로운 예술적 표현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회화뿐 아니라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형식으로 포착된 순수한 자연의 미시적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김보희_무제_한지에 채색_126×162cm_2003
박정렬_영원한 토지-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_판넬에 석회, 아크릴채색_122×488cm_2002_부분
박정렬_영원한 토지-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_판넬에 석회, 아크릴채색_122×488cm_2002

"대기로서의 풍경"에서는 우리의 자연풍경을 소재로 하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작가와 자연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대기를 표현하고 있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이 재현하고 있는 풍경은 의심할 여지없이 도심만 벗어나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우리의 산과 들이다. 동시에 겸재가 산수라는 형식을 빌려 표현하고자 했던 바로 그 자연이다.

정선휘_도시의 섬_캔버스에 유채_196×600cm_2003_부분
정선휘_도시의 섬_캔버스에 유채_196×600cm_2003
이종송_움직이는 산-경주 남산_흙벽화 기법에 천연안료_210×560cm_2003_부분
이종송_움직이는 산-경주 남산_흙벽화 기법에 천연안료_210×560cm_2003

"양식으로서의 산수"에서는 우리 산수화의 전통적인 주제와 형식을 재해석하는 작가들로 구성하였다. 그 중에는 직접 겸재를 의식하면서 그 계승을 모색하는 작가도 있고 단지 우리 산수를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는 정신적 측면에서 '진경'과 연결되는 작가도 있다. 그러나 개성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진경'이라는 전시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소주제가 될 것이다. ● "환경으로서의 도시"의 작가들은 현대적 '진경'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겸재의 환경이 자연이었고 그것을 해석한 것이 '진경'이었다면, 도시에서 나서 자라는 동시대의 작가들에게는 거미줄처럼 뻗은 도시의 가로와 빌딩숲이 오히려 환경이자 진경이 아니겠는가.

김성호_새벽_캔버스에 유채_80×230cm_2003_부분
김성호_새벽_캔버스에 유채_80×230cm_2003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예술에 있어 자연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자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이었다.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 곧 작가 자신과 세계를 파악하는 길이었고 자연을 재현하는 것이 곧 자신과 세계를 드러내는 일이었다. 그렇게 창조된 예술에 비추어 다시 바라본 자연은 우리의 인식과 경험을 한층 풍성하게 한다. 우리는 현대의 작가들과 그들이 보고 재현해내는 자연에 주목한다. 그들이 우리 시대의 겸재이며 그것이 우리의 '진경'일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립현대미술관

Vol.20030923a | 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