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

책임기획_김지영   2003_1219 ▶ 2004_0321 / 월요일 휴관

조소희_사전에 매달린 가위, 가위에 매달린 의미_혼합재료_설치_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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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강신덕_강애란_김기라_김기창_김명진_김병직_김보현_김선희_김수현_김승영_김형석 문정화_미쉘 시까르_민미정_박명래_박민하_박병춘_박성연_박정은_박정환_박지은_배윤주 손성진_손지연_안규철_안순영_양재윤_오세인_오승우_오정석_유림_이기일_이동재_이명진 이승아_이승현_이영순_이웅배_이의숙_이종윤_이지연_이혜연_임선희_장철익_조소희 차현주_채진숙_최서라_최서현_최은정_플로라 시까르_허윤희_홍경택

총감독_서해성 / 책임기획_김지영 / 협력기획_김윤옥 큐레이터_김가연_정희진_허수현

주최_금호미술관_교보문고 / 주관_아트링크 후원_오마이뉴스_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협찬_웅진닷컴_문학동네_비룡소_보림출판사_소담출판사_소금창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서울 종로구 사간동 78번지 Tel. 02_720_5114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_두개의 권력, 하나의 대안 ● 책은 사람을 닮고, 사람은 책을 닮는다. 그러므로 책은 시대를 닮는다. 인간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였고, 그 기록으로부터 새로운 출발선을 설정하였다. 책은 사람, 삶, 역사, 문화를 필연적으로 닮을 수밖에 없으며, 그에 따라 사람 또한 그 기록 장치인 책을 통해 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사람을 닮은 책, 책을 닮은 사람"은 이를 의미한다.

김병직_어른들은 언제나 설명을 해주어야한다_혼합재료_설치_2003

책은 시대를 닮는 권력 체계이며 장치이다. 책이 권력이라는 전제는 이번 전시회의 중요한 문제이다. 기획자는 이 전시를 통해 책의 고전적 권력과 디지털 권력을 유희성, 조형성, 상상력, 공유성 등으로 해소· 해체시키고자 한다. 전자의 고전적 권력이란, 전달매체에서 출발한 책의 본질이 어느덧 문자 자체가 권력으로, 마치 부의 독점과 같은 지식 독점의 권력으로 변모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고전적 권력 이외에 후자의 디지털 권력 또한 이번 전시에서 해체시키고자 한다. 디지털은 정보 축적의 하나의 방식이지만, 아날로그적 개체성이 강조된 인간에 대한 전면적 대안을 결코 제시할 수 없다. 책은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아날로그적 주제로서 비인간적이고 비문화적인 디지털 시대에 대한 경고이자 새로운 대안이다. 그 새로운 대안의 과정 속에서 사람과 책이 닮았다는 것은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다.

양재윤_마르지 않는 샘_혼합재료_설치_2003

책의 권력지배 방식이 해체·해소되는 전략과 방식이 전시회에 참여한 45명의 작가와 9명의 작품 속에서 제기될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책과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책에 부연된 교육·계몽적 압박감을 되새기는 것을 뒤로하고, 책이 권력의 권좌에서 내려와 사람을 닮아가는 구조를 파악하는 데 있다. ● 미술가와 어린이들이 그리고 만들고 지은 책과 도서관은 두 개의 권력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다. 그렇다면 권력 해체를 위한 그 전략이 무엇인지 기술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전통적 방식과는 다른 조형성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탄생된 책은 크기, 질감, 재료 등의 물질적 요소에서부터 내용, 읽는 방식, 놓이는 위치 등의 논리적 요소에까지 모든 것이 기존의 책과는 다른 것이 된다.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_금호미술관 2층_2004

유희성이 중요한 두 번째 대안이다. 책과 도서관이 가져다주는 무거움, 진부함, 딱딱함, 지루함, 괴로움을 해소시키고 즐겁고 유쾌하게 마치 놀이로서 책을 발견해보는 것이 그 골자이다. 이는 책의 엄숙주의와 근엄주의로 부터 사람을 해방시키려는 개념이다. ● 세 번째는 책이 개인의 사유재가 아니라 공공재로서 인식하는 개념의 전환을 들 수 있다. 사적 지식과 정보의 소유물로서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책이 아니라 함께 공공으로 나누고 공유하는 공공재로서의 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것이다. ● 마지막으로 책이란 저자가 오직 지식의 축적을 지닌 전문인 혹은 특정한 노하우가 있는 기술인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자유롭게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평등성, 민주성, 개방성을 들 수 있다. 특히 9명 아이들의 책은 책에 대한 무거운 강박을 해소시키고 창작 개념의 민주화를 가져온 좋은 예시이다.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_금호미술관 1층_2004

이번 전시는 고전적 책의 권력과 디지털 권력을 반성적 사유에서 보는 관점에서 출발한 바 있다. 책이 사람을 지배하는 권력적 소통 방식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위해 그 대안으로서 사람과 책의 닮음을 중요한 화두로 집중 부각하려 했다. 이 해체의 과정 속에서 조형성, 유희성, 상상력의 전략적 장치가 전면에 부각하고 있다. 이로써 권력 해체와 더불어, 지식 정보의 공유의 문제도 환기되었다. 즉 지식 정보가 사유재가 아니라 공공재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환기한 것이다. ● 두 권력 사이의 하나의 대안은 오직 책이다. 바로 사람을 닮은 책이다. 그리고 책은 사람을 닮는다. ■ 김지영

Vol.20040102a |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