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다이어트

성곡미술관 6기 인턴 큐레이터 기획展   2004_0107 ▶ 2004_0131 / 월요일 휴관

신영미_나르시소스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0×80cm_2003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성곡미술관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4_0107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선미_배성미_신영미_양영회_원재란_이서미 이정승원_전신덕_정만영_조수연_집단막_최희경

책임기획가 고진영_권민영_류수진_이수현_이정현_임희영_홍숙경

성곡미술관 별관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1,2,3층 Tel. 02_737_7650

여성들의 신체에 관한 미의 기준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 왔고, 시대상을 반영하며 변화하여 왔다. 장 보드리야르가 언급한 것처럼 현대 자본주의에서 신체는 가장 아름다운 대상이며, 자본주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일지 모른다. 그러나 현대문명의 발달로 인해 문화와 산업에서의 대중매체와 미디어가 이미지의 중심이 되면서 여성의 몸은 점점 상품화되고 대상화되었다. 최근 들어 그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 졌는데, 우리 사회에서 아름다운 여성은 곧 마른 몸을 가진 여성' 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통용되고 있다. ● 아름다운 몸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히 기쁨이고, 그 이상형을 바라고 가꾸는 것은 우리들의 본능적인 욕망일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의 기준을 사회의 특별한 가치와 요구에 지나치게 맞추려할 때,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을 파괴하는 사회 병리현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에 다이어트는 연령, 결혼여부, 계층, 사회적 지위 등을 막론하고 집단적 히스테리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것은 진짜 자기(true self)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살아 간다기 보다는 가짜 자기(false-self)의 모습을 쫓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런 집착은 평범한 우리들을 끊임없이 불안과 불만족에 빠지게 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리게 하고 있다.

원재란_인형놀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91cm_2003
이서미_Friday_모노타이프_2003_부분
이정승원_마를린 먼로_포스트 잇_90×72cm_2003
전신덕_요즈음 사람들_철, 자석,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03

과연,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다이어트가 신체에만 국한된 문제일까? 현대사회의 특징을 여러 가지로 규정할 수 있지만 간단히 규정한다면, 물질주의이며, 다른 말로는 '돈'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현대사회는 물질주의가 극에 달하여, 인간이 물질을 만들고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이 오히려 인간을 규정하고 인간을 속박한다. 사람을 평가할 때에도 그 사람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평가하게 된다. 아울러 인간의 욕심과 소유욕을 기반으로 한 기술의 발전 또한 인간을 물질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 우리는 이번 「상상다이어트」展 기획을 통해 다이어트라는 사전적?사회적 의미를 단순히 신체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좀더 포괄적인 의미로서 풀어보고자 한다. "거품"을 빼면 합리적이 된다고 여러 미디어나 언론들은 강조하는 것처럼, 다이어트를 단순히 인간의 신체에만 국한하지 않고?과잉된 것을 빼낸다?라는 의미를 통해서 현시대를 살고있는 우리, 더 나아가 사회전반에 적용시켜야 할 과제로서 해석해 보고자 한다. ● 맹목적으로 마른 몸을 추종하는 것,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등을 단순히 부정적인 잣대로써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건강하지 못한 정신에서 시작되는 건강하지 못한 생활이 사회 분위기로 자리잡으면서 내적인 것보다 외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현상을 다양한 조형언어로써 재해석해보고자 하였다. 이번 「상상다이어트」展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은 것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고, 개개인의 진정한 행복은 소유에 비례하는 것이 아닌 욕심에 반비례하는 것임을 깨닫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배성미_입구의 차이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정만영_TV속 TV_혼합재료_3M내 설치_2003
집단막_과잉과 결핍은 순환한다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3
최희경_bubble gum_비디오 설치_가변크기_2003

1. 시대가 바뀜에 따라 여성의 미가 내면적이기보다는 외형적으로 더욱 기준에 맞추어졌다라는 사실은 이미 아는 바이다. 이제 멋진 몸매를 가진다는 것은 '자기관리'라는 이데올로기에서 성공하는 인간형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만큼 경제ㆍ사회적으로 경쟁력을 가진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단편적인 예로 멋진 외모는 취업과 결혼에서도 필수적인 요건이다. 아울러 멋진 외모를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는 '나태와 무능'이라는 사회적 언어가 적용된다. 지난 수십 년간 매스미디어에 등장한 신체이미지는 점차 더 마른 신체를 매력적으로 여기는 쪽으로 변해 왔는데, 그 결과 정상 체중의 여성들조차 자신이 비만하다고 지각하고 수치심을 느끼며 체중감소를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따라서 다이어트는 결코 중단할 수 없는 몸 프로젝트의 핵심이자 기본 과제가 된 것이다. ● 2. 물질만능주의라 일컬어지는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과잉현상 즉 넘쳐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것은 과시욕이나 사회적인 요구로 인해 불필요한 것까지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현상이다. 우리는 복잡하고 자동화되어 가는 사회에서 보다 좋은 상품을 취하고자 하는 욕심들로 인해 정신적인 편리함에 중독 되어 버렸다. 이처럼 현대사회의 발달은 인간을 편리함에 빠지게 하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나약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겉모습의 외적인 다이어트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정신적인 측면에까지 깊게 파고들어 있는 과잉현상들의 거품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내적 다이어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들에 대해서 진정 자신에게 알맞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고자 한다.

강선미_좁은문_라인테잎_가변크기_2003
양영회_human partiton_아크릴_200×90×45cm_2003
조수연_unlimited_혼합재료_230×102×115cm_2003

3. 어느 시대나 유행은 존재한다. 지금도 우리는 유행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태어나 다시 돌아 갈때까지 살아가는 시간동안의 우리 주거 공간은 유행이 아니라 편안한 안식처로서 그저 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모습은 그러한 안식처 마저도 지나친 물질주의 현상의 하나로 유행처럼 번져 사람의 품격이 되어 버렸다. 커다란 자동차와 넓은 주거 공간이 우리의 인격을 대변해 주는 지금은 진정한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것으로 살아가며 만족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머무는 자리를 제외하고 남아있는 공간을 위해 사람들은 경제적 형편이 허락되지 않아도 그 공간을 소유하길 원한다. 그것이야 말로 불필요한 지방덩어리이자 거품일 것이다. 이제는 남을 위한 내가 아니라 진정한 내 자리를 돌아보자. 그러한 거품 없이도 충분히 휴식하고 편할수 있는 우리의 공간을 담아낸 것이 이 시대를 위한 다이어트. 공간적 다이어트인 것이다. ■ 성곡미술관 6기 인턴 큐레이터

Vol.20040107a | 상상 다이어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