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과 다락

강승혜 회화展   2004_0128 ▶ 2004_0204

강승혜_Minotauros_종이에 아크릴채색_58×65cm_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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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4_0128_수요일_06:00pm

갤러리 가이아 서울 종로구 관훈동 145번지 Tel. 02_733_3373

나는 지금 아파트에 산다. 거실이 있지만 다락은 없다. 사람은 집과 같다. 다락과 거실은 한 집에 있어야 한다. 일상과 비일상은 공존해야 한다. 나에게는 이 두 가지가 똑같이 소중하다. ● 거실은 일상적인 곳이다. 음식 냄새가 있고, 모임이 있고, 지면으로 난 현관문을 통해 현실적인 세계와의 끊임없는 교감이 이루어진다. 거실에서의 시간은 시계 속의 시간과 일치하며 규칙적이고 끊임없이 새롭다. ● 반면 다락은 오래된 물건이나 당장 쓰지 않는 물건을 쟁여두는 곳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좀처럼 없으며 오랜 시간의 냄새가 난다. 희미한 햇살에 둥둥 떠다니는 먼지들은 흡사 마법사의 요술 가루와도 같다. 그 먼지 속에서의 사물들은 같은 물건이라도 거실에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을 자아내게 한다. 다락의 창은 좁고 허공을 향해 나 있다. 다락은 동화와 악몽이 공조하는 비일상의 공간이다.

강승혜_My family-my sister_종이에 혼합재료_21×21cm_2003
강승혜_My family-the parents_종이에 혼합재료_21×21cm_2002
강승혜_A giving man & a wicked girl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72cm_2003
강승혜_Rambling reflections_종이에 연필_45×30cm_2003

나는 잡념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그리는 형상은 그 잡념의 단편들이다. ● 모호한 상념에서 구체적인 형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내 즐거운 유희이고, 지나치게 읽고 상상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책 탓으로 그 형상은 다분히 동화적이다. ● 그러나 마냥 화사하고 밝은 것은 아니다. 밝은 가운데의 미묘한 어두움, 어둠 속에서 조그맣게 드러나는 밝음. 이러한 이중적인 분위기에는 뭔지 모를 매력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그렇게 만들고자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니까 그렇더라... 뭐 이런 거다. ■ 강승혜

Vol.20040125a | 강승혜 회화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