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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룩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5번지 인덕빌딩 3층 Tel. 02_720_8488
서울의 꿈은 서울 밖에서만 꿀 수 있다. ● 가끔씩 내가 서울토박이라면 이렇게까지 서울에 집착하였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때 서울은 내게 있어 憧憬의 대상이었습니다. 단 한 번의 상경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인상은 생명력을 가지고 저 혼자서 살아 움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서울은 나의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런 동경 따위가 없어진 지금까지도 서울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상도동을 지나다가 마지막까지 상도동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내게 묻었습니다. 지금 당신은 여기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 나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나는 상도동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힘들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 나는 단지 지나가는 방관자이고 어떤 생각도 없는 구경꾼에 불과했습니다.
나름대로 긴 시간동안 서울을 바라보아 왔지만 아직도 이 작업의 효용성에 대해 잘 모르겠습니다. 바뀌어 가는 서울의 모습을 일정한 거리감으로 담는 작업은 기록적인 면에서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일 겁니다. 바라보는 나와 바라보이는 대상사이의 거리감이 사진을 이루는 근거가 되고 여태까지 서울이란 주제를 다루게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또한 작업에 대한 지독한 회의감에 날 빠뜨리기도 합니다. ● 앞으로도 작업은 더 계속될 겁니다만 서울은 어쩔 수 없는 이방의 거리이고 나는 이국의 거리를 두리번거리는 낯선 여행객에 불과합니다. ■ 이종화
Vol.20040324c | 이종화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