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장신구

김승희_김재영_김정후 공예展   2004_0506 ▶ 2004_0522

김승희_정물-풍경_청옥, 백옥, 황옥, 오닉스 등_브로치_6×5cm_2004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선 아트센터·선화랑 홈페이지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4_0506_목요일_05:00pm

선 아트센터ㆍ선화랑 서울 종로구 인사동 184번지 Tel. 02_734_5839

자연의 시정(詩情)-단순한 구성과 추상의 미학으로 빚어낸 장신구의 예술성 ● '정물-풍경'을 주제로 한 이번 김승희의 장신구들은 세 가지 방식으로 조형적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인다. 하나는, 시각적 일루전(Illusion)에 근거한 입체적 형태의 변형을 통한 정물-브로치 시리즈, 다음으로는 투명한 공간 연작에서 보여 졌던 선과 면의 구성적 관계에 천착한 돌과 금속의 조합적 구성으로서 브로치, 끝으로 자연석의 천연적 색채와 형태적 특징에 주목하여 앗상블라쥬(Assemblage)적 요소가 강한 최근작으로서 브로치가 그것이다. 금속공예가 김승희의 작품세계의 특징을 일견하면, 아무래도 끊임없이 분출되는 창조적 에너지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이 창조적 에너지는 다양성, 실험성, 예술성과 같은 문맥들과 적극적으로 조우하면서 공예의 실용적 지평을 넘어서 예술적 평가의 극점에 다다르게 한다. 그렇다고 그녀의 작품이 실용성을 배제한 순수조형성 내지는 오브제성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김승희는 그러한 간극들이나 경계적 부분을 뛰어 넘어 회화, 조각, 공예의 장르교차적 지점에서 예술적 힘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승희 작품을 관통하는 '대비적 관계성'은 중요한 작품해석의 준거가 되고 있다. 이 대비적 관계성은 조형적 문맥에서만이 아니라 그의 삶과 세계관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예컨대 선과 면, 금속과 돌, 금속이나 재료자체의 고유한 색감과 인위적인 색채와의 대비, 자연성과 인위성 등은 조형적 문맥들 속에서 쉽게 발견되는 대비적 요소들이다.

김승희_정물-풍경_청옥, 백옥, 황옥, 오닉스 등_브로치_7.5×4cm_2004

그녀의 작품이 지닌 외연적 특징은 추상표현주의적 요소와 구성주의적, 미니멀리즘적 경향을 넘나들면서 이를 금속공예의 방법론으로 조율해 온 점을 들 수 있다. 초기의 '산' 연작들이 추상표현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표출하였다고 본다면, 이후 민화를 모티브로 한 '투명한 공간' 과 풍경 연작들은 입체적 앗상블라쥬로서 구성주의적 경향을 엿볼 수 있고, 이후 장신구를 통한 '자연의 율동' 시리즈들은 보다 재료 그 자체의 물질성과 천연성에 천착한 미니멀리즘적 요소들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김승희의 작품경향은 어느 하나의 경향이나 사조로 묶을 수 없는 다양한 표현성향을 띄고 있으며 나아가 '정물-풍경' 연작의 장신구들도 예외가 아니라고 보여진다. ● 조형적 측면에서 그녀의 '정물-풍경'들은 화병에 꽂힌 꽃이나 식물, 작은 사각형 위에 올려진 오브제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잔 위에 들어있는 과일과 주스의 빨대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케이크 위에 올려진 예쁘장한 장식들을 유추케 하는데, 이들은 그릇이나 사각형의 변형을 통한 시각적 환영을 전해준다. 평면화된 입체적 도형속에 조합된 여러 가지 형태들은 마치 공간속에 부유하듯이 떠 있어 보이거나 혹은 살아있는 식물의 생명력이나 어떤 움직임의 순간적 포착을 읽게 해 주고 있다. 이는 대체로 단순한 형태의 조합적 구성으로서 금속의 앗상블라쥬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와는 다르게 금속과 자연석을 결합한 브로치들에서는 보다 선과 면의 대비, 색채적 대비 혹은 실공간과 허공간이 자아내는 공간적 질서들이 우리의 시각을 자극한다. ■ 장동광

김재영_내안의 봄_금, 은, 대나무, 옥_브로치_8×6.5cm_2004
김재영_나, 너_금, 은, 대나무, 옥_브로치_4×6cm, 7.5×11cm_2004

자연의 숨결로 빚어낸 심상(心想)의 풍경들-김재영의 한국적 정서가 긷든 '콤바인 아트(Combine Art)'장신구 작업에 대하여 ● 최근 김재영의 장신구들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그것은 또한 시적 운율과 신앙적 기원의 아우라를 동시에 품고 있으며, 소리 없는 음악적 진동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실개울을 흐르는 물살 같은, 겨울에 피어난 매화 같은, 정절(貞節)의 표상인 선비정신의 자취 같은 그런 사색의 정서로 우리의 시선을 유혹하는 것이다. 간혹 그 뜻 없는 이끌림에 의해 작품을 대하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작가의 유희적 도발에 미소를 머금게도 된다. 김재영의 장신구는 그런 다양한 표현의 진폭만큼 한국적 정서와 자연성의 미학에 기대어 비밀스런 조우(遭遇)를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김재영의 작업은 대나무와 옥을 결합한 구성적 형식인데, 이것은 매화꽃이나 감, 새를 표현한 옥을 대나무와 결합함으로써 '향토적 서정성'을 자연스럽게 조형화한 작품들이다. 대나무가 정절(貞節)을 상징하는 선비의 정신의 표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김재영에게 있어서 오죽(烏竹)은 조형적 대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입체적으로 그려진 한 폭의 동양화같이 그의 장신구는 구성적 비례미와 선과 기하학적 형태가 자아내는 시적인 운율이 살아있다. 이러한 브로치들에서 우리는 피리소리를 듣는 듯한 리듬감과 함께 한편의 한시(漢詩)를 감상하는 듯한 여유와 풍류를 느끼게도 된다. ■ 장동광

김정후_영원_오닉스, 진주, 은_브로치_6.6×6cm_2004
김정후_소망_비취, 밀화, 은_브로치_7.5×5.3cm_2004

독창적 추상 작품 ● 한국철학과 한국문화에 관한 간단한 소개에서조차 "음과 양"이라는 말을 듣는다. 때때로 이 "음양"이라는 용어가 내부와 외부,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어두움과 밝음, 여성과 남성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추상개념을 규정하려고 또 다른 추상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좀처럼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한국의 작가 김정후는 이러한 개념들을 다른 사람들 또한 체험하도록 생생하게 마음에 떠오르게 하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해석해내는 보기 드문 재능을 가졌다. ● 김정후는 그녀의 작품들이 미국과 유럽, 한국에서 전시품들에 포함되어 있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장신구 작가이다. 그녀의 장신구 는 두 가지 방향을 따라간다. 하나는 더욱 자연적이고 아주 심미적인, 그녀의 재능 중 "음"적인 면이다. 다른 하나는 "양"의 측면으로서, 보다 더 개념적인 것이다. 그녀는 장신구 디자인에 있어서 순수한 아름다움을 이루려는 그녀의 시도에 관하여 "이따금 나는 내 영혼이 자유로워지도록 자연(주의)적인 장신구를 만든다" 라고 설명한다. "나의 자연주의적인 장신구는 특정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단지 순수한 아름다움으로서 디자인된다. 현대 사회에서 마음속으로 순수한 아름다움을 보는 것은 어렵다. 나는 나의 자연주의적 장신구에 있어서, 보는 사람들이 순수한 아름다움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를 실감하도록 하고 보는 이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도록 하기 위하여, 순수한 아름다움의 안식처를 창조해 내려고 노력한다. 현대 사회가 각 객체마다의 생명 내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절실히 느낄 수 있게 될 때, 우리 사회는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 김정후가 따라가고 있는 두 방향-자연적이거나 개념적인-에 관계없이, 그녀는 꽉 차 있는 것과 비어 있는 것 사이의 관계, 동(動)과 정(靜), 공간과 시간,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사이의 관계를 작업의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한 작업 속에서 그녀는, 융합되고 분리되다가 본질에 있어서 한국적일 뿐 아니라 초시간적인 "음양"의 종합체로 융합되는, 관념과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하여 그녀의 매체들 안에서 모든 가능성들을 탐구한다. ■ Marcia Norberg

Vol.20040506a | 5월의 장신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