象象

박성철_신정필 조각展   2004_0511 ▶ 2004_0524

박성철_形-①_알미늄나선, 석고_70×90×50cm_2004

초대일시_2004_0511_화요일_02:00pm

13.1 갤러리 서울 마포구 상수동 72-1번지 홍익대학교 조소과내 Tel. 02_320_1213

象象-직관으로 대상보기 ● 달 속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렇듯 형상-기초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보려하는 오래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대상을 지각한다는 것은 오감(五感)을 통해 얻은 자료를 경험에 의해 쌓여진 기존의 지식들과 결부시켜 판단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지각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본질'에 다다를 수 있을까. 달 표면에 있는 것이 정말 토끼일까? 그러한 지각의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대상 외적인 것들이 개입하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대상의 본질과는 멀리 떨어진 판단의 오류를 범하곤 한다. ● 박성철과 신정필은 작품을 통해 대상의 본질과 마주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박성철_形-①_알미늄나선, 석고_70×90×50cm_2004
박성철_形-②_알미늄나선, 석고_50×75×50cm_2004
박성철_形-⑤_알미늄나선, 석고_95×80×50cm_2004

박성철의 작업은 명상을 통해 얻어지는 기의 존재에 대한 탐구로 시작된다. 모든 사물에는 고유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 그 기운이야말로 그것을 형성하고 있는 상(象)의 본질이 아닐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없다고 믿었던 그 무엇인가는 눈을 감아야 느낄 수 있다. 「形」연작에서 그는 응축된 에너지인 기(氣)의 발산을 알미늄 나선을 구부리고 꼬는 과정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기의 존재를 드러내듯 그는 나선 사이의 빈 공간에 석고를 채워 넣는다. 이렇게 채워진 석고의 표면에 광택이 날 때까지 사포질을 반복함으로써 작가는 재료의 물성에 몰입하게 된다. 빛나는 석고의 표면은 대리석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의 작품의 재료가 무엇을 연상시키든, 또 그것이 어떠한 형상을 연상 시키든지 간에 작가는 단지 그 자체의 모습으로 작품을 바라보기를 요구한다.

신정필_essence_동 파이프_200×12×12cm_2004
신정필_象_고무호스, 공기_275×30×30cm_2004

신정필의 작업은 보다 물리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지는데, 「象」에서 그는 사물의 인식과정 중, 감각의 점에서 얻은 자료를 정보들이 융합되는 장소인 뇌로 이동시켜주는 신경단위인 뉴런(neuron)의 작용까지로 본질을 제한하고, 그러한 뉴런의 운동을 보여준다. 수많은 고무호스 다발로 이루어진 커다란 뉴런의 핵(核)에는 고무호스를 타고 들어오는 공기-감각에 의해 얻어진 정보-들이 모여든다. 「essence」는 세 개의 관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것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사실, 그 소리의 실체는 파이프의 좁은 구멍을 통해 빠져나오는 바람이다. ● '본질'이라는 단어는 '사물이 일정한 사물이기 위해서 다른 사물과는 달리 그 사물을 성립시키고 그 사물에만 내재하는 고유한 존재'라는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다. 두 작가는 자연의 형상이 그저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의 정당성을 가지듯, 대상의 본질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그저 바라보아야만 한다고 말한다. 사물과 주체의 감각점 사이에 개입되는 모든 것들을 배제한 체...... ■ 김애림

Vol.20040512b | 象象 박성철_신정필 조각展